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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하미
부동산 오브 슈퍼맨
공주들
파란나라
김수정입니다

리뷰|악당도 영웅도 없는 가장 보통의 세계: 진창에 평화가 있다 - 홍승은(작가)
공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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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 = Hàmy : 극단 신세계 희곡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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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극단 신세계의 신작 희곡집. 『생활풍경』에 이은 두 번째 희곡집으로, 대표작과 최근작을 아우르는 다섯 편의 희곡을 실었다.

표제작이자 가장 최근에 발표한 「하미」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베트남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지역이었던 ‘하미 마을’을 찾은 평화여행단의 이야기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본질과 피해자-가해자의 위치성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밖에도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슈퍼맨이 전세 사기로부터 자신의 집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부동산 오브 슈퍼맨」, 지금의 극단 신세계를 있게 한 대표작 「공주들」과 「파란나라」까지 극단 10년의 흐름과 변화를 가늠케 하는 희곡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 사회에서 실격당하지 않기 위한 여성 예술가의 투쟁기를 그린 「김수정입니다」는 희곡이 당사자 서사를 어떤 방식으로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작품이다.

이 책의 리뷰를 쓴 작가 홍승은은 극단 신세계를 “나와 다른 사람. 닮은 사람. 제대로 알고 싶어 부지런해지는 사람. 목격자 혹은 기록자인 자기 위치의 한계에 절망하는 사람. ‘정의’에 취하고 싶다가도 정신이 번쩍 드는 사람. 계속 듣고 싶은 사람. 말하고 싶은 사람. 뒤엉키고 싶은 사람”으로 정의한다. 이렇듯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드는 이 젊은 창작자들의 작업물은 ‘연극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전언을 다시금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수호 입장 바꿔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와서 장학금 주면 받을 거예요?
진경 돈이 무슨 잘못이 있어. 받아야지! 왜 툭하면 파이팅을 할까? 싸우자고? “평화, 평화, 평화, 파이팅!” 말이 돼? (갑자기) 근데 뭉치 일은 진짜 너무하지 않았냐? 한국에서 교통사고 나면 병원 가는 건 상식이잖아. (다시 일하려다 말고) 그리고 어제부터 피해자 찾아가서 한다는 소리가 “증언해달라!” “힘들었겠다!” 아니, 인터넷 좀만 찾으면 나오는 얘기를 대체 왜…….
수호 피해자 관광 온 것 같던데.
진경 그러니까. 동물원이야. 투어버스 타고, 사육사 설명 듣고. “살아 있는 피해자를 볼 수 있습니다!”

「하미」에서
김명희 솔직히 전세 없었으면 우리가 서울에 집 구할 수 있었겠어요? 근데요, 가만히 보니까 이 전세라는 게 참 미개한 제도던데요? 집 없는 사람들이 집 있는 사람한테 돈 빌려주는 거잖아요, 개인끼리. 근데 이 개인 거래에 정부가 왜 끼어들어 와요? 정부는 대놓고 집값 올리고, 국민들한텐 뭐 해주는 것처럼 전세대출 늘려주고, 보증보험 만들어서 안심시키고. 우리 같이 돈 없는 사람들은 정부만 믿고 빚내서 비싼 전세 들어가니까, 이거 이용하는 투기꾼들이 판을 치는 거잖아요. 저 같은 사람은 모를 줄 알았어요? 옛날은 말도 안 할게요. 이명박 때 금리 낮추면서 전세대출 여덟 번이나 늘렸죠. 박근혜 때 빚내서 집 사라, 또 대출 엄청 늘려줬죠. 문재인 땐 세입자 갱신계약 거절 못 하게 하면서 집주인들이 4년 치 집값 한 번에 올렸죠, 그래 놓고 그거 달래느라 또 전세대출 엄청 늘렸잖아요. 내가 알아보니까 전세대출이 이명박 때 22조에서 지금은 200조가 훨씬 넘었다고 하던데요. 아니, 제정신입니까! 무슨 정부들이 다 같이 국민들을 빚쟁이로 만들고 있어! 이게 다 부동산값 떨어지면 정치적으로 독박 쓰니까, 욕 안 먹고 지지율 지키려고, 서로 폭탄 돌리기 하면서 눈치 보는 거잖아요. 장관은 2년, 3년 해 처먹으면 되고, 대통령은 5년 해 처먹고 마니까 다음 정권에서 해결해라!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뭐? 문제 터지니까 이건 사회적 재난이 아니라 사기 범죄다, 너네끼리 해결해라? 지금 정부가 피해자들한테 보상을 해줄 게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죠. 이런 대국민 사기극을 치고 있는데! 국토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말이야,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올라가선, 반성은 못 하고 전 정부 탓이나 하고 있고, 피해자들한테는 같잖은 보상해주겠다고 거들먹거리고! 뭐 하는 짓입니까, 대체! 두고 보십시오. 우리 모두 두고두고 고생할 겁니다. 지금 이 대출들, 언제 한번 제대로 다 터져서, 이 나라! 어떻게 되나 보라고요!
한 장관 (사이) 네, 국민 여러분, 사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전주가 나오면) 저희는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분 한 분의 삶을 따듯하게 살피겠습니다.

「부동산 오브 슈퍼맨」에서
사회자 그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누군가가 침묵했던 과거는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역사의 진실이 밝혀져서 일본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다른 공주님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지만 (공주들이 손을 들자) 오늘은 이 공간을 대관한 시간이 다 돼서 아쉽게도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김공주 (손을 들며) 잠깐만, 안 끝났어. 나 한마디만 더 할 거야.
사회자 그럼 김공주 할머님의 마지막 말씀을 듣고 이 자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김공주에게 마이크를 전해준다.

김공주 (마이크를 들고) 맨날 했던 말 하고 또 하고. 테레비고 신문이고 입이 아프도록 죽도록 말해놓으면 그 말은 다 어디 가고 그저 김공주 위안부, 위안부 김공주 할매, 피해자 김공주. 내 말을 듣고는 있는 거야? (감정적으로) 나는 위안부도 아니고, 할머니도 아니고, 소녀도 아니야. 그냥 김공주야, 김공주. 윗구멍에 풀칠하려고 아랫구멍 내어주니까 밥이 들어왔고, 뒷구멍에 뭐가 꽉 차서 아파서 열어보니까 악취가, 악취가. 왜 자꾸 내 구멍을 가지고 니들이…….
사회자 (마이크를 빼앗으며) 죄송합니다. 시간이 다 돼서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공주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