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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그의 섬살이 기록은 조곤조곤 들려주는 시다 4 / 책을 내며-섬의 가치로 섬밥상을 차리다 6

서해
강화ㆍ옹진
후포 밴댕이회-부드럽고 달콤한 이 맛에 제철 산지를 찾을 수밖에 ◐○ 20
대청도 홍어-참홍어, 삭히지 않은 싱싱한 맛 ○ 24
백령도 냉면-허기와 고향생각을 달래는 차가운 냉면, 뜨거운 면수 28
백령도 놀래미찜-값은 헐하지만 귀한, 생태관광지에 서식하는 어류 31 / + 점박이물범의 날 34
장봉도 상합탕-‘으뜸 조개’ 백합을 맛보되, 갯벌 파헤치는 일은 삼가주시기를 36
장봉도 소라비빔밥-국내외에서 인정한 건강한 섬, 전복보다 맛있다는 소라 39 / + 연평도 꽃게잡이 42

태안ㆍ보령ㆍ서천
안면도 대하장-먼 길 떠나는 사람에게 꼭 챙겨 먹일 음식 ◑ 46
우럭젓국-산 자에게도 망자에게도 통하는 신통방통한 깊은 맛 ○ 50
삽시도 바지락칼국수-국물이 시원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푸드 마일리지 제로의 맛 53
벌벌이묵-겨울이 제철인 박대껍질로 만든 묵 56
장항 붕장어구이-정성 가득한 손질에 굽기 딱 좋은 양념을 더한 맛 59

군산
박대구이-군산 사람들은 박대가 아니면 관심이 없다 ● 62
째보선창 반지회비빔밥-성질은 급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살맛 ◐○ 65
+ 고군산군도 시어머니 갯벌 68 / + 서해와 남해의 만남, 양태미역국 ◑ 70

부안ㆍ고창
곰소 젓갈백반-갯벌의 어패류와 천일염이 만들어낸 밥도둑 한 상 74
백합죽-이제는 사라진, 그리운 새만금갯벌의 맛 77
만돌마을 뻘밥-김발 포자 붙이기 날 먹은 망둑어전 80 / + 만돌마을 김농사철 84
심원 동죽김치찌개-세계자연유산 갯벌이 내준 동죽의 묵직하고 강한 감칠맛 86 / + 물총칼국수 단상 90

영광
칠산바다 유월병어-부드럽고 고소한 그 맛, 괜히 버터피시가 아니다 ○ 92
물걸이무침-김장보다 더 기다려지는 생새우무침의 맛 ◑ 96
염산포구 중하젓-말린 중하는 조미에 최고, 중하젓은 씹는 맛까지 더해 ◑ 100
새우젓호박잎쌈-입맛 없는 여름철, 간편하게 밥맛 돋우는 최고의 밥상 ○ 103
송이도 가을밥상-맛도 재미도 행복도 가득한 맛등 체험과 밥상 108

신안
가거도 삿갓조개탕-국물이 그리워질 때 찾는 시원함의 절정 ◑ 112
화도 장어탕-일 년 내내 섬살이에 보탬 되는 효자 보양식 116
우이도 돈목마을 섬밥상-대를 이어 스무 해 넘게 인연 맺어온 섬 맛과 섬사람 119
+ 소금농사꾼의 겨울 122 / + 영산도의 우선멈춤 124

무안
동숭어회-좋은 갯벌이 키운, 부드럽게 혀에 착 감기는 식감 ● 128
도리포 곱창김-고집과 정성으로 되살린 효자 상품, 살아남은 자연 132
운저리회무침과 보리밥비빔밥-가을에 제대로 물오른 맛, 투박하니 보리밥과 어울린다 ◑ 138
운저리회-모양은 거시기해도, 제대로 갖춰 한 상 차리니 아름답다 ◑ 142 / + 갯벌낙지 맨손어업 146

목포
꽃게살비빔밥-가을 길목에 입맛 돋우는 고소하고 담백한 바다의 맛 ◑ 148
준치회무침-가시를 조심해야 하지만 달콤함에 취한다 ◐○ 152
황석어조림-조기보다 작지만 더 진하고 부드러운 그 맛 ◐○ 156

진도
굴포 복탕-재료를 찾는 마음과 손맛이 어우러진, 곰국 같은 복탕과 반찬 159
뜸북국-없으면 짜잔하다는 평을 듣는, 진하디 진한 국물 ◐ 162

남해
완도
고금도 매생이-몸도 춥고 마음도 허할 때 필요한 뜨거운 기운과 응원 ● 168
청산도 전복장-구경도 힘들었던 전복을 한아름 선물로 받아 설렜던 그날 172

장흥ㆍ보성
회진 된장물회-어장에서 일하다 만들어 먹던 보양식 176
벌교 가리맛조개탕-오뉴월 조개탕은 통통하고 부드러운 조갯살이 일품인 가리맛조개로 ◐○ 180
벌교 꼬막비빔밥-이제는 보기 힘든 참꼬막, 평생 잊지 못할 맛 ●◐ 186 / + 갯벌을 누비는 ‘뻘배’ 189

고흥
감태지-집집마다 다른 맛, 겨울이면 생각나는 맛 ● 192
굴장 가르기-굴과 소금, 불과 시간으로만 만들어낸 근원적 음식 196
첨도 바지락짓갱-봄 바지락으로 미슐랭 스타 부럽지 않은 고흥 밥상 ◐ 199
칠게간장게장-갯벌이 사라지고 칠게도 사라지니, 인간도 도요새도 낙지도 살기 힘들다 202
취도 진석화젓-겨울 바다의 맛을 두고두고 먹으려고 만든 굴 음식 205
피굴-껍데기의 고갱이까지 오롯이 담아낸 굴 음식의 정수 208
황가오리회-이 생선에서 찰진 한우 생고기 맛은 어찌된 일인가 ○ 211 / + 서해와 남해의 주꾸미볶음 ◐ 214

순천
순천만 대갱이탕-손은 많이 가지만, ‘맛의 방주’에 선정된 잊어서는 안 될 맛 216
와온마을 서대감자조림-햇감자가 더하는 감칠맛, 물 좋고 맛 좋은 계절의 맛 ○◑ 220
순천만 짱뚱어탕-서남해 여행 계획이라면 여름 보양식으로 꼭 드시기를 ○ 224

여수
거문도 삼치회-겨울철 입안에서 펼쳐지는 싱싱한 은빛 향연 ● 227
거문도 엉겅퀴된장국-엉겅퀴의 쌉쌀한 맛, 갈치 살의 달달함이 어우러진 고향 이야기 230
군평선이구이-조기보다 귀한 대접을 받는, 느림으로 만들어진 감칠맛 ○ 234
금오도 쏨뱅이탕-가시와 독이 있지만, 그래서 오래 곁에 있어 고맙다 ●◐ 237
돌게장-볼품은 없어도 착한 가격에 꽃게장 부럽지 않은 밥도둑 240
새조개삼합-몸값 비싸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을 놓칠 수 없다면 ●◐ 243
여자만 새조개 샤부샤부-살짝 데친 시금치와 새조개의 달콤함, 봄을 알리는 맛 ●◐ 246
서대회무침과 서대탕-일 년 열두 달 먹어도 질리지 않는 힐링푸드 ◑ 250
서대찜-얼리고 말리고 해서 일 년 내내 먹을란다 253
붕장어탕과 구이-비싼 갯장어 아니어도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258
+ 소경도 영등시 262 / + 손죽도 화전놀이 264

남해ㆍ통영
멸치쌈밥-봄날 선물처럼 찾아와 허기진 이들을 달래주었던 음식 ◐ 266
견내량 돌미역-돌미역밭, 트릿대 채취어업과 미역국에 담긴 공동체의 마음 269
멍게비빔밥-봄을 듬뿍 머금은 바다의 붉은 꽃, 맛과 향을 살린 음식 ◐ 272 / + 오비도 조개농사 275
물굴젓-바로 먹으면 시원한 맛, 익으면 삭힌 맛, 그 뒤로는 새콤한 맛 ● 277
뽈래기무김치-김장김치가 떨어질 무렵, 밥상을 되살려주는 그 맛 ◐○ 280
우도 해초비빔밥-섬과 바다가 내준 제철 재료들의 향연, 맛도 값도 착하다 283
+ 사량면 별신굿과 허리 펴주는 떡 286 / + 좌도 매화 288

거제ㆍ창원
외포 대구탕-적기에 적정한 방법으로 잡은 대구와 손맛으로만 끓여 더 깊고 시원한 맛 ● 290
장목항 조개탕-깊은 바다에서 잡아온 개조개의 시원함 ◐○ 294
진동 미더덕-천덕꾸러기에서 주연급 조연으로 떠오른 은은한 감칠맛 ◐ 297

부산
가덕도 봄숭어-보리 싹이 날 때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 300
영도 고등어해장국-국민생선 고등어로 추어탕처럼 끓인 맛이라니 303
+ 낙동강 하구 명지갯벌 308 / + 밀양한천 310

동해
기장
대변항 멸치젓-고된 노동으로 얻은, 멸치젓에 최적화된 멸치 ◐ 316
학리마을 말미잘탕-화려한 외모만큼 좋은 말미잘의 식감, 거기에 붕장어의 진한 육수까지 320

포항ㆍ영덕
구룡포 모리국수-팔고 남은 생선들로 만들어 뱃사람들 허기를 달래주던 포항의 명물 324
죽도 꽁치추어탕-청어 대역으로 등장했다가 주연이 된 꽁치 327
물가자미구이-먹을 게 없다고? 구이, 조림, 식해 등 풍성한 요리에 젓가락질 소리만 달그락 달그락 330

삼척
도루묵구이-탱탱한 도루묵알과 함께 겨울에 즐기는 맛 ● 333
섭국-껍데기째 세 개만 넣어도 충분하게 우러나는 감칠맛 ◑● 336

강릉
사천 섭죽-배고픈 시절 허기를 달래주었지만 이제는 귀해진 음식 ◑● 339
장치찜-강원도 땅의 감자와 바다의 장치는 환상의 조합 ● 344
주문진 곰칫국-얼큰하고 칼칼하며 시원한 맛에 피로가 싹 가신다 ● 348 / + 동해안 가자미식해 352

고성
도루묵찌개-추운 겨울 더 깊어지는 맛, 오래 먹고 싶다 ● 354
도치알탕-못생겼지만, 바닷가 사람들의 입맛을 챙기는 효녀 물고기 ● 357
양미리구이-연탄불 위에서 노랗게 구워지는 양미리 냄새에 식도락가들이 찾아온다 ● 362

울릉도
긴잎돌김-거칠지만 오래 씹을수록 은근한 풍미를 주는 자연산 돌김 ● 366
산채밥상-구황식품이었던 울릉도의 산채들, 풍성한 밥상의 주연들 370
손꽁치-손으로 잡은 신선한 꽁치로 만든 물회, 젓갈, 된장국, 경단 ◐ 374 / + 바다식목일 377

제주
제주 음식
각재깃국-간단한 조리법에 신선한 재료면 된다 ○ 382
객주리콩조림-입맛 떨어지는 여름 짭짤한 것이 당길 때면 꼭 한 번 ○ 385
고사리육개장-왕에게 진상했던, 산에서 나는 쇠고기 ◐ 388
멜국-상처 없이 싱싱한 멸치로 끓여 복국을 능가하는 시원한 국 ◐ 392
몸국-제주에서 특별한 돼지와 모자반, 메밀로 끓인, 특별한 날 먹는 음식 395
빙떡-척박한 땅에서 자라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메밀로 만든 떡 398
우미냉국-우뭇가사리를 씻고 말리고 삶고 거르고 식혀 고되게 만든 음식을, 호로록 금세 먹었다 ○ 402
자리물회-더위도 겨울 감기도 이겨내는, 서귀포가 자랑하는 맛 ○ 406
조기내장탕-조기탕보다 조기내장탕, 이제 내장탕의 으뜸은 조기내장탕 ● 409
선흘마을 가시낭칼국수-효자나무 가시낭도 곶자왈 동백동산이 있어 가능하다 414
구좌 돗죽-신들에게 올리고 마을 주민이 함께 나누던 음식 418
우도 성게미역국-부드럽고 고소한 한 그릇 끝에 해녀의 삶을 떠올려본다 ○ 424
성게비빔밥-여름 제주바다의 맛, 그리고 해양 생태계를 지키는 성게 물질 ○ 428

제주 문화
고망낚시-작은 돌 틈에서 물고기를 낚는 적정기술이자 삶의 방식 432
낭쉐몰이-소 방목, 품앗이가 만들어낸 제주 공동체 농경문화 435
낭푼밥상 공동체-제주를 지켜온 힘, 나눔의 미학 439
신흥리 방사탑-온 마을이 화를 막으려 쌓았던 탑이 코로나도 물리쳐주기를 442
먹는 날-닭으로 몸과 마음을 보하는 제주식 여름나기 445
종달리 ?해녀의 부엌?-해녀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무대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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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살이, 섬밥상 : 갯내음 찾아 떠나는 바다 맛 여행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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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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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내음 가득한 125가지 섬살이, 섬밥상 이야기
다 읽고나면 당장 바다로 달려가고 싶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는 어디든 잠시만 달려가면
어렵지 않게 그 바다와 밥상을 만날 수 있고,
그곳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으니.


최근 오징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징어’라고까지 불리고, 어민들은 “오징어 씨가 말랐다.”고 하소연한다고도 한다.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탐욕 가득한 남획과 기후 위기다.
낯설지 않다. 우리 밥상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명태가 우리 바다에서 사라진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서민 밥상의 단골이었던 청어와 갈치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는 도루묵까지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남획으로, 기후 변화로 바다 생물이 궁지에 내몰릴 때면, 어민들도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바다 생물, 그리고 바다와 함께 사는 사람이, 그 생명들이 어우러져 사는 섬과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을 때도 역시 섬을 찾아다니고 있을 한 사람이 있다.

“나는 그를 ‘섬박사’라 부른다. … 그의 글에는 섬사랑이 가득하다. 그의 섬살이 기록은 조곤조곤 들려주는 시다. … 이 책은 섬의 가치를 전하는 섬밥상이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시인이 “섬박사”라고 부르는 김준 박사(어촌사회학), 그는 30여 년 동안 섬을 다니며 지속가능한 어촌과 어업, 주민이 행복한 섬마을과 섬살이에 주목해왔다.
이 오랜 발걸음 끝에 김준 박사가 2023년 끝자락, 도서출판 따비에서 선보이는 《섬살이, 섬밥상―갯내음 찾아 떠나는 바다 맛 여행》은, 그럼에도 감칠맛 나는 풍성한 밥상으로 우선 독자들 곁으로 다가온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책에는 두 가지 빛깔의 풍경을 담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섬살이와 섬밥살을 기록한 기록 에세이인 동시에, 그곳에 직접 가봤으면 하는 마음으로도 기획했다. 그리하여 책은 서해 북단 강화․옹진부터 남해(제주도 포함), 동해(울릉도 포함)를 일주하는 순서로 글들을 배치하였다.
* 꼭지마다 지역/생물/제철/추천 정보 등을 표시하였고, 차례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기호를 사용하여 제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125가지 바다 맛과 사람 맛의 빛깔, 유혹당할 수밖에 없다
“여행객들이 다시 가고 싶은 섬” “섬 주민들이 살고 싶은 섬”을 위해 “섬을 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 김준 박사는 ‘무엇이 섬살이의 속살을 잘 보여줄까?’ 고심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바로 ‘섬밥상’이다. 그 밥상에서 섬살이의 지혜를 알게 된다면 그 섬과 바다가 달리 보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이어온 30여 년의 섬 기록은 당연히 바다 맛의 빛깔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 있고, 이름만 들어서는 도통 어떤 맛인지 상상이 안 가는 음식도 있다.
무엇보다 제철 음식들이 우리의 입안과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가을이다. 국물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겨울바람을 견디며 자란 시금치와 새조개를 살짝 데쳤을 때 달콤함은 봄을 알리는 바로 그 맛이다.” 같은 표현에서부터, 제철 맞아 우리가 알게 모르게 기다리고 있던 그 맛들이 대한민국 바다 곳곳에서 우리를 찾아온다.
그저 신선한 조개만 있으면 되는 ‘상합(백합)탕’이나 ‘가리맛조개탕’, 어장에서 일하다 된장과 열무김치로 쓱싹 만들어 먹던 ‘회진 된장물회’, 이름만 들어도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양미리구이나 박대구이 등은 익숙하지만 참을 수 없는 맛이다.
또한, 보리밥과 투박하니 잘 어울리는 ‘운저리(망둑어)회무침’, 김장보다 더 기다려진다는 ‘물걸이(중하)무침’,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우미(우뭇가사리)냉국’ 등은 이름은 낯설지만 충분히 입안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음식들이다.
“곡식의 알곡이 실해 고개를 숙이는 가을이면 수컷 꽃게도 종족 번식을 위해 분주할” 때 좋다는 ‘꽃게살비빔밥’과 꽁치구이나 꽁치김치찌개가 아니라 꽁치로 완자를 빚어 만든 ‘꽁치다대기추어탕’, ‘고등어해장국’, 박대껍질로 만든 ‘벌벌이묵’, 깨와 밥을 갈아 걸쭉하게 한 뒤 바지락 살을 넣어 끓인 ‘바지락짓갱’, 굴 껍데기까지 삶아 걸러낸 굴 육수로 만든 ‘피굴’, 감태로 만든 김치 ‘감태지’ 등은 어떠한가? 재료들은 분명 익숙하지만 새롭게 기대되는 맛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말미잘탕’은 완전히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더불어 모자반목에 속하는 갈조류인 뜸부기로 끓인 ‘뜸북국’, 농어목에 속하는 ‘개소겡’으로 끓인 ‘대갱이탕’, 농어목에 속하는 ‘벌레문치’로 찐 ‘장치찜’ 등 역시 낯선 재료이지만, 해당 지역에 간다면 한 번쯤 꼭 맛보기를 추천하는 음식이다.
그리고 언어와 문화 모두 많이 생소하지만 요즘에는 제법 익숙해진 제주의 음식들 ‘각재깃국’(전갱이) ‘객주리콩조림’(말쥐치), ‘멜국’(멸치), ‘빙떡’(메밀떡), ‘자리물회’(자리돔), ‘가시낭칼국수’(종가시나무 열매)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할 지역 특산 음식이다.

결국은 사람에게서 나는 맛이다
김준 박사가 바다 맛을 기록한 이유가 허기만 채우기 위해서, 입안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결국 저자가 기록하고 싶었던 것은 ‘섬살이’를 하는 ‘섬사람’이었다. 그렇게 섬을 보는 시선을 바꾸고, 모두가 저마다 특별한 섬 하나씩을 마음속에 품기를 바랐던 것이다.
저자는 “단골집은 손맛으로만 찾는 것이 아니다. 더 중한 것이 ‘사람 맛’이다.”(159)라고 한다. 주인을 만나는 맛이 좋아서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들 알 듯이, 사실 이런 경우 손맛은 말할 필요가 없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에서는 ‘사람 맛’을 느낄 수 있고, 그렇게 재료를 찾는 마음과 손맛이 함께 우러나면 자연스럽게 ‘미식’이 된다.
그렇게 만난 섬사람들에게서 거친 세상을 살아내는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멸치도, 황석어도 상처가 없는 놈은 회로 먹거나 육지로 팔려 나가고, 상처 난 놈은 소금에 절이고는 한다. 저자의 표현을 따르자면 “육지여행을 떠난 놈은 조림이 되고, 시간여행을 떠난 놈은 짭짤한 젓갈이 된다.”(158)
또한, 걸러낸 굴장을 큰솥에 넣고 24시간 끓이며 일 년 먹거리를 준비하는 동안, 그 옆에서는 어머님 몇 분이 가을에 시작할 굴 양식을 준비하는데, 그 삶의 지혜를 직접 눈으로 보노라면 절로 숙연해지며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것이다.
바지락짓갱을 만드는 바지락은 살이 꽉 찬 바지락이 아니라 살이 덜 찬 바지락이 좋다는 얘기에 그런 바지락을 어떻게 찾는지 묻자 나오는 대답은 그저 자연 그대로다. 복숭아꽃이 필 무렵 바지락이면 된단다. 이때 바지락이 육즙도 많고 살도 질기지 않고 부드럽단다. 뭐든 그저 크고 실한 것들만 찾는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반전의 묘수다.
이뿐이랴.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팔자 알 수 없’이 귀해진 미더덕, 청어 대역으로 등장했다가 주연이 된 꽁치, 배고픈 시절 허기를 달래주었다가 이제는 귀한 음식이 된 섭 등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없는 인생살이’ 앞에서 조금은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을 배우게 된다.

사라지는 생명과 사람에게 건네는 한 편의 연서
우리에게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아니 이 땅에 사는 사람을 비롯한 뭇 생명에게 소중한 자연, 그리고 그와 함께 살아가던 삶의 지혜가 있었다. 그러나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다.
‘갯벌, 한국의 조간대’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들이 그러하며, 앞서 언급한 돌아오지 않는 명태가 그러하다. 갯벌이 사라지고, 바다가 사막이 되고, 그곳을 누비던 생명들이 스러져가면, 그 터전을 바탕 삼아 살아온 사람들의 삶 역시 변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되고, 저자가 자주 울컥하게 되는 곳이 바로 새만금이다. 그 새만금의 어머님들은 평생 다른 곳을 기웃거리지 않고 백합 캐는 그레 하나로 자식을 키웠다. 새만금갯벌은 그레를 들 힘만 있으면 퇴직 없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이었는데, 연금이나 통장처럼 매일매일 찾아 먹던 그 갯벌이 사라지고나니, 백합도 새들도 활기 넘치던 어촌도 사라지고, 집집마다 몇 개씩 걸려 있는 그레는 녹이 슬었다. 그래서 아쉬워한다.
“바다를 잃은 갯벌에 하얀 소금이 올라오듯, 어머님들 머리에 백발이 내렸다. … 어민들 생전에 다시 그레를 들고 갯벌로 나갈 수 있을까. 계화도 어머님이 끓여준 백합죽이 그립다.”(78)
간척과 매립으로 다양한 생명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불법어구를 사용하면서 수난을 겪으면서 점점 밥상의 단골들을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 서식지와 생명들에 의지하던 또 다른 생명들이 내몰리고, 거듭하여 우리 인간의 밥상도 삶도 빈약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섬밥상은, 섬살이는 어떻게든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반도의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신 겨울철이면 그 자리에 미거지(곰치), 도치, 도루묵 등이 군웅할거하고 있다. 시원한 국물은 미거지와 도치가 탐내고, 조림이나 구이는 도루묵이 엿보고 있다.”(333)
이제는 사라진 것들을, 사라져가는 것들을 최선으로 살려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갯벌체험을 하며 갯벌을 생각하되, 적당히 채취해가는 미덕을 품어야 한다. 제철 음식을 먹으며 어민들 생계에 도움을 주되, 탐욕이 되지 않게 남획이 되지 않게 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영등시’에 드러난 갯벌에서 ‘개를 트고’ 혹은 ‘영을 터서’ 정해진 시간에 적절한 양만을 채취하고, 전통어법인 ‘죽방렴’으로 ‘트릿대 채취어업’으로, 또는 ‘호망’으로 슬로피시slow fish(지속 가능한 어업과 책임 있는 수산물 소비)가 강조하는 ‘좋고, 맛있고, 공정한’ 음식을 섭취하려는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조화를 이룰 때라야 우리 바다와 섬이 다시 풍성해지고, 우리 밥상과 우리 뱃속이 함께 든든해질 터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밥상에 오른 음식 어느 하나도 빼놓을 것이 없다. 감칠맛 나는 밥상을 어느새 마음속에서 싹싹 비웠다. 그리고 음식을 만든 생명들과 그것을 내준 사람들, 그들이 어우러져 사는 자연의 갖은 사연을 되새기다보면, 어느 순간 울컥하고만다. 밥상이 달리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 떠나자. 직접 만나러 갈 시간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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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며칠 머물다 전쟁이 끝나면 돌아갈 심산으로 고향에서 가까운 백령도에 머물렀다. 그 며칠이 70여 년의 세월로 바뀌었다. … 일이 없는 겨울철이면 고향마을이 보이는 장산곶 하늬바다에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스멀스멀 그리움과 외로움이 스며들었다. 그 무렵 찾는 것이 냉면이었다. 겨울철 펄펄 끓는 아랫목에서 차가운 냉면을 먹고 뜨거운 면수로 마무리했다. 그러면 그리움과 서러움도 며칠은 잊을 수 있었다.
[P. 46] 봄이 꽃게장 계절이라면 가을은 새우장이다. 냉장시절이 좋아 봄에 게장을 담가 가을은 물론 겨울까지 갈무리해두었다 먹으니 제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니다. 그래도 수산물의 제철은 여전히 유효하다. 가을 새우를 으뜸으로 꼽는 이유다.
[P. 69] 다리가 놓이면서 변하는 것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그나마 바지락이 서식하는 갯벌이라도 건강하게 보전되기를 바랄 뿐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