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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부 술, 사람을 만나다
제1장 나와 술의 첫 만남
제2장 술만 마시면 신선이 되는 술고래를 아시나요
제3장 술이 센 자만이 천고의 절창을 남긴다?
제4장 음주 후의 추태는 인류의 DNA?

제2부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제5장 전원생활의 외로움을 술로 달래며 세상을 비판하다
제6장 이 강물 변해서 모두 술이 된다면
제7장 영원히 취해서 깨어나지 말았으면
제8장 도처에 외상술 달아놓고 술 마신 두보
제9장 술은 사람이 만들었지만 술도 사람을 만든다
제10장 주흥이 일어날 때 포부를 말하다
제11장 금주령禁酒令 내리면 밀주 담아 마시지요

제3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술잔
제12장 사랑, 사랑, 어이하나
제13장 술, 옛사랑의 추억을 마시다
제14장 그저 단 한 사람의 연인으로 살고 싶었을 뿐
제15장 술이 아니면 그 세월을 견딜 수 없었을 거예요
제16장 언제 술 생각이 가장 간절한가요?

제4부 ‘혼술’, 홀로 유유자적하며 즐기다
제17장 달을 벗 삼아 그림자를 친구 삼아
제18장 천하에서 주량이 가장 센 유령, 술을 예찬하다
제19장 친구여, 좋은 술과 함께
제20장 세상만사 다 마음먹기 나름
제21장 취향醉鄕, 우리 옛 선조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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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 술과 한시(漢詩)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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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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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시가 되다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하고, 시 없으면 술 마시는 일 그만두어야 하리”(이규보)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천고의 시름을 씻어내고자,
술 백 병에 빠졌노라.
아름다운 밤은 청아한 대화 나누기 좋고,
하얀 달님 비추어 잠 못 이룬다.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하늘과 땅이 곧 나의 이불과 베개.
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
良宵宜清談, 皓月未能寢.
醉來臥空山, 天地即衾枕.

이 책의 제목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는 이백이 친구와 모여 술 마시는 정경을 읊은 시 「친구와 모여 하룻밤을 묵다友人會宿」에서 취했다.
천고의 시름을 잊고자 술을 마시는 이백과 그 친구들, 그 많은 시름 잊기 위해서는 술 백 병도 모자란다. 그러나 왁자지껄 몸도 가누지 못하고 추태를 보일 정도로 마시는 게 아니라 청아한 대화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것. 달은 눈부실 정도로 하얗고 그래서 더더욱 잠이 오지 않는 밤. 고요한 산에 취해서 드러누운 모습을 위진시대 죽림칠현의 하나인 유령劉伶으로 비유한다. 유령은 술에 취해 알몸으로 누워서는 그를 찾아온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늘이 내 이불이고 땅이 내 옷인데 그대는 어떻게 내 허락도 없이 옷 안으로 기어들어 왔냐고. 활달하고 호탕한 기개 뒤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시인, 술을 노래하고 세상을 노래하다
유사 이래 인간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가장 오래된 벗, 술. 술의 신 두강이 술을 만들 때 사용했다는 세 방울의 피는 문인, 무사, 멍청이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그러니 문인의 피로 인해 술 마시며 시를 짓고, 무사의 피는 호탕하게 술잔을 들이키게 하고, 마지막 멍청이의 피 때문에 술이 사람을 마시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술 없는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으랴. 벗과 함께하는 즐거운 술자리, 사랑을 잃고 통곡하며 마신 술자리, 세상에 절망하며 술잔 던지고, 달 바라보며 홀로 마시는 술도 좋다. 또한 사랑하는 이와 함께 교교한 달빛 꽃숲 아래에서라면 금상첨화 아닐까.
도연명, 이백, 두보, 소식, 왕유, 백거이 등이 읊은 주시酒詩 100여 수를 통해 술과 인간이 맺은 그 가지가지의 곡절을 헤아려 본다. 이규보는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한다고 했고, 왕유는 친구와 작별하며 아쉬운 마음에 “술 한 잔 더 권하”며 술자리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저 강물 변해서 모두 술이 된다면” 좋겠다는 이백이 있는가 하면, “신선이 될 때까지 끊어보리라”며 술을 끊겠다고 다짐하는 도연명이 있다. 우리나라의 걸출한 문인이자 시인인 이색, 이규보, 이인로, 이숭인, 노수신, 박은 등의 시도 함께한다. 삶은 본디 고달픈 것, 전쟁터 같은 현실에서 잠시 지친 몸 내려놓고, 한잔 술로 여유와 운치와 풍류를 즐기며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향유하자고 시인들은 노래한다.
또한 시의 세계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는 시정화의詩情畵意의 맛을 느낄 수 있게끔 시와 그림이 함께한다. 중국 역대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히는 마원馬遠, 고굉중顧閔中, 석도石濤, 양해梁楷, 문징명文徵明, 화암華岩, 왕휘王翬 등과 조선의 화가 김홍도와 윤두서의 그림 35점을 함께 수록했다.

술 마시지 못하는 자 시 배울 자격 없다?
열 잔 술에도 그다지 흥이 나지 않는 이와 반 잔 술만으로도 흥이 넘쳐나는 이, 두 여성 중문학자가 마음을 모아 중국 인문의 위대한 전통의 하나인 시와 술, 술과 시 이야기를 통해 그 분방하고도 격조 있는 음주의 풍류를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막걸리 심부름을 하며 주전자 뚜껑에 몰래 따라 마신 막걸리 맛을 잊지 못하다가 중국 고전시를 공부하면서 “술 마시지 못하는 자 시 배울 자격 없다”는 말에 술 마시기에 열성을 보인 적도 있다는 이들 저자들이 ‘술과 시’ 이야기를 시작한 계기는 따로 있다. 중국 하남성 낙양洛陽의 강가를 산책하다가 점심 때 마신 백주가 머리 정수리에서 한 오라기 아지랑이처럼 하늘로 날아가는 기운을 느끼며 이백과 두보의 시를 술잔 주고받듯 주거니 받거니 할 때였다. 옳거니, 술과 떼어놓을 수 없는 시인들의 수많은 절창을 우리의 시각으로 다시 노래해보자는 공감의 소산이 이 책을 만들어냈다. 이들 저자들의 ‘술과 시’ 이야기는 세속을 관조하고 자아를 성찰하며, 자신의 삶을 정비하는 쉼표 있는 삶을 이끌어가는 데에 유용한 거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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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고려 문호 이규보는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하고, 시 없으면 술 마시는 일 그만두어야 하리無酒詩可停, 無詩酒可斥”라고 하였다. 시와 술은 이렇듯 동전의 양면처럼 슬픔과 불평과 분노를 녹여주고 감정을 순화시켜 심리적 평형을 이루는 데 기여하였다. 물론 과도한 음주는 건강을 해침은 물론 가까이는 가정을 파괴하고 멀리는 나라를 망치는 사례가 되었음을 역사는 증명한다. 그러나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 인한 망국의 한보다는 여전히 술에서 탄생한 명시들이 우리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서문)
[P. 18] 어느 날 밤 두강의 꿈속에 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 너에게 맑은 샘물을 줄 테니 앞산에 들어가서 아흐레 이내에 세 방울의 서로 다른 피를 구해 와서 샘물에 부으면 천하에서 제일 맛있는 음료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튿날 아침 일어나 문 앞에 나가보니 과연 노인이 말한 대로 맑고 투명한 샘물이 하나 있었다. 두강은 세 방울의 피를 찾기 위해 즉시 앞산으로 들어갔다.
[P. 27] 좌상 이적지는 천보天寶 원년에 좌승상에 임명되었는데, 천보 5년(746)에 간신 이임보李林甫의 배척을 받아 재상직에서 물러났다. 이적지는 “흥이 나면 하루에 만 냥을 술값으로 쓰고, 고래처럼 온 강물 들이켰는데 청주만 즐기고 탁주는 피했”다고 한다. 술 많이 마시는 사람을 술고래라고 하는데 이 말의 어원이 바로 「음중팔선가」 중 이적지를 묘사한 말에서 나왔다. 주량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낙성피현 樂聖避賢’에서 ‘성’은 청주를, ‘현’은 탁주를 의미한다. 그럼 왜 청주를 ‘성’이라 하고 탁주를 ‘현’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