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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앞말 [김인환]
0-1 운행 기록 차례
Z 부록 김인환 지성사론, 완강히 달램 [수류산방(+심세중)]
Z 부록 김인환 저작 발췌
0-2 서문 [김인환]
0-3 탑승 인물
|
A 15세기
A-1 정초 단계
A-2 형식주의
B 16세기
B-1 형성 단계
B-2 이상주의
C 17세기
C-1 동요 단계
C-2 규범주의
D 18세기
D-1 안정 단계
D-2 현실주의
E 19세기
E-1 하강 단계
E-2 제도주의
F 왕조 말기
F-1 이행 단계
F-2 경험주의
|
0-4 참고 문헌
0-5 뒷말 [김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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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하게 하라 = The intellectual history of the confucian Joseon : 유교조선(儒敎朝鮮) 지성사론(知性史論)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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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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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라는 잣대를 벗어나 조선 518년을 꿰뚫는 탁월한 시선을 얻는다!

① 시대의 공부 스승 김인환 4부작의 마지막 고리
② 지성사의 방법론으로 재편해 보는 조선이라는 시대
③ 우리가 열어 가야 할 미래에 대한 단서 제시
④ 문학 평론에서 역사 철학으로 김인환의 사유 체계를 안내하는 지형도

문학 평론가 김인환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의 새 책이 2025년 3월 수류산방에서 나왔다.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시문학의 역사를 새로 쓰고자 한 김인환 4부작의 네 번째 저작이다. 출간될 때마다 학계의 이목을 끌었던 『한국 고대 시가론』(2007) 『고려 한시 삼백수』(2014) 『한국 현대시론 강의』(2024)의 사이를 이으며 조선의 정신사적 배경을 밝힌다. |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유교조선 지성사론’이다.” | 저자는 조선 518년을 ‘유교조선’으로 명명하고, 정초?형성--동요?안정?하강?이행의 여섯 단계로 시대를 구분한다. 시대별 정치와 경제상을 사료와 수치로 설명함으로써 계급별 삶의 실상을 드러낸 다음, 그에 기인하거나 반하는 사상의 큰 흐름을 여러 저작 속에서 읽어 내어 각각 형식주의?이상주의?규범주의?현실주의?제도주의?경험주의로 묶어 낸다. 총체적으로 조선과 그에 속한 각각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 생활과 심성을 파악하는 새로운 틀을 제안한다. | 6개 시대의 지성사를 대표하는 사례로서 김인환은 각각 세종의 한글 창제(형식주의), 퇴계 이황의 언행록(이상주의), 우암 송시열(규범주의)과 그에 대한 반론, 연암 박지원(현실주의), 다산 정약용(제도주의)과 수운 최제우의 비교, 한원진?임성주?기정진?최한기의 이기에 대한 자율적 해석과 그 의의(경험주의) 등을 꼽아 논한다. 이 책의 제목이 ‘유교조선’이지만, 저자가 이들을 꼽은 것은 뛰어난 유학자로서가 아니다. 이들은 유교를 지배 이념으로 내건 조선의 체제 안에서 각 시대 지성사의 한 면을 구체화하는 인물들이다.

조선을 새로 읽는 가장 참신한 방법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은 부제에서도 밝히듯 조선의 실체, 그리고 유교조선을 대표하는 이기론의 실체를 정치와 경제의 흐름과 연결하여 풀어낸다. 우선 ‘지성사’적 방법론, 즉 정치 경제 상황에 결부된 집단적 지성과 정신의 흐름으로서 조선을 설명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이 매우 눈에 띈다. 과전법, 정전제, 이기론, 속오군처럼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암기한 조선의 제도나 논쟁의 맥락을 당대의 시각에서 읽어 내는 저자의 탁월함으로, 이 책은 역사 철학서로서, 우리에게 근대화론이라는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조선사를 해석하는 다른 (그리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아는 게 많아도 너무 많은’ 김인환, 생전에 황현산이 ‘내가 아는 것의 반은 그에게 배웠다!’고 평한 김인환은 국문학자, 현대 문학 평론가, 한시의 번역가, 문학사학자에서 나아가 이 책에서 조선 사상의 역사를 가장 참신하고 대안적 방법으로 접근한다.

김인환은 문체와 논리를 동시에 지닌 드문 평론가일 것이다. 수류산방에서는 2년 동안 이 책을 정성스럽게 편집했다. 저자 특유의 지조 있는 문체에 독자들이 다가설 수 있도록, 단락마다 소제목을 달았다. 인물과 사실 관계 등을 실록 사료와 대조하고 시각 자료와 해석을 더했다. 저자와 여러 차례 확인을 거치며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6단계 시대상을 다루는 장들과 지성사의 흐름을 논한 장들을 서로 다른 책인 듯 나누어 디자인했다. 즉 내용에 상응해 형식도 바뀌는 조판으로 인문학 독서에 새로움을 더했다. 유교조선을 해부하는 저자의 체계를 도해한 그래픽으로 조형의 일관성을 구현했다. 책의 첫머리에는 이 책의 편집 과정을 설명한 [김인환 지성사론]을 수록했다. 그 제목 ‘완강히 달램’은 저자의 글 “투사는 완강하게 달랠 줄 아는 사람이다.”(『과학과 문학』, 2018.)에서 따 왔다. 유교조선의 지성사를 다룬 이 책의 구절과 김인환의 과거 저작들의 구절들을 교차해 발췌했는데, 김인환의 저술 방법론 중 하나로, 동일한 구절을 여러 저작에서 반복하면서 글 너머의 지평을 암시해 오곤 했다. 그 구절들이 지시하는 세계를 계엄 이후 대한민국의 풍경과 함께 엮었다. 김인환이라는 공부 스승을 사사하는 태도로 엮은 수류산방의 만듦새가 새로운 독자들에게 김인환 학문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다성 정치의 창조적 미래로

“문학의 형식사와 문학의 사회사를 융합해” 내고자 평생 경주해 온 저자 김인환은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에서 쿠데타를 합리화하기 위해 망한 명나라에 대한 사대를 자처하는 유학자 송시열의 모순을, 나라를 팔지언정 백성의 평등주의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조선 말 왕실과 (소위) 개화파의 민낯을 감정적 평가를 배제한 채 사료로서 준열하게 적시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이유가 조선의 사대주의와 전근대성을 통박하기 위함은 아니다. “한글과 동학을 만든 것만으로도 한국의 전근대는 제 할 일을 충실하게 완수했다고 할 수 있다.”고 쓴 바 있듯, 이번 책 『다 말하게 하라』 또한 세종에서 시작해 수운에서 정점을 찍는다. 세종과 연암과 수운은 정통 유학자는 아니었지만 유학의 사유 체계를 바탕으로 위대한 평등성과 고유성, 창조성을 펼쳐 보였고, 그것이 이 책의 제목을 『다 말하게 하라』로 정한 까닭이다. 유교조선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무엇인가. 2025년을 내란 정국에서 시작하게 한 계엄의 뿌리도 조선에 있지만, 그 계엄을 해제한 위대한 야광봉의 뿌리도 조선에 있다. 한글은 우리에게 다 말할 수단이 되었고 동학은 다 말할 자격을 부여한다. 이 책으로서 우리는 비로소 근대라는 잣대를 벗어나 유교조선의 이야기를 듣고(읽고)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김인환 사유 4부작의 마지막 퍼즐, 『다 말하게 하라』은 계엄 이후, 우리가 가야 할 ‘다른 미래’의 창의적 방향성을 온화하고도 묵직하게 제시한다.

이 책은 아마도 1940년대생이 도달할 수 있는 한국학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책이다. [...] 이 책은 60년 이상 한국학을 연구해 온 학자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료를 읽고 연구를 뒤적여서 공부를 거의 끝마친 후 조선시대 유교 지성사(문학과 사상과 역사가 어우러진) 전체를 한 줄로 꿰어서 펼쳐낸다. 김인환 선생은 조선시대 지성사를 크게 여섯 벼리로 보여준다. 형식(한글), 이상(퇴계), 규범(송시열), 현실(박지원), 제도(정약용), 경험(한원진)이다. 그리고 유교의 틀 이후에 전면적 민주주의(최제우)가 나타난다. 이러한 요결엔 선생이 젊을 때부터 써왔던 수십 권의 책에 깔려 있는 일관된 체계가 담겨 있다. "완강하게 달래는 자", 즉 투사의 사상이다. 이때 완강함이란 주장이고, 달램이란 사랑이다. 다시 말해, 한국 지성사 전체를 눈알을 빼앗겨 민(民)이라 불리는 이들이 평등하게 다 말하고 함께 다스리는 자인 인(人)이 될 때까지의 꾸준한 여정으로 간추려 그려내는 일이다. [문학 평론가 장은수] (https://www.facebook.com/share/p/1An66q8uT5/)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 정신” 김인환 고대 명예교수 ‘다 말하게 하라’ 출간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백(和白)입니다. 독단을 피하고, 모두가 다 말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조선을 흔히 낡은 봉건시대 정도로 여기지만, 조선은 그 시대의 할 일을 충분히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못하는 것이지요.” 이 시대의 석학이자 이야기꾼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가 방향 잃은 대한민국에 던진 화두다. 핵심은 ‘화백 정신’으로 모아진다. 한자어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단어다. 다, 모두의 의미를 가진 ‘화’ 자와 아뢰다, 말하다라는 의미의 ‘백’ 자가 합쳐졌다. 그러니까 한자 ‘화백’을 한글로 표현하면 책 제목처럼 ‘다 말하게 하라’가 된다. 책의 진행 속도는 무척 빠르다. 따라잡으려면 숨이 가쁘다. 소제목만 보고 해당 내용을 찾아 가는 독서 방식을 추천한다. 예컨대 ‘쿠데타와 당파’와 같은 관심 있는 부분부터 먼저 읽은 뒤, 천천히 시선을 전체로 확장해도 별 무리가 없다. [손원천 기자, 서울신문 2025.03.19.] (https://buly.kr/jZMVtg)

1. 5월 한 달을 이 책과 함께했다. 제목 〈다 말하게 하라〉에 끌렸다. 조선시대 핵심 사건을 한글 창제와 동학 두 가지에서 찾았다.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문자 한글과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이념을 처음으로 제창한 수운 최제우의 동학 덕분에 드디어 지금과 같은 ‘모두가 다 말하는’ 세상이 열렸다는 편집자의 해석이 깔린 제목이다. / 2. 그래서 책을 오해했다. 한글과 동학을 두 축으로 조선사를 서술하는 책이라고. 이 책은 내 식으로 표현하면 “관점과 해석, 그리고 지독한 평가가 있는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다. 대학생부터 남녀연령을 막론하고 필독서처럼 읽기를 강추한다. 교과서는 중립을 빙자해 보수의 시각을 전파하고 있고, 일타강사들이 쓴 출판가 베스트셀러 조선왕조실록은 관점과 해석, 그리고 무엇보다 비판이 거세돼 있다. 상식이지 지식이 아니다. […] 5. 외람되지만 나는 이 책을 〈알기 쉬운 조선시대 이야기〉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관점과 해석, 그리고 혹독한 평가가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조선의 토지제도, 화폐제도, 조세제도, 과세제도, 군사제도 등 행정과 통치와 관련된 상식(지식)이 왜 그런 제도를 실시했는지에 대한 배경까지 담아 깔끔하게 정리됐다. ‘지대넓얕’(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열광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지대넓얕이 아는 척 하기 위해 읽는 책이라면 이 책은 나를 성찰하고, 지금 사회를 비판하는 잣대, 태도까지 선물한다. [손영옥 기자] (https://www.instagram.com/p/DKEMxS8J8l7/)

"한글·동학 만든 것으로 韓 전근대는 책임 다해" 원로 국문학자 김인환 교수 '유교조선 지성사론' 펴내 | “조선의 유학은 주자학에 매몰돼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자학을 철저히 분석해 스스로 그것을 극복했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역사나 철학 전공자가 아니라,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인환(79) 고려대 명예교수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가론(詩歌論)을 차례로 집필하던 중, 조선의 시가를 연구하기 위해 3000종에 이르는 문집을 파헤치다가 ‘아예 조선왕조 500년의 지성사(知性史)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큰 시도를 하게 됐다. 그 결과물이 최근 출간된 ‘다 말하게 하라: 유교조선 지성사론’(수류산방)이다. 세기별로 구분한 각 장(章)마다 정치·경제사와 사상사를 병렬해 쓰며 조선왕조 전체를 정초, 형성, 동요, 안정, 하강, 이행의 여섯 단계로 구분했다. 역사를 당대의 시각에서 보기 위해 노력했다. […] 김 교수는 “한글과 동학을 만든 것만으로도 한국의 전근대는 제 할 일을 완수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글은 ‘다 말할 수단’이 됐고 동학은 ‘다 말할 자격’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 철학을 해석하기만 하는 한국 사상계는 다시 혜강(최한기)과 수운(최제우)으로 돌아가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유석재 기자, 조선일보 2025.05.12.] (https://buly.kr/881Bi9Z)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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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의 글 [완강히 달램]에서


사실 김인환 선생님은 이야기꾼입니다. 술자리에 앉으면 살았을 적 ‘미당’과 ‘지훈’의 기억, 옛날 개성의 풍속, 고려 시대의 한문 수필, 발터 벤야민과 정신 분석학이 한 상 위에 쉼 없이 펼쳐집니다. | 지나간 시대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때의 눈높이로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지금 시대의 수많은 이야기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됩니다. 김인환 선생님은 이 책에서 조선 유학을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지방주의를 탓하기만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518년 조선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생각하고 공부할 때 무엇을 중시했는지 갈피를 잡아, 각각 형식, 이상, 규범, 현실, 제도, 경험이라는 낱말을 달아 주었습니다. | 김인환 선생님이 한국 문학사와 근대를 만든 정치 경제의 틀을 다시 보는 것은 ‘다른 미래를 위하여’서일 것입니다. 우리가 이 밤 불을 지피고 지친 오늘의 일들과 씁쓸한 옛이야기들도 다시 씹어 보는 것은 다독여 화해하고 사이좋게 떠날 내일을 위해서입니다. 민주주의의 민(民)은 인(人)이 아닌 자들입니다. 지배하는 사람[人]에게 한 눈이 찔려서 먼 사람을 말한답니다. 2024년 말까지도, 우리는 제목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국회에 무장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그 앞에서 어린-이름 없는-권력 없는-여성-소수자 민(民)들이 야광봉 빛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계엄의 뿌리도 조선에 있고, 야광봉의 뿌리도 조선에 있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읽은 교정지에서 이제야 발견하다니요. | 우리는 사랑으로 다른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여유를 가지고 빛처럼 이야기를 발산하면서 다 함께 보람을 향해 갑니다. 그것을 김인환 선생님은 ‘완강하게 달래는 투사’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오늘 밤 불 앞에서 다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러고도 함께 떠날 수 있다면, 나의 모자라고 절뚝대는 이야기에 상대가 윽박지르지 않고 귀 기울여 줄 것이라는 용기가 있다면, 대 안드로메다의 은하철도 종착역이 바로 거기일 것입니다.
[CJS 518호의 운행 궤적 분석 : 본문 발췌]

문학이건 사상이건 과거는 과거 속에서 보아야 한다는 나의 내재 분석론(內在分析論)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리해 본 결과가 이 『다 말하게 하라(유교 조선 지성사론)』이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보기 때문에 과거의 시각으로 과거를 보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늦게 태어난 자의 횡포를 피하지 못한다. 근대의 시각에서 전근대를 보는 사람에게는 근대가 어째서 역사 해석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반성이 없다. 인간은 백만 년 후에도 기존의 지식을 넘어 미지의 진리를 탐구하고 있을 것이며 자기 세상과 다른 세상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근대는 역사를 보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P. 36] 각 붕당은 서로 공당(公黨)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붕당 사이에 포용과 견제, 대립과 균형의 원리가 작용하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자기 당과 다른 당의 대립을 군자당과 소인당의 대립으로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붕당의 대립이 아군과 적군의 대립으로 전개되었다. 원래 유학에서 군자(君子)(ch?ntzu, junzi)는 진리 탐구자(a seeker of the way)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였으나, 이들은 군자당을 다른 당파와 구별해서 자기 당파를 가리키는 고유 명사로 사용했다. 16세기에 리와 기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리와 기가 나눌 수 없이 얽혀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당파에 따라 논쟁이 양극화되었고 끝내 유교조선의 양반들은 경기·충청 당파와 경상도 당파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철학적·도덕적 논쟁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토지와 노비와 관직을 차지하려는 이기적인 패거리 싸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