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Shift : managing your emotions--so they don't manage you 감수: 김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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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자의 말 반응과 결정을 구분하는 지혜에 관한 친절한 안내서 _인지심리학자 김경일
들어가며 감정에 ‘왜’를 물을 때 할머니가 겪은 참혹한 전쟁 | ‘왜’는 고통만 낳을 뿐이란다 | 류 역사는 감정 조절법을 찾는 여정 | 외로움이 국가적 과제가 되는 시대 | 만능 해결책은 없다
part 1 감정이란 무엇인가 chapter 1 우리는 왜 그런 감정을 느낄까 미 해군 특수부대의 감정 스위치 |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감정적 삶 | 감정이란 무엇인가 | 부정적 감정의 순기능 | 감정 조절을 못하는 아이의 50년 뒤 | 감정이라는 악기를 제대로 연주하려면 | 조절할 줄 모르면 지배당한다
chapter 2 감정은 조절할 수 있다 불안한 생각을 멈출 수 없을 때 |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 |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 자기효능감의 강력한 힘
part 2 안에서 밖으로의 전환 chapter 3 나만의 프루스트 효과 만들기 도구 ① 감각 전환 1980년대 파워 발라드가 가르쳐 준 것 | 감각 경험의 놀라운 효과 | 마들렌 한 조각이 소환한 기억들 | 최소 노동의 법칙 | 나만의 감각 처방전
chapter 4 스포트라이트, 돌리거나 비추거나 도구 ② 주의력 전환 회피할 것인가 직면할 것인가 | 불구덩이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 농구계 악동의 회피 전략 |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다 | 감정에도 유연성이 필요하다 | 회피와 접근의 똑똑한 사용법
chapter 5 감정을 바라보는 필터 바꾸기 도구 ③ 관점 전환 “젠장, 말이야 쉽지” | 감정을 바꾸는 A-B-C 공식 | 1인칭 시점에 중독된 사람들 | 모국어로 듣는 욕설이 더 찰진 이유 | 거리를 둔 자기 대화, “너는 할 수 있어” |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part 3 밖에서 안으로의 전환 chapter 6 감정에도 오아시스가 필요하다 도구 ④ 공간 전환 우울증에 걸린 행복 전문가 | 공간의 힘 | 감정의 오아시스, 장소를 옮겨라 | 의지력보다 강력한 가족사진의 효과 | 오아시스는 어디에나 있다
chapter 7 감정 조언자를 찾아라 도구 ⑤ 관계 전환 꼰대형 리더와 치어리더형 리더 | 감정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 건강한 감정 조언자, “나한테 말해봐” | 비교라는 기쁨 도둑 이용하기 | 배려의 전염성이 더 강하다 | 관계의 직조물 속에서 살아가다
chapter 8 마음을 움직이는 마스터 스위치 도구 ⑥ 문화 전환 해고당한 알코올중독자 |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의 힘 | 툰드라에 간 브루클린 사람 | 믿음·규범·관행을 바꿔라
part 4 감정 전환 시스템 설계하기 chapter 9 나만의 자동 전환 시스템을 설계하라 격렬한 감정에 대비한 시나리오 | 감정 폭탄을 해체하는 WOOP 기술
1. “불안, 트라우마, 우울로부터 당신도 해방될 수 있다” 세계적 심리학자 이선 크로스 교수가 제안하는 과학적 마음 관리법
한번이라도 날뛰는 감정 때문에 하루를 망친 뒤 “감정에 스위치가 있다면 제발 꺼버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실제로 불안과 우울, 무기력, 감정 기복은 개인의 건강, 인간관계, 재정문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가 재정과 치안 문제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미시간대학교 심리학자이자 감정 및 자기 통제 연구소 소장 이선 크로스 교수는 저서 『감정의 과학(Shift)』을 통해 감정은 억눌러야 할 방해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신호라고 강조한다. 감정은 반드시 직면하거나 싸워야 할 적이 아니며, 오히려 올바른 방식으로 감정을 전환할 수 있다면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에서 불안은 병증처럼 낙인찍히지만, 불안 없는 삶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불안은 눈앞의 위협을 알리는 경보 장치이자, 적절한 대응을 이끌어내는 기본적인 적응 기능이기 때문이다. 몸의 속도를 늦추고 상황을 반추하게 하는 슬픔과 우울도 마찬가지다. 이선 크로스 교수는 부정적 사고가 이성적 사고와 대립하거나 불필요한 부산물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신체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에 반응하듯, 감정 역시 생리적 반응–인지적 평가–행동이라는 과정을 통해 작동하는 일종의 면역 반응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우리 삶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절’할 것인지 그 방법을 찾는 것이다.
2. “감정의 면역 체계를 완성하는 감정 조절 능력, 당신의 50년 뒤를 바꾼다” 네이비씰의 생존부터 학업성적까지, 부정적 감정을 원동력으로 만드는 법
감정 반응의 속도를 앞당기거나 늦추고, 강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감정 조절(emotion regulation)’이라 부른다. 이는 이성을 작동시키기 위해 감정을 끄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신호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이다. 예컨대 미 해군의 SERE 훈련 중 대원들이 고립과 굶주림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감정은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는 부스터가 될 수 있다. 저자가 인터뷰한 네이비씰 대원은 훈련 중 찾아온 두려움과 공포를 억누르는 대신 연애 감정을 떠올리는 ‘딴생각’으로 전환해내며 상황을 이겨냈다고 전한다. 불안과 공포를 회피하되, 다른 감정으로 치환해 자신을 지탱한 것이다.(1장) 이처럼 감정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전환하는 능력은 삶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여 보다 건강한 감정적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다. 이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가 1972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더니딘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1,037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감정 조절 능력을 측정하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5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감정을 다룰 줄 알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저축을 잘하고, 커리어를 발전시키며, 은퇴를 대비했고, 건강했으며 뇌와 장기의 노화도 느렸다. 반대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아이들은 범죄와 중독, 건강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았다. 우리는 외부의 사건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다루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은 발달한 전두엽 신경 경로 덕분에 자신의 생각, 느낌, 감정의 경로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저자는 뇌의 작동 원리와 실험 결과를 활용해 감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이를 통제할 수 있는 6가지 도구를 제시한다. 나아가 감각을 통한 전환(내부에서 외부로)과 환경을 통한 전환(외부에서 내부로)이라는 두 가지 큰 축을 중심으로 설명을 전개한다.
3. “감정을 조절할 수 없으면 지배당할 것이다” 불안과 무기력, 감정 기복의 악순환을 끊는 6가지 감정 전환 도구
한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자신의 실연담을 올린 사람들의 게시물 100만 건을 분석해, 이들이 1년 뒤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이나 유사한 감정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은 게시물을 쓸 때 ‘내가’, ‘나는’ 같은 1인칭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자기 입장에 과도하게 ‘줌인(zoom in)’할수록 부정적 감정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웠던 것이다.(5장) 이는 SNS 알고리즘과 생성형 AI와의 대화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우울과 불안장애에 쉽게 빠지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관점을 ‘줌아웃(zoom out)’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관점 전환’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필터를 바꾸거나 줌인을 줌아웃으로 바꾸면 전혀 다른 장면이 나오는 것처럼, 감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면 처리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저자는 테니스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의 사례를 든다. 그는 2022년 윔블던 경기 중 극도의 긴장에 휩싸이자 라커룸으로 뛰어들어 거울 앞에서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할 수 있어!”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 이 주문이 그를 다시 코트로 불러냈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 책은 신체 감각, 주의력, 관점, 공간, 관계, 문화라는 6가지 감정 전환 도구를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감정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관리할 수 있는 명료한 방법을 전한다. 감정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인간에게 내재된 도구들의 활용이다. 예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달콤한 것을 먹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등 특정 신체 자극을 활용하는 ‘감각 전환’의 도구는 가장 전통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 효과’처럼 감각은 자전적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안정감을 준다. 올림픽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경기 전 힙합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완화하고 집중력을 높인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3장)
4. “홀로코스트의 트라우마를 회피해온 유대인 생존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감정을 직면하기 어렵다면 장소, 관계, 문화 등 외부의 도구를 활용하라
심리학계는 오랫동안 불안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건강한 처리 방식으로서 ‘슬픔의 단계 밟기’나 ‘내면 아이 들여다보기’처럼 과거의 감정을 직면하는 것이 필수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저자는 늘 직면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홀로코스트의 끔찍한 기억을 ‘회피’함으로써 평생 건강한 감정적 삶을 누린 자신의 할머니 사례를 통해, 감정에 무조건 맞서야 한다는 통념이 ‘보편적 접근의 신화(Myth of Universal Approach)’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돌리듯 감정에 접근하거나 회피하며 유연하게 주의를 분산하고, 장소를 옮기거나 적절한 조언자를 찾는 등 외부 조건을 활용하는 것이 심리적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2부에서는 공간 전환, 관계 전환, 문화 전환이라는 외부적 감정 조절 도구들을 폭넓게 다룬다. 감정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개인이 몸담고 있는 공간과 대인관계, 심지어 문화의 규범과 관습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바로 감정의 강력한 전염(emotional contagion) 효과 때문이다. 이 책의 2부에서는 공간 전환, 관계 전환, 문화 전환이라는 외부의 감정 전환 도구와 그 활용법, 사례를 폭넓게 소개한다. 인간의 감정은 복잡하지만,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혹은 타인을 향한 배려와 지지의 한 마디로도 움직일 수 있다. 또한 문화적 힘은 개인을 지탱한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이들의 회복 과정, 갈등을 회피하는 툰드라 공동체의 사례는 집단 규범과 신념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을 떠받치는지 잘 보여준다.(8장)
5. “감정을 조절하는 머릿속 자동 제어 시스템을 켜라” 감정을 습관이나 시스템처럼, 자기만의 전환 도구를 설계하는 감정의 과학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한 요령을 아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감정 조절 도구들이 습관이자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기법 중 하나가 바로 WOOP(소원·결과·장애·계획) 기법이다. 이는 극심한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도 자동으로 작동하는 개인 매뉴얼로서, 예상 가능한 장애를 미리 계획에 반영하면 감정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WOOP을 활용한 학생들은 학업 성취에서 더 나은 성과를 냈고, 부정적 감정을 극복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했다.(9장) 감정은 마치 스트라디바리우스 악기와도 같다. 익숙하지 않으면 소음이지만, 제대로 다루면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음악이 된다.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건강한 행동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친절한 안내서, 『감정의 과학』과 함께 건강한 감정적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책속에서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감정적 필요는 상황·사람·시간에 따라, 심지어 매순간 달라진다.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려면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여러분에게 이미 그 도구가 있다는 것! 감정 관리의 첫걸음은 우리 모두가 내면에 갖고 있는 감정의 ‘전환 장치 shifter’부터 이해하는 것이다. 감각만 잘 다스려도 감정은 자동으로 변화한다. 주의력을 전략적으로 잘 배치하면 그 어느 때보다 큰 두려움을 극복하거나 기쁜 경험을 마음껏 음미하기 쉬워진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고통스러운 감정 상태를 관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러한 감정 전환 장치들은 우리가 한 감정 상태에서 다른 감정 상태로 옮겨가도록 우리를 도와서 감정을 누그러뜨리거나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이러한 내부의 전환 장치들은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 교류하는 사람들, 소속된 가족·조직·문화적 제도 등 외부의 힘에 의해 활성화되기도 한다. 이 외부의 전환 장치들이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면 그것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므로 내면의 도구들이 가진 힘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들어가며」 중에서
감정에 관해 혼란을 일으키는 두 번째 요인은 느낌feeling과 감정emotion 사이의 관계이다. 생각과 감정은 끝없는 전쟁을 벌이듯 서로 대립할 때가 많지만, 사람들은 느낌과 감정을 대체로 같은 부류로 여겨 둘을 서로 잘 바꿔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느낌은 우리가 인식하는 감정적 경험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느낌을 항상 의식하지만, 감정적 경험의 다른 측면(본능적인 찡그림, 호르몬 수치의 급격한 변화 등)은 늘 의식하지는 못한다. 느낌은 감정 반응의 ‘열 fever’과 같은 것으로,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의식적 차원의 표출이다. 느낌은 한 사람의 감정적 경험이 고유하게 표현된 결과물이기에 타인이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다. 어떤 사람에게 분노는 속이 터질 듯한 압박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분노는 가슴 한가운데가 뻥 뚫린 듯한 공허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감정 반응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우리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은 무한대에 가까워 보이며, 이는 우리가 맞닥뜨리는 상황뿐만 아니라 유전자, 환경, 개인의 내력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 - 1장 「우리는 왜 그런 감정을 느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