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연구의 역사는 수천 년 이래로 그 독특한 특색을 보여주고 있으며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왔다. 한자 연구사를 회고해 볼 때, 몇 차례의 우연한 기회가 이 오래된 연구영역에 거대한 격동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은상갑골문의 발견이요, 둘째는 망해가는 조국을 구하고 교육을 보급시키자는 조류였으며, 셋째는 역사 유물주의와 변증법적 유물주의 세계관과 방법론의 적용이었다. 우리는 또 규칙성을 가진 다음과 같은 인식을 얻을 수 있었다. 즉, 개혁은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하며, 연구는 반드시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중국 상고사의 여러 국면을 환원시키고, 이미 그 근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져 버린 중국 문화 관념의 심성 구조를 발생하게 만든 사회·역사적 배경을 보충하고 꿰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전통 고증학의 과학적 실증 정신을 충분히 흡수하면서도, 언어학, 고고학, 인류학 등의 연구 성과와 과학적 연구 방법을 적절히 참고해야 한다. 영역적인 측면으로 말하자면, 모든 힘을 다하여 문학, 사학, 철학, 경학 전체를 관통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단계적인 측면으로 말하자면, ‘의리(義理)’, ‘사장(辭章)’, ‘고증’을 모두 융합하여 탐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