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기타 산문 정달가에게 올리는 글 │ 나주 동루에 올라 부로들을 타이르는 글 │ 석정기 │ 소재동기 │ 무열산인이 지은 극복루기에 대한 후설 │ 경렴정명에 대한 후설 │ 농부에게 답함 │ 금남야인 │ 가난 │ 공양왕에게 올리는 상소문 │ 도당에 올리는 글 │ 경복궁 궁궐과 전각의 명칭
정도전 연보 찾아보기
이용현황보기
정도전 : 백성을 위한 나라 만들기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22823
951.5092 -24-14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22824
951.5092 -24-14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B000108833
951.5092 -24-14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민(民)과 더불어 새롭게 시작하라!” 정도전, 유교 문명국 조선을 구현하다
창비 한국사상선 제1권 『정도전: 백성을 위한 나라 만들기』는 1392년 조선 건국의 설계자이자 정치관료 중심의 중앙집권제를 통치철학으로 제시한 사상가인 정도전의 핵심저작을 정리한 책이다. 정도전은 민본(民本), 위민(爲民)의 이념을 토대로 왕권의 보완재이자 동반자로서 신권(臣權)에 무게를 더하는 정치질서를 구상하고 이를 현실정치로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촉망받는 성리학자로서 유교 숭배와 불교 배척에 관심을 두었으며, 유배 기간 목격하고 경험한 백성들의 일상에 깊이 착안하여 국가운영 지침을 세세하게 정초했다. 결국 그의 생애 내에는 정치적 기획에 그치고 말았지만 정도전이 구상한 재상 중심의 ‘책임정치’는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써 한반도 군주국가는 절대적 왕권 중심의 경직된 전제국가를 탈피할 가능성을 얻은 것이다. 책임정치의 씨앗을 뿌린 혁명적 정치사상가
정도전이 태어난 1342년은 원 제국의 힘이 여전히 고려를 장악하던 때였지만, 원은 곧이어 급격히 힘을 잃어갔다. 정도전이 과거에 급제하여 하급 관료로 임용된 이십대 초반에는 이미 반원(反元)운동의 거센 물결로 원 세력이 고려에서 물러나 있었다. 고려에서는 신흥 유교세력이 성균관에 결집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 세력의 중심에 있었던 이색과 정몽주 등은 정도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정도전은 34세 때에 원 사신을 영접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죄로 유배되었다. 봉화와 나주 등지에서 2년 4개월간 유폐되어 지냈지만 그 시절 만난 백성들을 통해 민초의 삶을 생생히 목격한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정도전이 위민과 민본 이념을 실천하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된다. 유배에서 풀려난 뒤 정도전은 함경도 함흥의 신흥 무관 이성계를 찾아간다. 그는 이성계를 중앙정치에 끌어들이고자 했고, 1388년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가 권력을 쥔 뒤로는 그의 핵심 참모로 활동한다. 이성계를 위시한 개혁세력은 사전(私田)을 근절시키는 등 토지개혁을 추진했고 이는 왕조 교체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뒤 정도전은 불교 척결을 강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핵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에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조선의 개국공신 중에서도 앞 줄에 서게 된 것이다. 『조선경국전』에서 『경제문감별집』까지, 정도전의 생각을 담다
정도전의 사상적 뿌리는 유학, 곧 성리학이다. 그는 『맹자』를 탐독하면서 맹자의 혁명론을 왕조 교체의 근거로 내세웠고, 백성의 마음을 얻는 것을 건국의 주요 과제로 삼았다. 자신이 쓴 『조선경국전』에서 “무릇 임금은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백성에 의존하니, 백성은 국가의 근본이며 임금의 하늘이다”(60면)라고 천명한 것이 정도전의 생각을 압축해준다. 그의 민본정치는 곧 국왕의 공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국왕의 권한을 재상을 임명하는 데에만 한정하고자 했다. 정도전의 총재론(冢宰論)은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정도전의 정치사상이 담긴 3종의 책을 소개한다. 『조선경국전』은 조선 건국 2년 뒤인 1394년 이성계에게 올려졌다. 『조선경국전』은 원나라 『경세대전서록』을 구성 면에서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형식의 모방이었을 뿐 그 내용과 취지는 조선 고유의 현실에 맞게 조절되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왕위를 바르게 함’ ‘국호’ ‘세자를 정함’ ‘왕실 계보’ ‘교서’ 등 왕실 관련 주제 다섯편과 치전, 부전, 예전, 정전, 헌전, 공전 등 신하 관련 주제 여섯편이 있다. 『경제문감』은 정도전이 1395년 지어 올린 책으로, 재상, 대관, 간관, 위병, 감사, 주목, 군태수, 현령 등 여덟편을 두어 각각의 직무를 설명하며 여러 문헌에서 격언을 인용했다. 내용 대부분이 중국의 『주례정의』 『군서고색』 『문헌통고』 등에서 인용되었다는 이유로 『경제문감』을 정도전의 독창적인 저술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정도전이 어떤 격언들을 골라서 실었는가를 살피는 것 또한 그의 정치사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경제문감별집』은 1397년 완성되었다. 이름 그대로 『경제문감』의 별집, 즉 속편에 해당한다. 『경제문감』이 재상 이하 관료들의 덕목만을 다룬 반면 『경제문감별집』은 임금이 귀감으로 삼을 만한 내용을 따로 서술했다. 크게 군도(君道)와 의론(議論) 두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군도편은 요순시대에서부터 원까지 중국 역대 제왕과 고려 태조부터 공양왕까지 모든 국왕의 치적을 정리하며 바람직한 군주상을 제시한다. 의론편은 『주역』을 해설한 정자의 말을 옮겨놓았는데, 정도전은 이를 통해 임금의 몸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준다. 비록 좌절되었지만 새로운 꿈을 잉태한 혁명적 정치사상
왕권을 제약하고 신권을 강화하자는 정도전의 급진적인 생각은 여러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왕실 내부의 반대가 심했고, 결국 이방원이 정변을 일으키면서 그 소용돌이 속에서 정도전 또한 죽음을 당한다. 이로써 정도전이 꿈꾸고 태조가 동의했던 정치는 그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왕이 어떤 제약도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편저자 이익주는 정도전의 구상이 이후의 국가 정치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경국대전』에는 재상의 지위와 역할이 강조되고 언관의 활동이 폭넓게 보장되었으며, 두 차례의 반정(反正)은 혁명까지는 아니라도 국왕에게 정치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서 정도전이 이루고자 했던 책임정치가 실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31면). 문명전환의 과제에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의 도전적 기획
지구기후와 자본주의가 불가분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각종 갈등이 팽배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떠맡은 과제는 결코 가볍거나 단순하지 않다.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을 필두로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위원회는 이 모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환’이라는 강력하게 실천적인 과제는 우리 모두에게 다른 삶의 전망과 지침이 필요하며, 전망과 지침으로 살아 작동할 사상이 절실함을 뜻한다. 그런 사상을 향한 다급하고 간절한 요청에 공명하려는 기획으로서, 창비 한국사상선은 한국사상이라는 분야를 요령 있게 소개하거나 새롭게 정비하는 평시적 작업을 넘어 어떤 비상한 대책이기를 열망하며 구상되었다.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의 말」에서)
서구사상은 오랜 시간 세계 지성계에서 압도적 발언권을 유지하는 한편 오늘날의 위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대응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그 강력한 위상의 이면에 강고한 배타성과 편견이 작동하고 있음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사상적인 면에서도 서구가 가진 위상은 돌이킬 수 없이 상대화되었고 보편의 자리는 진실로 대안에 값하는 사상들의 분투에 열려 있다. 이 시점이야말로 유·불·선의 회통이라는 특유의 사상적 기획이나 최제우, 박중빈의 개벽사상 등으로 한국사상이 전지구적 과제를 향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보태기에 더없이 적절한 때일 것이다. 정도전을 필두로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 사상가들의 사유에는 역사와 현실을 탐문하며 새로운 삶의 보편적 전망을 구현하려 한 강인한 실천성, 그리고 사회를 변혁하는 일과 개개인의 마음을 닦는 일이 진리를 향한 단일한 도정에 있다는 깨달음이 깊이 새겨져 있다. 한반도의 경험과 지혜가 응축된 사상적 활력을 드러내는 창비 한국사상선이 문명전환의 개벽적인 사유와 실천의 지평을 열어가는 데 의미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