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파뉴 지방의 백악 참호에서 바장쿠르에서 아통샤텔까지 레제파르주 두시와 몽시 일상의 진지 전투에 대해서 솜 전투의 서막 기예몽 생피에르바스트 솜으로부터의 후퇴 프레누아 마을에서 인도 출신 영국군을 대적하며 랑게마르크 레니에빌 다시 플랑드르에서 캉브레에서의 전투들 코죌천에서 대전투 영국군의 진격 나의 마지막 공격 끝까지 버티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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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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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076433
833 -24-20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076434
833 -24-20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강철 폭풍을 뚫고》는 전쟁 기록 문학으로서, 작가 윙거 자신의 1915년 1월 1일부터 1918년 8월까지 독일군의 서부전선에서의 생생한 전쟁 체험들을 담은 사실적 소설이다. 윙거는 전쟁 중 무려 열네 번이나 심각한 부상을 당했으며 그로 인해 몸에 스무 개가 넘는 상흔을 입었다. 그렇게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서 결국 살아남아 세상에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전쟁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은 반전 문학이라고도, 전쟁을 긍정하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전쟁에서의 인간 양상을 예리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리는 데 작가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는 1920년 이 책을 처음 내놓은 이후 수십 년에 걸쳐 무려 열한 번이나 개작했다. 이로 인해 총 일곱 개의 판본이 존재하는데, 1920년대 판본들에서는 윙거의 신민족주의적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윙거의 정치적 입장은 ‘혁명적 민족주의(revolutionarer Nationalismus)’에 속했다. 그 무렵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을 체험했던 일군의 젊은이들은 급진적인 민족주의 이념을 표방했고,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적 체제와 정치 질서를 비판하면서 독일이 더욱 강력한 민족주의 국가가 되기를 원했다. 이에 혁명적 민족주의자들의 급진적, 반체제적, 반민주주의적, 혁명 지향적인 입장은 나치즘의 출현을 사상적으로 준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윙거는 이미 1930년 초부터 나치즘의 대중 선동 정책과 전체주의를 직시하면서 분명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신념의 변화가 작가 스스로《강철 폭풍을 뚫고》를 여러 차례 수정하게 한 동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초판 발행 이후 개작된 1930년대 판본들에서는 이전 판본에 있던 민족주의적 색채를 띤 부분들이 삭제되었으며, 본 서의 번역 저본으로 사용한 1961년도 판은 이념의 문제보다 문체의 수정에 더 집중하여 지나치게 잔혹한 전쟁 장면의 묘사를 완화하는 등 표현의 완성도를 높였다. 《강철 폭풍을 뚫고》에서 윙거는 전쟁을 마치 자연 현상처럼 냉철하게 관찰하고 서술한다. 책 제목에 ‘강철 폭풍(Stahlgewitter)’이라 한 것은 작가가 전쟁 역시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번개와 비바람, 폭풍을 동반한 일종의 자연 현상 같은 것이라고 여겼음을 드러낸다. 철저히 객관적인 서술 태도를 유지했기에 윙거는 자기 자신이나 동료의 부상과 고통에 대해까지도 특유의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로써 처참한 전쟁 상황을 묘사함에도 역설적으로 유머가 드러나 보이는 것이 또한 이 소설의 특징이다. 작가는 유머와 잔혹을 혼합한 일종의 그로테스크 표현 기법을 의도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에는 비인간적인 전쟁 상황 속에서도 모험적이고 유희적인 즐거움을 얻으려 한 군인들의 모습까지 가감 없이 표현되어 있다.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세 이후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및 스페인어 문학, 그리스·로마 신화 및 《구약》과 《신약》에 대한 기본 지식 이상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유럽의 정치, 사회, 경제 상황에 대한 전문 지식 역시 필요하다. 공역자인 신혜양과 융크는 이 책의 번역을 위해 무려 10년의 세월을 바쳤다. 한 문장 한 문장 우리말로 옮기며 문장의 의미를 놓고 거듭 토론했으며 필요한 곳에 각주를 달아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21세기,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해 가고 있는 오늘날에도 지구상 곳곳에서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전쟁과 인간의 실존 문제에 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책속에서
전투 행위가 나에게는 다른 별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이상하고도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사실 두렵지는 않았다. 적이 나를 보지 못한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어, 누가 나를 표적으로 삼고 있고 그래서 내가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동료들이 있는 쪽으로 돌아간 나는 태연자약하게 전방을 주시했다. 그것은 무식한 자의 용기였다.
전장에 충만한 엄청난 파괴의 의지가 우리의 뇌에 응집되었다가 붉은 안개 속으로 발산되었다. 우리는 어쩔 줄 몰라 흐느끼기도 하고 더듬거리기도 하면서 말을 주고받았다. 이런 우리를 지켜보는 구경꾼이 있었더라면 우리가 행복에 겨워서 그런다고 생각했겠다.
내가 나타나자 그 사람은 움찔하며 크게 뜬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얼굴을 권총으로 가린 채 살의를 품고 천천히 다가갔다. 우리 만남은 증인 없는 피의 축제가 될 것 같았다. 드디어 적을 목전에 두게 되니 소원을 성취하게 되리라. 두려움에 마비된 그 사람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들이대고, 다른 한 손으로는 훈장과 계급장이 달린 그의 군복을 움켜쥐었다. 그는 아마 이 지대의 지휘를 맡은 장교였을 것이다. 탄식하는 소리를 내며 그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는데, 내 얼굴 앞으로 내민 그것은 권총이 아니라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그는 어느 테라스 위에서 여러 명의 식구들에 둘러싸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