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화엄학승이자 남종선의 선승이 종밀(780-841) 스님의 사상은 고려말 이후 조선을 거쳐 지금에 이르도록 한국불교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통적인 승려 교육기관인 <강원>에서 배우는 교재 대부분이 종밀 스님 또는 그의 스승인 청량 스님의 저술이다. 한국의 불교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규봉 종밀 스님의 불교사상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종밀 스님의 사상을 이루는 양대 산맥인 ‘화엄’과 ‘선’에 대한 핵심적인 문헌자료를 번역하고 소개했다. 그리고 중국 돈황 지방에서 당나라 시대의 문서가 발굴되기 이전의 당시 선종의 역사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소개되어 있다.
▶ 서평
① 이 책을 번역한 신규탁 교수는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인도철학과와 중국철학과에서 당나라 시대의 화엄과 선 관련 불교 철학 사상을 연구하여, 중국철학과에 종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그는 한국 최고의 학승 봉선사 월운 스님 문하에서 전통적인 불교 고전 한문과 교리를 배웠다. 이런 그의 학문적 배경은 고문헌의 훈고적 번역은 물론 논증적 글쓰기에 투영된다. 학계에 이미 논증적 분석과 문헌적 훈고를 겸한 학자로 정평이 나 있듯이, 이 책 속에서 신 교수는 엄격한 고증과 당시의 철학 사상을 엿볼 수 있도록 관련 문헌을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화엄철학과 선불교의 골수를 이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책은 2010년 초판이 나왔고 그 후 여러 차례 인쇄되었지만, 최근 수년간 절판 상태였다. 신규탁 교수는 이번 책에 그간의 연구 논문을 첨부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종밀과 그의 스승인 청량 사이의 왕복 편지를 소개하여, 이 분야 전문 연구자와 학계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② 화엄이나 선 방면으로 종밀 스님만큼 유명한 인물도 드물다. 그리고 짧은 글로 화엄과 선의 핵심을 문헌과 사실에 근거하여 집필한 작품도 드물 것이다. 이 방면을 연구한 교수로, 자세하게 주석 달고 설명하여 독서인이 편하고 정확하게 알게 하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