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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어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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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단감묘지 11
문헌서원 12
고인돌 14
돌이 된 기억 16
친구를 맺는 일 17
은행이 털렸다 19
서천꽃밭 21
11월의 사진들 23
순하디 순한 문장들 24
오어사의 잉어들 26
야철마라톤대회 28
코끼리, 꽃 30
물오리들 31
고사리를 꺾다 32
운석과 충돌하다 33

제2부
조선인 여공의 노래 37
열사들과 밥을 먹다 39
백일홍을 읽다 41
재두루미중창단 43
한산모시 45
김남주 시인이여, 고정희 시인이여 47
다시, 모든 쇠붙이는 가라 48
고구려적 여인, 박구경 50
홍의장군은 살아 있다 51
길고 긴 하루 53
‘꼬마 상주’, 조천주 54
만날고개에서 만나요 56
만성리 기찻길 58
사진신부 59
압수 수색하다 60

제3부
불에 타 죽은 기억 65
구월의 합창곡 67
내 마음의 풍차 69
철새의 말들 71
자전거들은 날아다니고 73
4월, 숲길을 걷다 74
문무대왕릉 75
뱀이 길을 건너다 77
물의 노래 78
해바라기 80
합천에는 생명의 숲이 있다 82
씽크홀 84
꿀벌들이 돌아온다 86
겨울, 주말농장에서 87
바닷물이 들어오는 교실 89

제4부
미황사, 꽃무릇 93
매미 울음소리는 95
장미도서관 96
설날 97
가습기가 있는 풍경 99
꽃마차는 걸어간다 100
노인과 아이가 있는 호수 101
모시는 마음을 잇고 102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103
동백꽃 떨어지고 104
석공, 봉석 105
편지 106
뱀딸기 108
그 여름의 저녁 109
성탄절 111

해설 김석준 115
시인의 말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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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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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선호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만날고개에서 만나요』를 《실천문학》에서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시인이 역사의 등고선과 그 고비마다의 통점을 통과하며 길어 올린 60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대가 외면해 온 약자들의 삶과 상처를 향한 시인의 진심 어린 관심과 공감은,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중심이자 윤리적 태도다. 조선인 여공들의 한을 노래한 「조선인 여공의 노래」, 다랑쉬굴 안의 처절한 공포를 재현한 「길고 긴 하루」, 여순항쟁 때 군인들에게 죽임당해 매장당한 만성리 골짜기를 추모하는 「만성리 기찻길」,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의 진혼을 재두루미의 날갯짓으로 제의하는 「재두루미중창단」, 오월 광주를 넘어 진도 팽목항과 이태원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비극을 응시하는 「‘꼬마 상주’, 조천주」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한국 현대사의 상흔을 시적 언어로 끈질기게 호출한다. 또한 「서천꽃밭」처럼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담아낸 개인사적 시편들도 함께 어우러져, 이 시집은 역사적 기억과 개인적 서정이 맞물리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주고 있다.

시의 세 토포스
-참된 인간학적 진실이 무엇인지 심문하다

서정의 심급 위에 표현된 인간학의 진실

서정은 선한 마음이다. 시가 위대한 예술의 양식인 이유는, 민족의 감각을 섬세하게 벼려 이 세계 전체를 평화와 사랑으로 공명시키는 숭고한 전언이기 때문이다. 정선호 시인의 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의 서정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의 균열과 상처를 정직하게 응시한다.

아파트 단지 안, 동백꽃이
뚝,
뚝 떨어졌다

어느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도장공이 땅으로 추락했다,

층간 소음으로 서로 심하게 다투어
죽거나 다치는 입주민들이 있었다,

홀로 지내던 노인이 바닥으로 떨어져
동백꽃처럼 붉은 울음으로 남았다,

동백꽃들은 입주민들의 설움과
아픈 상처를 머금고 피었다가 떨어졌다

떨어져서도 수없이 붉디붉게 울었다
- 「동백꽃 떨어지고」 전문

시 「동백꽃 떨어지고」는 서민들의 삶의 다양한 양태를 죽음, 특히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서 내밀하게 살펴보고 있는데, 그것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아픈 상처”이다.

공통체로서의 생태 환경

정선호 시인은 시집 『만날고개에서 만나요』에서 자연의 상태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지구를 되살리는 공통체의 운동을 벌이는데, 이는 다중, 즉 우리 사회의 풀뿌리 운동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욕망이 모인 싱크홀은 저승으로 가는 문이지요
보세요, 도로에서 저승사자들이 삽 들고 누굴 기다려요
- 「씽크홀think hole」 부분

그러나 그러한 풀뿌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공통적인 것, 즉 이 세계를 굳건하게 지탱해 주었던 공통체는 점점 사유화로 무너져 내려 자본가의 수중으로 들어가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경제적 공포를 양산하게 된다. 따라서 시 「씽크홀think hole」 혹은 sink hole.은 고밀도로 압축 굴절된 욕망의 “대도시”를 “저승으로 가는 문”이라고 간주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누군가 편리한 생활하며 물건을 쓸 때
지구 한 편의 누구와 자연은 매일,
매일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 「바닷물이 들어오는 교실」 부분


시 「바닷물이 들어오는 교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져 삶의 터전을 잃어 가는 “필리핀의 바타산섬” “주민”의 삶을 세밀하게 소묘하고 있다. 인류는 간석유나 석탄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의 과잉 발생은 아마존 유역의 밀림을 비롯한 밀림 숲의 무자비한 파괴와 맞물려 환경 재앙이라는 부메랑을 맞게 되었다.

자기 검열 혹은 현실 참여

나는 가끔 교통 신호를 지키지 않은 것과
아내 몰래 다른 여자를 생각한 적이 있거나
직장에서 영업상 거짓말한 나를 압수 수색한다

(중략)

확실한 혐의가 나오면 내가 지금껏 지어 온
마음의 감옥에 자진 투옥되리라
- 「압수 수색하다」 부분

시 「압수 수색하다」는 자기합리화와 변명만을 일삼는 우리 시대의 병리학적 징후를 총체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영혼이 아름다운 시이다. 정선호 시인이 행한 자기 검열 행위는 만해 한용운과 이육사를 거쳐 윤동주에게로 귀결하는 시인의 마음과 자세인데, 이는 자기로부터의 혁명이 시작되는 결연한 의지의 실천적 국면이다.

이상기후로 무더위가 이어지던 몇 해,
거리의 배롱나무에 걸린 붉은 심장들

지구 반대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아이의 내장이
아프게 배롱나무에 걸렸다
얼마나 더 더워져야 총성이 멈출 것인가

(중략)

무더위 견디며 희망을 건네는 붉은 사랑은
온 세상을 가득 채우다 지고,
가득 채우다 지고

백일동안, 가을이 오기까지
- 「백일홍을 읽다」 부분

시 「백일홍을 읽다」는 「압수 수색하다」의 자기 검열의 마음을 사회적 실천으로 이행시켜 “지구와 사람들을 살려낼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정선호 시인은 이해와 타협과 협치를 통하거나 아니면 온 세상을 “붉은 사랑”의 “기도”를 “가득 채”워 모두가 행복의 주체가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따라서 “붉은 사랑”은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혁명의 결정적인 주체이자, 이 세계를 평화롭게 만드는 삶정치적 행위의 신기원이다.

정선호 시인의 『만날고개에서 만나요』도 서정의 심급 위에 펼쳐진 사랑의 인간학을 현실 참여의 정치학으로 고양시켜 이 세계를 사람이 살만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있다. 따라서 시인의 요청은 강렬했고, 변화에의 의지는 단호했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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