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A brief history of timekeeping : the science of marking time, from Stonehenge to atomic clocks 감수: 김범준 색인 수록 전자자료(e-Book)로도 이용가능 수상: 내셔널 인디 엑설런스 어워즈 역사 부문, 2022 이용가능한 다른 형태자료:1초의 탄생 [전자자료]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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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의 글_경이로운 1초의 과학, 그리고 그 역사 머리말_더 정확하고 더 정밀하게 1초를 측정하라
Chapter 1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태양의 움직임을 기록하다 그림자의 길이로 거리를 재다 Zoom In 계절이 있는 모든 것은 돌고 돈다
Chapter 2 완벽한 달력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계절에 따라 변하는 별자리의 의미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 달력은 사회적 필요의 결과다
Chapter 3 자연의 시간 vs. 사회적 시간 변화무쌍한 기념일이 가져온 혼란 그레고리우스력의 탄생
Chapter 4 마야 문명의 낯선 시간 속으로 시간을 결정하는 서로 다른 기준 마야 문명을 만든 세 개의 역법 마야력의 기원을 찾아서 종말이 아닌 영원한 시간의 기록
Chapter 5 물시계, 시대의 첨단기술 어둠 속에서 시간을 재는 법 중국 첨단기술의 결정체, 수운의상대 물시계의 한계를 극복한 모래시계 Zoom In 다양한 물시계의 작동 원리
Chapter 6 기계식 시계가 발명되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시계추의 물리학 진자시계의 한계 Zoom In 갈릴레오의 진자 실험
Chapter 7 별을 이용한 시간의 측정 혼란스러운 금성의 주기 사라졌다 나타나는 행성 행성의 운동을 정리한 천문학의 천재
Chapter 8 천체 시계를 만든 철학 혁명 행성의 운동 법칙을 발견하다 목성의 위성들 빛의 속도를 계산하다
Chapter 9 달을 이용한 시간 측정 뉴턴의 세계관과 그 계승자들 달 주기표를 완성한 마이어스 Zoom In 항해를 위한 시간 측정법
Chapter 10 항해력과 해상시계의 탄생 정확한 항해용 시계를 제작하라 바다 위의 시계 천재와 장인 Zoom In 휴대용 시계의 등장
Chapter 11 시간을 정의하는 다양한 기준 철도를 위한 표준 시간 본초자오선을 둘러싼 경쟁 일광 시간 절약제 Zoom In 시간을 동기화하는 방법
Chapter 12 시간과 공간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시간의 철학 빛의 속도와 속성 아인슈타인 이전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위치가 달라지면 시간도 달라진다 Zoom In 열차 안의 시간, 열차 밖의 시간
Chapter 13 양자역학이 가져온 또 하나의 시간 혁명 빛과 어두움의 선 진자시계에서 원자시계까지 원자시계의 작동원리 Zoom In 공식적인 세계 시간의 측정
Chapter 14 중력과 시간의 상관관계 아인슈타인의 행복한 공상 엘리베이터 안의 마법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중력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Zoom In 빛의 굴절 현상
Chapter 15 시간 측정의 대중화 달러를 유명하게 만든 시계 더 정밀한 시계를 위한 경쟁 크리스탈 혁명 시계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Zoom In 수정시계의 원리
Chapter 16 시간의 미래 세슘시계를 뛰어넘는 원자시계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 더 정밀한 시계를 향한 갈망 Zoom In 세슘시계가 사용되는 이유 감사의 글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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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 내셔널 인디 엑설런스 어워즈 수상작 ★★ 통계물리학자 김범준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강력 추천
정확하게, 더 정밀하게! 미래를 향한 여정, 한 치 오차도 없는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집요하고 치열한 시간 탐구가 시작된다!
시간은 어떻게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고, 인류는 어떻게 현대의 시간을 창조했는가?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시간을 단위로 하루하루의 삶을 계획하고, 더 나아가 일주일, 한 달의 일정을 관리한다. 시간이 없는 현대인의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현대 문명은 정확하게 측정된 시간이라는 바탕 위에 발전했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과연 무엇이며, 인류는 언제부터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이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일까? 시간에 점령당한 채 시간의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오늘날과 같은 정확한 시간의 배경에 얼마나 깊은 역사와 다양한 과학이 숨겨져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천문학에서 수학, 물리학, 양자역학까지 정확한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집요한 노력과 그와 함께 발전해온 과학의 역사, 그리고 표준 시간의 성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의 과정까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스톤헨지나 아일랜드의 뉴그레인지 유적, 오크니 제도의 메이쇼, 웨일스 지방의 브린 챌리 두와 같은 고대 유적이 언제, 무슨 이유에서 건설된 것인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저자는 이 유적들의 대부분이 하지나 동지의 일출 지점에 맞추어 정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와 같은 고대 건축물의 본질은 시계이며, 건설된 이후 수천 년 이상 완벽하게 작동해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시간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활동이었으며, 역사상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측정했다. 이 책은 태양과 별의 움직임으로 절기를 파악해 농사의 시기를 예측하려 했던 고대인들의 역법에서 그레고리우스력을 기본으로 한 현대의 역법이 정립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이고, 뉴턴 물리학에서 오늘날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으로 이어지는 물리학의 혁명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원자시계가 개발되기까지, 정확한 1초라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수천 년의 시간의 모든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저자가 시간의 역사에서 주목하는 또 한 가지는 인류가 시간의 측정에 집착해온 까닭은 과거나 현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다. 신석기시대 유물에서 발견되는 동지점의 표시 흔적은 봄이 다시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였고, 마야의 천문학자들은 금성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전쟁의 기운을 점치려고 했다. 유럽의 수학자들은 전 세계에 걸친 더 넓은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달의 위치를 계산하는 정교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런 미래 예측 요소는 현대의 최첨단 원자시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정밀한 시간 측정의 기반이 마련되기까지는 수 세기에 걸친 엄청난 과학 지식의 축적 과정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경이로운 시간 측정의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따라 들어가다 보면 흘려보내는 우리가 무심하게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과 미래에 다가올 시간까지, 우리 삶의 기본이 되는 시간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출과 일몰의 측정에서 시계의 발명까지, 시간 측정의 과학과 함께 발전해온 인류 문명의 발자취
신석기 시대에 하·동지점을 표시한 구조물인 뉴그레인지 유적과 스톤헨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들은 태양의 움직임을 세심하고 끈질기게 관찰했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미래에 다가올 세상의 모델을 만들었으며, 수 세기에 걸쳐 그 모델을 다듬고 공유했다. 그 모든 과학적 노력이 집약된 결과가 바로 장엄한 오늘날 거대한 유적으로 남아 있는 하·동지 표시 장치이며, 그것은 건설된 이후 다시 수 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 시간에 대한 인간의 이런 집착과 모든 과학적 활동은 결국 해시계와 물시계 같은 자연현상을 이용한 시계에서 기계식 시계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원자시계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시간을 측정한다는 것은 곧 모든 시계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똑딱임’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똑딱임’이란 기계식 시계의 추가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를 포함해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고 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기적이고 반복된 움직임을 의미한다.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움직임이나 한 달을 주기로 차고 기울어지는 달의 움직임 또한 하나의 ‘똑딱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더 정확한 시계를 개발하기 위해 태양과 별들의 ‘똑딱임’을 집요하게 관찰했고, 구름 낀 날은 물론이고 밤에도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주변 일상의 똑딱임에 주목하여 흘러내리는 물과 모래, 진자의 움직임을 ‘똑딱임’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똑딱거리는 과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천문학과 수학은 물론이고 특히 물리학과 양자역학 분야에서의 혁명적인 발견들로 이어졌다.
이처럼 시간 측정의 역사는 변덕과 혼란이 가득했을 세상에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인 동시에 더 정확하게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과정이었다. 이렇게 발달한 기술은 유럽의 자본가들이 안정적인 원거리 수송망을 수립하고 유지함으로써 막대한 부와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는 방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시간 측정 장치를 구축하고 다듬는 과정은 지난 수천 년간 모든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인류가 시간에 매혹된 것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알기 위함이었다!” 완벽한 역법을 위한 치열한 도전과 노력의 과정, 시간과 달력의 탄생과 발전에 관한 매혹적인 서사시
시간 측정의 역사에는 과학에 관한 내용만 담겨 있지 않다. 인류 사회에 오늘날과 같은 역법이 자리를 잡기까지 정치와 종교는 물론이고 철학과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어디서나 한 해를 12개의 달로 구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지만, 인류는 태양의 주기와 달의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이라는 다양한 역법을 발전시켰다. 달의 위상에 중점을 둔 이슬람력은 1년 중의 달과 계절의 오차가 매년 조금씩 벌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로마 제국의 공식 역법으로 채택된 율리우스력은 달력을 계절 변화와 동기화하여 중요한 계절별 축제가 돌아오는 날짜를 예측할 수 있게 했지만, 달의 위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히브리력은 이 둘의 균형을 추구한 것으로, 각종 기념일은 항상 음력 주기의 해당 시점과 일치하지만 일반적인 계절과 맞추려면 때때로 한 달씩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처럼 태양과 달의 움직임 모두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이 세 종류의 역법이 불편하게 공존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기고 있는 시간이란 것이 사회적 구성물임을 보여준다. 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이며, 각 문화의 역법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문화의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사회의 신학과 농경, 정치적 타협 과정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로 태양력이나 태음력과는 완전히 다른 주기에 바탕을 세 가지 역법이 공존했던 마야의 역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마야 문명의 최전성기였던 서기 500년경에 그들이 운영했던 복잡한 역법 체계의 사회적 측면과, 고대 로마에서 제정된 율리우스력이 1,500년 이상 문제없이 운영되다가 1582년에 그레고리우스력으로 변경된 신학적 배경, 그리고 미국의 철도 시간이 확립된 과정과 현대의 시간대 체계를 낳은 정치적 협상 등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철학적인 질문들이 곧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는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의 속성에 대한 이해의 근본이 된다는 사실 또한 알려준다.
“1년 뒤, 10년 뒤가 정확히 언제인가? 나의 1초와 당신의 1초가 같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정확한 1초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놀라운 시간여행!
이 책은 시간 측정의 역사는 결국 표준적인 똑딱임과 그것을 모델화한 수단이 오래도록 축적된 과정임이라고 말한다. 인류는 과학 지식이 발달과 함께 더욱 정밀하게 시간을 측정하는 수단을 새롭게 발견해왔다. 1870년대에 1초는 8만 6,400분의 1태양일로 정의되었다. 이것은 당시로서는 정확한 정의였으나, 지구의 자전 속도가 조금씩 느려짐에 따라 1초의 길이 또한 바뀔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더 정밀하게 1초를 정의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더욱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시간의 기준을 계속 찾았고, 마침내 양자역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그 기준을 찾는 데 성공했다. 1967년 1초의 정의는 “세슘-133 원자의 에너지 바닥 상태의 두 초미세 준위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가 진동하는 주기의 91억 9,263만 1,770배에 해당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시간의 정의를 천천히 변화하는 지구의 움직임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세슘 표준이 반드시 최종 정의는 아니다. 지금도 표준 시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세슘 표준보다 수십, 수백 배 더 정확한 시계를 실험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슘과 전혀 다른 원소가 발견되어 시간의 정의가 다시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자연계의 복잡한 패턴에 질서를 부여하여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필요에서 시작된 더 정밀한 시계를 향한 멈추지 않는 갈망은 수천 년에 걸친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다. 뉴그레인지의 건축가들이 몇 톤에 이르는 바위를 쌓아 올려 동지점을 표시했고, 마야의 제사장들은 금성의 신출을 끈질기게 추적했으며, 케플러는 화성의 궤도를 정확하게 그려냈고, 그 밖의 수많은 천문가들은 수천 년에 걸쳐 그들의 관측을 정교하게 다듬어왔다. 이 책은 ‘시간’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인류의 위대한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책속에서
[P.30] 뉴그레인지 석실분의 중앙 통로는 원래 언덕의 경사면보다 살짝 높은 위치에 있다. 즉, 중앙 묘실의 바닥은 지붕 상자의 윗부분보다 약간 낮다. 바닥에서부터 지붕 상자를 지나는 직선을 그어보면 남동쪽 지평선으로 연장되어 일출 지점의 가장 남쪽에 가까운 곳에 닿는다. 동짓날 아침이 되면 좁은 햇빛이 지붕 상자를 통해 중앙 묘실까지 비추면서 1년 중 유일하게 중앙 묘실에 자연광이 들어온다. 오켈리의 발굴 이후에도 뉴그레인지를 누가 건축했는지, 그곳에서 어떤 의식이 치러졌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뉴그레인지 석실분의 본질이 시계이며, 건축 이후5 ,000년 이상 완벽하게 작동해왔다는 사실이다.
[P. 67] 순환 주기의 이런 불일치 현상은 역법을 설계할 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적어도 태양과 달의 주기 중 하나는 완벽하게 들어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사계절에 맞춰 살아야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달의 움직임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평선을 따라 일출 지점이 변화하는 속도는 너무나 느려서 하루 단위의 변화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데 비해, 달의 위상은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므로 달을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하려는 유혹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P. 115] 술툰의 천문 계산이 석주 벽화로 그려진 시기는 고대 마야 말기로, 그 시대를 지배했던 몇몇 도시국가들이 마지막 붕괴 단계에 접어든 지 한참 지났을 때였다. 그들이 기록을 남긴 당시 상황과 함께 여기에 관련되는 장대한 시간 범위는 그들이 시간적 주기를 먼 미래로 투영하는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준다. 나아가 그들의 세계관이 현대인의 그것과 매우 달랐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마야 인들에게 롱 카운트는 단 한 번의 재앙을 향해 다가가는 종말의 초읽기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며 반복되는 주기의 연장선이었다. 술툰 유적 발굴을 주도했던 보스턴대학교의 고고학자 윌리엄 사투르노가 시적으로 표현했듯이, 서구인들의 시선은 “언제나 종말을 향하지만, 마야인이 추구한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