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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세 가지 소원
정이현 또다시 크리스마스
이기호 미드나잇 하이웨이
김숨 응시
이승우 기이한 중독
김금희 춤을 추며 말 없이
손보미 고양이 도둑
백수린 봄날의 동물원
정지돈 어느 서평가의 최후
박서련 거의 영원에 가까운 장국영의 전성시대
최정화 입
김초엽 늪지의 소년
조해진 귀환
최은영 데비 챙
이기호 휴게소 해후
문진영 햇빛 마중
김혜진 극락조
정용준 돌멩이
이주란 우리 소미
이유리 가꾸는 이의 즐거움

짧은 소설 스무 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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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 : 짧은 소설 스무 편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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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00108383 811.33 -24-1155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예리한 통찰과 경쾌한 호흡
삶의 한순간을 포착하는 짧은 이야기

한국문학 대표 작가들의
짧은 소설 스무 편을 읽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 스무 권을 기념하여 특별 선집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가 출간되었다.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2009)을 시작으로 이유리의 『웨하스 소년』(2024)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출간되어온 마음산책 짧은 소설 스무 권의 목록을 살펴보면, 한국문학에 굳건한 이름을 새긴 작가들부터 새로운 상상력으로 주목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예 작가들까지 다채로운 구성과 면면이 돋보인다. 단편과 장편 위주로 출간되는 소설들 속에서, ‘짧은 소설’이라는 장르에 주목하여 한국문학의 또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역사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시리즈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는 각 짧은 소설집에서 한 편씩 선정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작품은 출간 순서에 따라 수록하였는데,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동화 같은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부터 SF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유리의 「가꾸는 이의 즐거움」까지 차례로 읽다 보면, 일상과 비일상, 인간과 비인간을 가로지르며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작가의 시선과 감수성, 사회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작은 이야기가 보여주는
폭넓은 가능성


짧은 소설은 흔히 나뭇잎 소설(엽편), 손바닥 소설, 초단편, 미니픽션으로도 불리며, 분량이 짧은 만큼 삶의 어느 한순간, 생의 단면을 포착하는 재기발랄한 작품이 많다.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재치, 위트 등을 특히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한 줄의 메모와 단어에서 출발하여 펼쳐놓는 작가들의 개성은 실로 다양하지만, 함축적인 이야기로 길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서는 소설적 감동을 준다.
분량의 제약은 한계가 아닌 자유로운 실험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책 말미에 실은 「작가의 말」 모음을 읽다 보면 이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많은 작가가 몇 줄의 메모와 모티프, 노트에 있던 아이디어들이 저절로 이야기가 되었다고 말하며, 새로운 장르적 실험이 가져다주는 낯선 자유와 설렘, 글쓰기의 긴장감을 털어놓았다. “본업을 대하는 냉정하고 엄숙한 태도에서 조금은 비켜나 자유로운 형식으로 자유롭게 썼다”(정이현)라고 밝히거나 “글쓰기 호흡이 긴 나에게 짧은 글쓰기는 매번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최은영)라고 고백하고, “귀엽고 재미있게 읽히기를”(박서련)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첫 짧은 소설집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기호는 “짧은 소설은 대체로 섬광처럼 나타나는 ‘순간’이나 ‘사건’에 집중하기 좋은 장르”라고 이야기하며, 한 발 더 나아가 연작 짧은 소설 『눈감지 마라』를 쓰며 ‘인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기호의 「작가의 말」을 보면 ‘쉽게’ 쓰일 것만 같은 짧은 소설이어도, 어김없이 고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 또한 실감하게 된다.

짧은 글 우습다고 쉽사리 덤볐다가
편두통 위장장애 골고루 앓았다네
짧았던 사랑일수록 치열하게 다퉜거늘
―이기호, 「작가의 말」에서(『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을 두드리는 긴 여운
짧은 소설은 이어진다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의 표지는 그동안 출간된 짧은 소설집에 수록된 그림을 모아 숫자 ‘20’을 패턴으로 형상화했다. 편편이 그림을 넣어 소설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도록 이끄는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의 특징을 집약한 표지이다. 그동안 쌓아온 시리즈의 개성을 보여주며, 앞으로도 이어질 글과 그림의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 새로운 재미와 다양한 방향성을 모색해온 짧은 소설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매일매일 문학작품을 하나씩 읽고 느낄 수 있는, 인생의 어떤 스무 날을 그려본다. 그 독서 목록에 짧은 소설이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일상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때론 근미래와 우주를 상상하고, 생의 아이러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 짧은 소설은, 간결한 만큼 작가의 목소리를 더욱 생생하게 드러내기에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수없이 많은 질문 속에서 헤매다 어느 순간 섬광처럼 날아드는 통찰을 느끼는 것, 짧은 이야기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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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제 잘못은요, 고백성사하는 걸 싫어하는 겁니다.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죄 지은 생각은 안 나고, 조그만 실수는 맨날맨날 저지르지만 고백한다고 다시는 안 저지를 자신도 없는데요.”
“맨날맨날 세수는 왜 합니까. 곧 다시 더러워질 텐데.”
신부님의 음성입니다. 보속은 이 해가 가기 전에 좋은 일을 세 번 하라는 거였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세 번 좋은 일 하는 건 나중이고, 성사를 보고 나니까 마음이 정말로 세수를 하고 난 것처럼 개운해지지 뭡니까. 마음에도 얼굴이 있나 봅니다.
―박완서, 「세 가지 소원」에서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누워서만 울 수 있는 어른이 됐다.
―정이현, 「또다시 크리스마스」에서
“저기 그러지 마시고요, 선생님. 여기 벤치에 앉아서 저하고 같이 고등어나 한 마리 구워 드시죠. 어차피 라이터도 저 주셔서 번개탄 붙이기도 어려울 텐데…… 뭐, 그냥 허기나 채우자고요. 별도 좋은데.”
―이기호, 「미드나잇 하이웨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