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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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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본질을 알고 싶다면 시부사와를 공부하라.”
- 피터 드러커
상인의 감각, 무사의 실행력으로 시대를 선도한 시부사와의 자기 경영론


《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의 주인공,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일본에서조차 잊힌 존재였다. 한때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비견되던 그의 저작 《논어와 주판》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사라졌다. ‘일본 자본주주의 설계자’로 불리던 명성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던 국제적 유명세를 아는 사람들도 드물다.
그러나 일본에서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기업가 이상의 존재다. 그는 오늘날 일본 경영 체계를 설계한 인물이다. 메이지유신 직후에 혼란스러웠던 일본에서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인 ‘벤처투자자’로써 500개의 기업을 설립했고, 600개의 사회공헌기관을 세웠다. 일본 최초의 은행과 주식거래소, 제지 회사, 철도, 물류 회사부터 도쿄가스, 일본전신전화공사(NTT), 제국호텔, 기린맥주, 대일본제당까지 그가 만든 기업이 없었다면 지금의 일본도 없다.
일본의 8대 재벌 대부분이 그와 동업하거나 경쟁하며 성장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재벌이 될 수 있었던 그는, 그러나 ‘청부(淸富, 깨끗한 부자)론’을 내세우며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데 자신의 재산을 사용했다.
그렇게 잊힌 존재였던 시부사와가 일본의 시대정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시대의 무장이나 메이지유신 시대의 유신지사를 주로 다루던 NHK 대하드라마가 그의 일대기를 조명했다. 《논어와 주판》은 다시 일본 직장인들의 필독서고 됐고, 그를 기리는 전시회가 전국에서 열렸다. 특히 2024년 교체되는 1만엔 신권의 모델로 그가 선정된 것은 ‘잃어버린 30년’의 출구로 시부사와가 소환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왜 일본은 150년의 시간을 넘어 시부사와를 소환했을까?

‘잃어버린 30년’ 일본이 선택한 시대정신
1990년대 초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경제 성장의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에게 시부사와는 단순한 기업가를 넘어 경제 위기 극복의 상징이다. 그는 ‘도덕경제론’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며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부의 재분배를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오늘날 일본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치, 경제,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십 부재를 겪고 있는 일본에게 시부사와는 뛰어난 리더십과 비전을 통해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 리더십의 아이콘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매니지먼트》에서 1970년대 일본의 성장을 시부사와에서 찾았다.

오늘날(1970년대) 일본이 세계 경제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 시부사와의 철학과 행동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시부사와가 주창한 ‘논어와 주판’ 사상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경영자의 본질은 ‘부(wealth)’도 아니고 ‘지위(rank)’도 아닌, ‘책임감(responsibility)’이라는 기본 통찰도 마찬가지다.

시부사와는 독점보다는 경쟁을 강조한 경영 사상가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경영 철학을 150년 전에 외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국제적인 협력 또한 강조했다. 예를 들어 1차 세계대전 후 지속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했는데, 만약 일본정부가 그의 말을 따랐다면 2차 대전 승전국은 일본이 됐을 수도 있다. 이처럼 시부사와의 경영관은 오늘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 일본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일본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으로 우리 또한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잃어버린 30년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일본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부사와를 알아야 한다. 시부사와는 구한말 우리에게 침략의 상징을 수도 있지만, 혐일(嫌日) 넘어 극일(克日)을 하기 위해서라도 시부사와를 읽어야 한다.
《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는 시부사와가 활동했던 메이지유신의 격랑기부터 일본의 근대화가 완성되던 시기까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본이 어떻게 선진국으로 발돋음 했는지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일본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를 살펴본다.

재벌이 되기를 거부한 최고의 경영인
저자는 일본 경제 발전의 주춧돌을 놓은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생애와 업적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특히 그의 경영 철학과 경영 방식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시부사와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본 자본주의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그의 생애는 그 자체로 하나의 경영 교과서다. 그는 메이지 유신 시기의 격변기 속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최초의 근대 은행과 주식거래소를 설립하고, 철도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며 일본의 근대화를 이끌었다.
특히 시부사와는 경영자이자 사상가로서 《논어와 주판》을 통해 도덕적 경영과 청부(淸富)를 강조했다. 그는 ‘가난하고 깨끗한 삶’이 아닌 ‘깨끗한 부’를 추구하며, 경제적 성취와 도덕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길을 모색했다. 저자는 책에서 시부사와의 이러한 철학을 현대 경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는 오늘날 기업가와 경영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큰 영감을 준다.

흑선 내항부터 메이지유신까지, 일본은 어떻게 혁신에 성공했는가
이 책은 시부사와 개인사뿐만 아니라, 그가 활동한 시대적 배경을 상세히 다루고 있어 읽는 재미가 크다. 흑선 내항에서부터 마지막 쇼군과 3대 번벌과의 다툼, 메이지유신까지의 일본의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핵심만 정리해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시부사와의 역할을 분석하며, 그의 경영 철학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시부사와의 업적이 단지 개인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일본 사회 전체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시부사와는 한때 막부 타도를 외치다가 막부의 가신이 되었고 이후 서구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서구식 자본주의 시스템을 일본에 도입한 인물입니다.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에 시부사와는 점진적인 변화(유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7쪽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었던 저자는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로 통한다. 수년간 일본을 탐방하며 시부사와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책 속에는 시부사와가 설립한 기업과 사회공헌단체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장소들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서술이 가득하다. 또한, 다양한 사료와 문헌을 바탕으로 시부사와의 대화와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독자들이 생생하게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위대한 인물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철학과 경영 방식을 통해 현대 사회에 중요한 교훈을 전달한다.
시부사와의 생애와 업적을 통해 독자들은 일본 자본주의의 기초가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경영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경영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