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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의 말

서문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사상가, 소태산 박중빈과 정산 송규

핵심저작

박중빈 『정전』
제1 총서편
제2 교의편
제3 수행편

박중빈 『대종경』
제1 서품
제2 교의품
제3 수행품
제4 인도품
제5 인과품
제6 변의품
제7 성리품
제8 불지품
제9 천도품
제10 신성품
제11 요훈품
제12 실시품
제13 교단품
제14 전망품
제15 부촉품

송규 『정산종사법어』
제1 기연편
제2 예도편
제3 국운편
제4 경륜편
제5 원리편
제6 경의편
제10 근실편
제13 도운편

부록
대산 김대거의 『천부경』 해설

박중빈 연보
송규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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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빈·송규 :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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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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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사유의 전환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원불교 지도자들이 권하는 정신개벽의 공부길


창비 한국사상선 제20권 『박중빈·송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사상가 소태산 박중빈과 정산 송규의 말씀을 담아 소개하는 책이다. 박중빈과 송규 모두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살면서 이 세상을 제대로 구원할 방도를 고민하다가 새로운 정신의 개벽운동을 벌일 것을 결심했다. 그들의 개벽운동은 최제우와 최시형의 후천개벽사상을 계승하는 일이기도 했고, 이를 “한층 원만하게 진일보”(16면)하는 일이기도 했다. 편저자 허석은 이 책의 서문에서 “무엇보다도 개벽의 차원과 양상을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으로 구분하고, 물질이 개벽되니 그에 상응하는 정신을 개벽하자고 한 점”(16면)을 주목하자고 권한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금 시대에 주요한 변화의 열쇳말로 ‘정신개벽’을 꼽은 것이다.

소태산 박중빈의 『정전』과 『대종경』 읽기

소태산 박중빈은 1891년에 태어나 청년기 동안 깨달음을 찾아 길을 나섰다. 일제 치하에서 대다수 조선인이 국망과 가난으로 이중고에 시달리던 때였다. 박중빈은 전국을 돌며 피폐해진 현실을 낱낱이 목도했다. ‘위태로운 세상에 큰 병이 들었다’는 생각에 고뇌와 번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1916년 대원정각(大圓正覺, 크고 원만하며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이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지도 강령을 정해 원불교를 창시했다.
원불교 창시 당시에 박중빈이 깨달은 바는 원불교의 『정전』 중 첫번째 글(제1 총서편 1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전히 그 현재성이 돋보이는 명문이다. “현하 과학의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사람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쇠약한 그 정신을 항복 받아 물질의 지배를 받게 하므로, 모든 사람이 도리어 저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아,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41~42면)
박중빈은 현대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인류가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할 것임을 간파했다. 그 원인은 물질이 가진 힘이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정신이 점점 쇠약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물질개벽의 참뜻을 깨달아 인간이 물질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의 노릇을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정신을 바꿔야 한다.
그는 일원상의 진리와 인생의 요도(사은, 사요), 공부의 요도(삼학, 팔조) 등 원불교 교리의 기본 골격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천하 사람이 다 알아야 하고 다 실행할 수 있으므로 천하의 큰 도”(118면) 즉 일원대도로 이름 짓고 자신의 사상을 집약하여 『정전』으로 펴낸다. 그는 『정전』을 쓰면서 불교와 동학의 후천개벽사상을 토대로 하여 유교·불교·도교를 종합해내고자 했다. 이는 동학의 최제우가 유불선 삼교를 결합하면서 유교를 중심에 둔 것, 증산교의 강일순이 도교를 중심에 둔 것과 비교된다.
박중빈이 동학을 토대로 삼은 것은 단지 하나의 구호로서가 아니라 경전의 글귀마다 생생히 배어 있는 실천의 지침이다. 예를 들어 원불교의 세가지 수행법인 ‘정신 수양’ ‘사리 연구’ ‘작업 취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불교 각 종파의 수행법을 통합해낸 것인데, 동시에 도교의 양성법(정신 수양), 불가의 견성법(사리 연구), 유교의 솔성법(작업 취사)을 참고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도교와 불교의 수행에 더해 유교의 장점(현실 참여 중시), 동학의 장점(불의한 현실에 맞서기)까지 고루 취하고자 한 박중빈의 사상적 고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박중빈은 이처럼 종교 교리의 문구 하나를 짓는 데도 온 힘을 다한 사상가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교단의 조직운영 원리를 창안하고 실제 조직을 이끈 실천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원불교 교리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을 뿐 아니라, 해당 교리가 신도들의 실생활에 어떻게 쓰일지를 고민하고 그 실천적 방침을 끊임없이 고쳐갔던 것이다.
『정전』의 ‘조직원리’ 부분을 살펴보면, 사제들의 특권의식과 기득권을 철폐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전무출신’이라는 제도는 오직 원불교 일에만 전력을 다하는 출가자를 가리키고 그들은 그에 합당한 대우와 존경을 받는다. 그렇다고 보통의 신도들과 차별적인 신분을 갖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실적에 따라 숭배를 받는 식이다. 또한 남녀평등에도 관심을 두어 ‘남녀권리동일’을 사요(인생의 네 요도)의 첫 조목으로 삼았고 교단 내 교육과 제도를 병행해갔다. 이 교리가 100년 전에 설법된 것이라고 한다면 당시의 대중들이 느꼈을 파격은 대단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더욱 급진적인 이론과 토론이 이뤄지는 지금 볼 때는 무난하게 읽히기도 하겠지만, 100년 전 교리가 가진 현대성을 음미하며 읽어보면 그 변혁적 성격이 한층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정산 송규의 『정산종사법어』 읽기

정산 송규는 1900년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체계적으로 유학을 공부했다. 다만 시대의 혼란과 유학의 고루함 속에서 고뇌하다가 1918년 소태산 박중빈을 만나 한 마음 한 뜻으로 원불교를 지킬 것을 약속하게 된다. 그러다가 1943년 박중빈이 갑작스레 열반에 들면서 원불교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방을 맞은 뒤에는 해외 각지에서 막 돌아온 동포들을 돕는 활동에 매진한다.
송규가 책 『건국론』을 집필하며 해방 이후 새로운 국가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정리했다는 점은 그가 종교지도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기할 만하다. 그는 “정치와 종교가 한 가정에 엄부와 자모와 같이 세상을 운전하는 두 축”(26면)이라는 『대종경』의 말씀을 토대로 국가사업의 경륜을 밝혔다. 이 책은 삼권분립 등 기존 정치학 용어를 통해서가 아니라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363면)는 고유한 건국 요지를 밝히는데, 이는 해방과 건국이라는 외적 변화에 부합하는 정신을 확립해야 국가가 온전히 운영될 수 있음을 간파한 주장이었다.
박중빈과 송규는 정치와 종교의 관계를 ‘정교동심(政敎同心)’이라는 용어로 적절히 개념화했다. 송규는 정치와 종교가 한마음이 되기 위해서 한반도 주민들이 “시대정신이 깨어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삶 속에서 일원의 도를 깨달아가는 도치(道治), 도를 행하여 나타난 덕화로 민중을 다스리는 덕치(德治), 그리고 법으로 다스리는 정치(政治)를 결함 없이 해나가”(27면)길 바랐다.
또한 송규는 스승 박중빈의 말씀을 모아 『대종경』으로 펴내는 등 조직의 기틀을 다지는 일에 힘썼다. 점차 신도가 늘어감에 따라 조직을 적절히 개편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 원불교를 전파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이 같은 송규의 사상과 활동은 1961년 발표한 ‘삼동윤리’를 통해 결집된다. 삼동윤리란 말 그대로 인류가 화합할 세가지 대동의 원리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인류 공동의 윤리강령이라 할 수 있다.

위대한 사상가는 언어의 깊이 있는 예술가다

『정전』은 박중빈이 직접 저술한 원불교의 근원 경전이자 그가 손수 제작하고 감수한 교서이다. 『대종경』은 박중빈의 말씀을 모은 또다른 핵심저술로, 그의 법문과 행적을 15품으로 엮은 언행록이다. 『정산종사법어』는 송규의 언행록으로 『대종경』과 동일하게 15편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에서는 『정전』과 『대종경』의 전문을 소개하고, 『정산종사법어』는 분량 제약상 일부만 실었다. 100여년 전에 쓰인 경전을 읽는 일은 현대 독자들에게 어려운 도전일 수 있다. 원불교도가 아니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사상가는 언어의 도저한 예술가”(31면)라는 통찰을 새기고 박중빈과 송규가 자신의 처지에서 고투하며 깨달음에 이른 안목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노력한다면 누구나 이 말씀의 본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마음공부에 이 말씀들이 좋은 길잡이가 되길 빈다.

문명전환의 과제에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의 도전적 기획


지구기후와 자본주의가 불가분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각종 갈등이 팽배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떠맡은 과제는 결코 가볍거나 단순하지 않다.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을 필두로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위원회는 이 모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환’이라는 강력하게 실천적인 과제는 우리 모두에게 다른 삶의 전망과 지침이 필요하며, 전망과 지침으로 살아 작동할 사상이 절실함을 뜻한다. 그런 사상을 향한 다급하고 간절한 요청에 공명하려는 기획으로서, 창비 한국사상선은 한국사상이라는 분야를 요령 있게 소개하거나 새롭게 정비하는 평시적 작업을 넘어 어떤 비상한 대책이기를 열망하며 구상되었다.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의 말」에서)

서구사상은 오랜 시간 세계 지성계에서 압도적 발언권을 유지하는 한편 오늘날의 위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대응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그 강력한 위상의 이면에 강고한 배타성과 편견이 작동하고 있음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사상적인 면에서도 서구가 가진 위상은 돌이킬 수 없이 상대화되었고 보편의 자리는 진실로 대안에 값하는 사상들의 분투에 열려 있다. 이 시점이야말로 유·불·선의 회통이라는 특유의 사상적 기획이나 최제우, 박중빈의 개벽사상 등으로 한국사상이 전지구적 과제를 향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보태기에 더없이 적절한 때일 것이다.
박중빈과 송규를 포함하는 창비 한국사상선 사상가들의 사유에는 역사와 현실을 탐문하며 새로운 삶의 보편적 전망을 구현하려 한 강인한 실천성, 그리고 사회를 변혁하는 일과 개개인의 마음을 닦는 일이 진리를 향한 단일한 도정에 있다는 깨달음이 깊이 새겨져 있다. 한반도의 경험과 지혜가 응축된 사상적 활력을 드러내는 창비 한국사상선이 문명전환의 개벽적인 사유와 실천의 지평을 열어가는 데 의미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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