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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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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현대 언어학은 언어 그 자체보다도 언어를 통해서 우리의 육체적 뇌의 작동이 일어나는 마음(mind, 心)의 정체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더 나아가서, 생물학적 존재로서 동물과 구분되어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 존재의 유일성, 차별성을 이해함으로써, 현대 언어학은 우리 인간 존재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밝히려는 시도에 초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연구 방향성에서 제기된 언어 지식(knowledge of language), 언어 능력(language faculty) 등을 규명하려는 것은 다소 어려운 작업이지만 인문학 연구에서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없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주제성을 갖는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창문’으로서 언어는 밀도있는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풍부한 내재적 속성들이 드러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우리가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말하는 언어 요소들뿐만 아니라 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없는 언어 요소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문장이나 담화 속에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지각할 수 없는, 추상성을 갖는 언어 요소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표상을 외견상 복잡하게 하지만 언어 사용자들은 이를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마음의 유일성을 증거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 언어의 주요 특징으로서 언어의 추성성은 언어 체계의 일부이며 언어의 본질을 대표한다.
이번에 출판하는 이 책은 한국어에서 언어의 추상성을 증거하는 음성적으로 발음되지 않는 영대명사(null pronoun, pro/PRO) -물론 이것의 존재 및 이것이 영대명사인지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다-에 관한 연구서이다. 영대명사는 일찍이 일본어에 대한 Yuki Kuroda 교수, Susumu Kuno 교수, 한국어에 대한 양동휘 교수, 중국어에 대한 James Huang 교수 등의 연구를 통하여, 동아시어어(East Asian languages)에서 특이하게 분포함을 관찰하고 새로운 연구 이슈들을 설정한 바 있다. 특히, 1980년대에 체계화된 비교통사론의 관점에서, 영어와 달리 로맨스어(Romance languages)에서 pro가 주어에 제한적으로 분포(subject pro-drop(주어 pro-탈락))하는데 비하여, 한국어 등의 동아시어에서는 영대명사가 분포적 제한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나타날 수 있음(radical pro-drop(급진적 pro-탈락))이 관찰되었다.
분포적 특이성뿐만 아니라, 한국어에서는 외현적으로 실현되는 대명사의 존재가 불분명하고, 이에 따라 비외현적 영대명사는 외현적 대명사의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영어의 외현적 대명사의 기능을 통해서 볼 때, 우리말 영대명사는 영어의 외현적 대명사에 상응하는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지시적 대명사(referential pronoun)도 담화 상에서의 대용적(anaphoric) 용법과 특정한 상황에서의 직시적(deictic) 용법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선행사의 지시 값(value)에 따라 변동하는 소위 동변이 대명사(co-varying pronoun)으로, 이 유형은 더 세분화하여 양화 선행사에 의해 성분통어되는 결속 변항 대명사(bound variable pronoun), 양화 선행사에 의해 성분통어되지 못하는 E-type 대명사, 비양화 선행사와의 동변이 해석이 가능한 ‘게으른 대명사(lazy pronoun)’ 등 세 유형이 있다. 또한, 분포 환경에 따라 우리말의 비외현적 대명사는 재귀대명사(reflexive pronoun) 및 상호대명사(reciprocal pronoun)의 기능, 그리고 우리말에서 문법화된 결정사(determiner)의 부재로 인하여 보통명사구(common NP)을 대신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