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문학은 생각에서 출발한다-생각의 여행 제2장 문학은 상상력의 힘으로 가능하다-기억의 선상 제3장 문학은 대상과의 만남이다-대상에 대한 인식 제4장 문학은 삶의 총체성을 표현한다-구성과 총체성 제5장 문학은 이데올로기를 초월한다-세분과 통합 제6장 문학은 존재에 대한 표현이다-무궁한 표현과 조화 제7장 문학은 입체적 균형잡기이다-균형과 비정과 긴장 제8장 문학은 정체된 가치관을 극복한다-언어의 선택과 근사치 제9장 문학은 인간이 대상이다-인간 탐구 제10장 문학은 체계적인 학문이 아니다-독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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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 박경리 산문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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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81495
811.88 -25-3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81496
811.88 -25-3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인생은 결코 장식이 아니며 문학도 장식이 아닙니다”
우리 문학의 크나큰 산봉우리 박경리 때 묻지 않은 영혼들을 깨우는 문학 수업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박경리 작가가 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40년의 창작생활 동안 고민해 온 문학의 목적과 의미를 한데 묶어 엮은 책이다. 그는 1992년에서 1993년에 걸쳐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문학 창작론을 강의하면서 “문학은 방황이며 추구이며 추상적인 것”이자 “삶에 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삶의 총괄적인 것을 다루어야 하는 문학은 어떠한 부분, 어떠한 분야도 수용해야 하지만 그것은 실체가 아니며 사실도 아니라는 점, 그러면서도 진실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임을 일깨우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작가라는 직업과 문학을 접하고 대해야 하는지 풍부한 일화와 냉철한 조언을 함께 전한다. “여러분들은 좀 자주 고독해 보세요. 고독하지 않고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캠퍼스 교실에 앉은 학생들에게 박경리 작가가 가장 먼저 건넨 말은 “나는 교육자가 아니며 작가”라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소설을 쓰며 한국문학의 거장으로 살아오며 습득한 창작론을 강의하러 온 것이지만 그는 강의 전반에 걸쳐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가 이단적일지도, 독선적일지도, 그러나 동시에 새바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전하며 문학에 관해 제기된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자고 말한다. 그가 바라본 문학은 수학의 공식과 다른 것으로, “방황이며 추구이며 추상적인 것”이자 “삶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박경리는 이렇게 말한다. “고독하지 않고 글을 쓴다면 참 이상한 일 아닙니까?” 그는 모든 창작은 생각에서 탄생하는 것이며, 그 이전에 생각하는 그것이 곧 개인 그 자신이자 실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즉, 자기 자신과 마주 앉아 고독한 채로 사고하는 것부터 창작이 시작되는 것이다. “학생 여러분들은 지금 부자입니다.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영혼을 가졌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박경리 작가는 창작론을 강의하기에 앞서 또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한다. 언어란 사실상 실체에 닿을 수 없다는 것. 삶의 진실을 모두 표현할 정확할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표현한다는 것이란 진실을 찾는 과정이자 찾아 헤매는 행위라는 것. 하지만 인간은, 더군다나 작가는 이 과정을 포기할 수 없는 존재다. 설령 피안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는 배라 할지라도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그 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중단되지 않으므로, 우주의 모든 운동은 멈추지 않으므로 방만한 언어 속에서도 진실을 찾는 것이 창작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진실을 찾는 작품을 쓸 수 있는 것일까. 그가 제안하는 첫 번째 방법은 자기 나름의 틀을 짜보는 것이다. 남이 만든 틀에 매달리거나 자신의 언어가 교본과 다르다 해서 버리지 않는, 관례를 깨고 나아가며 창조하는 방법이다. 언제나 문학은 새로움으로 향하는 모험이라는 것이다. 그 후에서야 생각 속에서 범람하는 사물을 이성과 정열을 기준으로 골라낸 후 언어를 찾아 나서는 것이 박경리 작가가 제안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시간을 거슬러 유년 시절의 기억 한 조각에서 창작의 소품을 찾아내고, 음향과 색채로 공간의 크기를 만들고, 그 안의 내용을 그려내는 것. 자연에서 얻은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되 조직적으로 인물을 구성하여, 맑은 마음으로 그들을 연민함으로써 삶의 진정한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그가 모두에게 아낌없이 털어놓는 그만의 창작 방법인 것이다. “작가는 은둔하는 것이 아니며 작업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는 도피하는 것이 아닌 작품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박경리가 생각하는 작가란 어떤 사람일까. 그는 작가를 논하기 이전에, 각자의 소우주를 가진 개체에 대해 논한다. 하다못해 작은 벌레 하나까지도 각자가 지닌 삶의 법칙에 의해 살아간다. 몸집이 거대한 코끼리도 하나의 별도 마찬가지다. 모든 생명은 하나의 개체이며 이 개체들은 총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작가란 이 고리 사슬 같은 연결성을 끊어보려는 사람이자 동시에 그 연결이 끊어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각 개체의 반역과 자유의 가능성에 그 누구보다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합일을 치열하게 소망하고 삶에 충성과 의무를 요구하는 사람. 그 원초적인 모순점을 가장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려내는 사람이 바로 작가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이란 언제나 삶의 본질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존재한다.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우리는 진리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작가는 최전방에서 삶의 모순을 찾아 끝없는 벌판으로 걸어 나가는 자다.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 상황, 형상을 토대로 칠흑과 안개 속에서도 계속해 질문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종결하려 하지 않는 자, 유한한 인간의 삶 속에서 무한한 존재의 가능성을 끝없는 묻는 자야말로 박경리가 말하는 작가인 것이다. #박경리 17주기 추모 기획 #다산책방 <박경리 산문선> 출간!
한편 다산책방에서는 2026년 박경리 작가 탄생 100주년을 준비하며 한국 사회와 문학의 중추를 관통하는 그의 방대한 작품들을 새롭게 출간하고 있다. 대하소설 『토지』와 장편소설선에 이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기획은 박경리 작가의 산문과 시를 아우르며, 오랫동안 유실되었던 미발표 작품도 포함되었다. 올해 집중적으로 출간되는 <박경리 산문선>은 지난 2023년에 다시 출간된 『일본산고』에 이은 토지문화재단과 다산책방의 기획 산문선이다. 새롭게 개정된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작가의 에세이와 발표문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이전 판본의 오류들을 바로잡았다. 또한 현대의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게끔 다듬으면서도 고유한 문장과 표현, 시대를 드러내는 단어들은 그대로 두어 작가의 목소리를 오롯이 전하고자 했다.
책속에서
[P.13] 진리가 변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몰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본질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P. 14] 작가는 상황과 방식과 현상을 끈질기게 추구하지만 공간이나, 생명의 본질, 삶의 본질인 시간에 대해서 질문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간과 시간은 확고한 것이지만, 확고하게 존재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 16] 문학 그 자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존엄성 없이 투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란 자유를 이르는 것입니다. 어떤 무엇에도 사로잡히거나 굴종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