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古稀)에 이르러 시 창작에 나선 분이 박희자 시인입니다. 박희자 시인께서는 국악의 고장인 충북 영동군에서 살며, 국악 수련에 열중하던 중 시인으로 등단하신 분입니다. 2020년에 시집 『보리밥 한 사발』을 발간하여 향토 사랑의 정서를 아름답게 형상화한 분입니다.
2023년에 시집 『소프라노 콩나물』에 충북 영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동심이 아로새겨진 작품을 여러 편 빚으셨습니다. 이때부터 맑고 밝은 동심이 시집의 바탕을 이루었고, 이러한 작품들로 첫 번째 동시집 『손자의 물풍선』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 서평 리헌석 문학평론가
박희자 시인의 동시집 『손자의 물풍선』은 충북 문화재단의 우수작품 공모에 응모한 작품들이 선정되어, 그 지원금으로 발간되는 것이어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작품 두 편의 일부를 먼저 감상하기로 합니다.
“와! 우리 할머니 최고다.” 손자의 목소리가 풍선처럼 커진다.
고사리 손 “나도 해요, 할머니!” “와! 손자의 풍선도 커진다.” ― 「손자의 물풍선」 일부
충청북도 영동골에 경사났어요. 내년에 세계인이 찾아온대요. 2025 세계 국악 엑스포가 열린대요.
강원도 정선 아리랑 아가씨야 전라도 판소리 멋진 총각아 우리 영동에 많이많이 모여라. ― 「경사났어요」 일부
「손자의 물풍선」은 손자와 할머니가 나누는 동심의 노래입니다. 할머니가 풍선을 불어 하늘에 날립니다. 풍선에 빨대로 물을 넣고 있던 손자의 물풍선도 차차 커집니다. 할머니 풍선이 하늘 멀리 날아가는 것과 손자의 물풍선이 자꾸 커지는 상황을 재치있게 대비한 작품입니다.
영동국악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 충북 영동군에서 2025년에 개최할 세계 국악 엑스포를 널리 알리는 동시가 「경사났어요」입니다. 자신의 향토에 대한 사랑과 국악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무르녹아 아름다운 동시를 이루었으니, 그 마음결이 참 곱습니다.
할머니가 쓰신 동시, 어린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동시, 순수한 마음과 아름다운 향토사랑을 보듬는 동시집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