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은 왜 드라마에 나오지 않을까? 사람들은 종종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에 나오는 직업을 보고 정보를 얻어 그 직업을 희망하기도 하지. 그런데 왜 드라마에 교행은 나오지 않을까? 영화, 드라마에 학교가 배경이면 교사는 많이 나오는데 교행은 안 나와. 교행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아직 없었어. 아주 드물게 어떤 드라마에 교행이 나온 걸 봤어. 머리는 뒤로 질끈 묶고 팔에 토시를 꼈어. 옷은 아래위 곤색. 꼬장꼬장 잔소리하는 캐릭터였어. 드라마에서 본 교행은 딱딱하고 잔소리하고 따분한 사람이라는 이미지였어. 사실 너무 짧게 나와서 존재감도 거의 없었지. 아마도 교행이란 직업의 본질이, 학생과 교사의 지원 업무와 업무의 학교 교통 정리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 거 같아.
교행은 학교 운영에서 엄마 같은 역할을 해. 집에서 가계부 쓰고. 살림하고, 청소하고, 공과금 처리하지. 교육활동과 관련한 지출을 하고, 제약하고, 공사 발주를 해. 그래서 잔소리 역시 많아지지. "규정에 맞게 일해라." "전기 아껴 써라." 집에서 엄마들도 정말 다양한 일을 하지, 너무 당연히 거기 있는 존재고, 마땅히 봉사하는 사람이라 고마운 줄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 그래서 오히려 존재감이 없는지도 모르겠어. 교행도 감정이 있고 꿈이 있고, 재미도 있고 그런 살아있는 존재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블랙독'이라는 드라마는 기간제 교사의 애환을 그렸어. 학교에서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기간제교사도 드라마 주연으로 나오는데 교행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 이야기는 누가 만들지? 바로 우리가 만들지. 학교에서 교행 이미지를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야. 기왕에 교행이 된 거, 우리 스스로 교행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