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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의료의 그늘, 소외된 인간

조계의 의료와 ‘갑북’ / 김승래
-서구 의료의 상해 조계 주변 지역 인식과 그 영향
1. 서론
2. 조계 확장과 위생의 시선
3. 1910년 상해 페스트 사태: 식민과 협력의 사이에서
4. 결론

중국의학에서의 심(心) 수양과 현대 동서의학의 심리치료 / 김태은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의료에서 치료법들의 현황과 대안
1. 서론
2. 중국의학에서의 마음 수양
3. 동서의학에서 심리치료의 다양한 방법
4. 결론

1970년대 실내로 들어온 ‘공해’ 그리고 위생 가전의 등장 / 정세권
1. 서론
2. 공해사 그리고 실내의 문제
3. 실내 공해와 위생 가전의 등장
4. 공공의 위해[公害]에 대한 개인적인[私的] 대응
5. 결론

정보 기술의 발달과 노인의 헬스 리터러시 / 조민하
1. 서론
2. 헬스 리터러시와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3. 고령층의 디지털 리터러시 현황
4.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증진 방안
5. 결론

2부 인간이라는 프리즘, 의료를 굴절시키다

광고를 통해 굴절된 근대 의료 / 박성호
-《매일신보》의 감사장 매약 광고를 중심으로
1. 서론
2. 감사장 광고의 등장과 확산
3. 1910년대 화류병 매약의 두 축, 도락구상회와 구세약관
4. 감사장을 바탕으로 한 선병자의 담론과 근대 의료의 굴절
5. 결론

식품과 건강에 대한 근대 지식의 성립과 한계 / 이동규
-20세기 미국에서의 영양학과 식이 지침의 변화
1. 서론
2. 근대 영양학의 성립
3. 국가와 식습관
4.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
5. 결론

복식(服食)에 기반한 질병 치료와 회춘-장수 담론의 형성 / 최성운
-16세기 중후반 조선의 도교양생법을 중심으로
1. 서론
2. 왜 지방에서 의학과 약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어려웠나?
3. 복약 경험의 회자를 통한 복식(服食)의 조용한 확산
4. 복식과 그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형성 기제
5. 결론

의료 기술의 발전과 위협받는 생명 / 조태구
-「태아성감별금지법」에 대한 위헌판결과 관련하여
1. 서론
2. 헌재 판결문이 말하고 있는 것
3. 의료 기술의 발전과 생명
4. 결론

참고문헌 / 집필진 소개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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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비추어보는 의료 발전의 이면 = The humanities perspective on the underside of medical development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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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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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건강해지고 있는가, 아니면 더 많이 통제당하고 있는가?”

의료는 과학인가, 윤리인가? 우리는 의료를 진보와 발전의 산물로 인식하지만, 의료가 항상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다가간 것은 아니다. 의료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믿고 싶지만, 그 이면에는 의료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된 이들, 발전의 이름 아래 희생된 개인,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불평등이 존재한다.
19세기 상하이 조계 지역의 의료 행정을 검토해 보면, 서구 의료는 ‘위생’과 ‘공공보건’을 앞세워 도입되었지만, 이면에는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악용되는 측면이 강하다. 위생과 질병 통제의 명목으로 지역 원주민들은 밀려났고, 의료 시스템은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또 현대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적 요소와 감정이 배제되었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 기반의 의료 정보가 확대되면서, 고령층과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계층은 오히려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첨단 의료 기술이 정말로 모두를 위한 것인가? 이 책은 이러한 문제 제기로부터 시작된다.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이러한 의료의 빛과 그림자를 탐구하면서 『인문학으로 비추어보는 의료 발전의 이면』을 출간했다. 의료 인문학이라는 독창적 접근을 통해, 이 책은 ‘좋은 의료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의료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의료는 더욱 인간적이어야 한다

이 책은 의료 발전의 명암을 탐색하며, 의료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굴절된 의료 현실을 두 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 분석한다.
1부는 〈의료의 그늘, 소외된 인간〉을 주제로 “현대 의료는 우리 모두를 구원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배제를 만들어내는가?”를 탐색한다.
김승래 교수의 〈조계의 의료와 ‘갑북’〉은 서구 의학이 19세기 상하이 조계 지역에서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탐색한다. 19세기 말 서구 의료는 위생과 공공보건을 명분으로 도입되었지만, 실상은 식민지 통치를 강화하는 수단이었다. 위생을 구실로 특정 지역을 개발하고, 원주민들은 그 속에서 배제되는 구조가 반복되었다.
김태은 교수의 〈중국의학에서의 심(心) 수양과 현대 동서의학의 심리치료〉는 정신의학이 약물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인간의 감정과 정신적 고통이 외면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전통 중국의학에서 강조되었던 ‘마음의 수양’은 현대 정신치료에서도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정세권 교수의 〈1970년대 실내로 들어온 ‘공해’ 그리고 위생 가전의 등장〉은 공중보건이라는 명목 아래 어떻게 위생 가전 산업이 등장하고 소비의 논리가 의료와 결합했는지를 분석한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 역설적으로 위생의 개념을 소비재로 전용하는 과정으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
조민하 교수의 〈정보 기술의 발달과 노인의 헬스 리터러시〉는 디지털 의료 기술이 고령층을 어떻게 배제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병원 예약부터 건강관리까지 모든 것이 온라인화된 시대, “누군가는 클릭 한 번이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의료 시스템 자체에서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2부는 〈인간이라는 프리즘, 의료를 굴절시키다〉라는 주제로 “의료는 과학인가, 욕망인가?”를 묻는다.
박성호 교수의 〈광고를 통해 굴절된 근대 의료〉는 1910년대 신문 광고를 통해 의약품의 역사적 왜곡을 분석한다. 의료 광고는 의료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창구였지만, 동시에 상업적 목적에 의해 과장되고 조작되었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하고, 만병통치약을 내세운 광고들은 당시 환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강요했는가?”를 묻는다.
이동규 교수의 〈식품과 건강에 대한 근대 지식의 성립과 한계〉는 현대 영양학이 어떻게 과학적 사실과 경제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변형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고 믿는 음식은 정말 건강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산업적 필요에 의해 조작된 결과물일까?”를 묻는다.
조태구 교수의 〈의료 기술의 발전과 위협받는 생명〉은 유전자 기술과 태아 성감별 문제를 다룬다. “의료 기술이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하는가, 아니면 기술적 판단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가?”를 묻는다.

의료는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가? 우리의 질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인문학으로 비추어보는 의료 발전의 이면』은 의료를 단순히 과학적 발전의 산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윤리적 관점에서 의료가 어떻게 변형되고 이용되는지를 탐구한다. 기술 발전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동반하며, 그 과정에서 의료는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를 기술과 과학의 문제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어떤 의료가 인간을 위한 의료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 집필진
김승래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김태은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박성호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동규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정세권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조민하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조태구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교수
최성운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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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 중국 역대 정부까지 나서서 갑북 지역이 조계에 포섭되는 것을 저지해 온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유가 지적되었다. 우선 가장 일반적으로는 이 지역에 1898년 이후 송호철로(淞滬
[P. 76] 鐵路) 철도역이 건설되면서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국가 기간 시설인 철도역이 외국인들의 영향력하에 놓이는 것은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지역 내 중국인 상인들에 의하여 자치 시정이 추진된 결과 1906년부터는 반관반민의 지방 행정 기구가 설립되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중국 지방정부는 조계의 행정력이 갑북 지역을 침범하는 것을 자신의 관할권에 대한 침범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프레데릭 웨이크먼(Frederic Wakeman, Jr.)의 연구에 따르면 1920년대 후반 중국의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서 갑북 지역을 포함한 상해 주변 지역의 중국 경찰의 성공적인 운영이 극히 중시되었으며, 그 결과 갑북 방면을 향한 외국인들의 진출이 점점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P. 102]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평소 마음을 수양하고 체력을 길러서 병이 난 후에 다스리기보다는 병이 나기 전에 몸을 다스리는 예방의학적 양생이 중요하다고 언급되어 왔다. 아직 가시적인 병으로 진단할 수 없다는 것은 정신적 문제가 육체로서의 체내와 체표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학에서는 병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 하였고, 의사는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내재되어 있는 병의 향후 가능성을 예측하여, 신체가 손상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의사의 실력은 병이 깊어지기 전에 빨리 바로잡는 능력에 따라 평가된다.
1960년대 이후 공장 굴뚝의 연기와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공해를 심각하게 우려하던 인식은 가정환경에 대해서도 ‘실내 공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집 안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이를 위해 수많은 가전제품과 화학제품이 등장했는데, 그중에 가습기와 1994년의 가습기 살균제가 포함된 것이다. 그렇다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1994년에 시작된, 그리고 2011년 세상에 드러난 ‘단 하나의, 쪼개진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세균학이 발달하고 ‘세균의 복음’이 퍼진 백여 년 전부터 시작된, 그리고 가정을 위생적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던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느린 재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많은 피해자를 찾고 구제하는, 너무도 기본적이지만 너무도 쉽지 않은 노력과 함께, 여전히 진행 중인 ‘느린 재난’을 어떻게 멈출지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