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학사의 프롤로그” 한국역학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있다. 한국의 최고 주역 전문가들이 3년의 열띤 논의 끝에 낸 제안.
△ 책의 의의 이 책은 ‘한국역학사’ 출간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된 연구들을 집결한 것으로, ‘한국역학사’라는 연구 영역을 어떻게 설정하고 서술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단순한 인물 열거식의 개설이나 중국 역학의 수용 양상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역학이 어떻게 움직여갔는지를 통론적으로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한국역학사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저술이며, 그 사상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시도이자 제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의 완결된 저작이기도 하다. 역학이라는 주제를 놓고 한국역학의 입장에서 과감한 접근을 시도하였으며, 이 성과물들은 역학을 연구하고 논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 각 파트의 저자들은 오늘날 한국에서 『주역』 연구를 대표하는 연구자들로 그들의 연구를 하나의 체계에서 엮어냈다는 것 또한 이 책이 지닌 장점이라고 자부한다. 한국역학사의 집필은 한국주역학회에 주어진 시대적 책무라 하겠다. 역(易)이란 “때에 따라 변화하여 도를 따르는 것[隋時變易以從道也]”이라 하였다. 인류, 지구, 우주가 삶의 영역으로 들어와 있는 21세기에 집필하는 한국역학사는 어떤 모양새여야 할까? 이 책 『한국역학사 연구담론』은 이를 위해 저마다의 소견을 내보인 것이다. 마치 『한국철학사』의 집필 이전에 『한국철학연구』가 출간된 일에 비겨볼 수 있겠다. 한국역학사도 다양한 형식의 집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역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전문적인 역철학사의 형태, 인접학문과 소통할 수 있는 역학사상사, 역학문화사 등이 모두 가능한 접근이다. 다만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국역학통사를 서술하려면 역사와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역학사상사의 형태가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한국역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주역』 텍스트 연구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화적으로 응용 창작된 걸작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15세기에 건축된 경회루, 훈민정음의 창제 등을 들 수 있다. 이로부터, 단순히 텍스트 연구에 그쳐서는 한국역학의 특징을 충분히 드러낼 수 없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역학사의 정립 외에 한국주역학회에 요청되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면, 한국의 독자가 읽기에 적합한 주역개론서의 집필이다. 주역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높다. 그런데 역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주역을 배우고 싶어도 순순하게 역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모르겠다는 것이 주역을 배우고 싶은 이들의 솔직한 토로이다. 현재 유명한 일본학자, 중국학자가 집필한 개론서가 주로 읽히고 있지만, 한국의 독자들에게 잘 맞는 옷이라 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문화 풍토에 적합한 표준적 역학 입문서의 저술은 오늘날 한국역학계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이다.
△ 책의 간략 소개 제1부에서는 중국·대만·일본에서 이루어진 역학사 연구의 현황을 검토하였다. 동아시아 각 지역이 역학을 어떠한 학문적 범주로 인식하고, 어떤 방법론으로 사상사를 구성해 왔는지를 비교·분석하였다. 이는 한국역학사를 독자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비교사적 전제이자 방법론적 토대가 될 것이다. 제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한국역학사의 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논하였다. 엄연석의 『조선전기역철학사』와 『한국경학자료집성-역경』의 분석, 조선의 학파별 역학이론에 대한 탐구, 그리고 한국역학사상의 주제별 분류 등이 주 내용을 이룬다. 한국역학사에 대한 통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제3부와 제4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시기별 역학사의 서술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제3부에서는 고대부터 고려시대를 포괄하는 조선 이전 시기를 대상으로, 『주역』의 동점(東漸)과 수용의 역사를 개괄하고, 삼국과 통일신라기의 역학에 대해 살펴보며,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에 보이는 역학에 대해 고찰하였고, 이후 조선 역학의 포문을 여는 권근(權近, 1352~1409) 역학의 성격을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제4부에서는 조선시대를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고, 더하여 19~20세기까지 포괄하여, 각 시대별 역학사 서술의 방향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조선전기의 역학사를 서술하는 모식을 시대정신과 조응하여 탐구하였고, 이어서 서경덕(徐敬德), 이황(李滉), 이이(李珥)를 중심으로 조선중기 역학사를 서술하였다. 또 조선후기 역학사와 19~20세기 역학사의 해석방법론과 서술방식 등을 논하였고, 마지막으로 문화다원주의적 관점에서 서술한 미시적 한국역학사 서술방식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쳤다. 에필로그에서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역정과 담론 과정을 기술하였고, 한국역학사 저술 프로젝트의 출범과 한국주역학계의 당면과제를 진솔하게 논하였다.
저자 : 저자들 소개 (가나다순)
구미숙(具美淑) : 부산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주역』의 사유구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교와 창원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현재 『주역』과 칸트의 인식론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왕필의 득의망상(得意忘象)에 관한 연구」, 「『주역』의 은유와 상징」, 「칼 융의 동시성 이론과 『주역』」 등이 있다.
김동진(金東鎭) :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에서 내지덕(來知德)의 역학사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경국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의 역학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정약용의 주희 서법 개량과 그 의의」, 「『주역』 「잡괘전」의 착간 논쟁 연구」, 「주희의 점서법에 대한 가이호 교손의 비판과 변용」 등이 있다.
김영우(金永友) : 서울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제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세동점의 시기 『주역』, 『상서』 등 다산 정약용이 이룩한 경학 사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산 역학을 중심으로 명·청대 역학과의 비교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한국주역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방인(方仁)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다산역학사상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태현의 유식(唯識)철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21년 이후로는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는 『다산 정약용의 주역사전 기호학으로 읽다』(2014), 『다산 정약용의 역학서언, 주역의 해석사를 다시 쓰다』(2020)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제자 장정욱과 공역한 『역주 주역사전』(전8권, 2007), 등효정(鄧曉正)·김보름·최정섭 등과 공역한 『17-18세기 프랑스 예수회 신부들의 역경(易經) 이해』 상·하(2025) 등이 있다.
박영우(朴榮雨) : 국립대만대학 문학원 철학계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 겸 유교문화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은(隱)과 현(顯)의 명분론’이라는 중심 키워드를 통해, 『주역』의 ‘변-상’의 인지구조와 『춘추공양전』의 ‘행권’'의 명분생성 구조에 관한 주제를 엮어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는 『21세기 유교연구를 위한 백가쟁명: 유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공저), 『주역과 한국문화: 음과 양의 조화』(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 ‘『주역』 ‘점’-‘상’의 은유투사 메커니즘’ 등이 있다.
서근식(徐根植) :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를 받았으며,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조선시대의 『주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화담 서경덕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이해」, 「백운 심대윤 역학사상의 양명좌파적 성격과 점서적 특징」, 「초려 오징의 역학사상에 대한 양촌 권근의 수용과 비판 연구」, 「성호학파에서 다산 정약용 『주역사전』 「시괘전(蓍卦傳)」의 성립과정」 등이 있다.
안승우(安承宇) :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역학 전반에 대한 연구와 주역철학의 현대적 재해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한주학파 심설의 역철학적 전개」, 「주역의 자원순환철학」 등이 있다.
엄연석(嚴連錫) : 서울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림대학교 태동고전연구소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역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서양사상 유입과 유학계의 대응』(2024)(공저), 『조선전기역철학사』(2013)가 있다. 논문은 「유학 경전 속의 ‘열락’에 대한 심미적 이해와 정치적 교화」(2024), 「역동 우탁의 역학사상과 역학사적 지위」(2024) 등이 있다.
이난숙(李蘭淑) : 강원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강원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주역학회와 율곡학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율곡의 『순언』: 유학자의 노자 『도덕경』 이해』(공역, 2015), 『주역의 연원과 한중 역학의 지평』(공저, 2019) 등이 있다. 논문은 「『주역』은 이진법이 아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퍼지(Fuzzy)이론과 변(變)의 해석법」(2025), 「『주역』에 담긴 한의학의 이치와 맹아 고찰」(2023) 등이 있다.
이선경(李善慶) :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주역학회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철학과 대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역학과 한국철학사상 및 문화의 매개적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이원구 역학: 18세기 조선 철학으로 답하다』(2018), 『주역과 한국문화』(공저, 2022), 『주역의 눈』(2025)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주역의 죽음관」, 「한국사상사 연구방법론으로서 易의 가능성 시론」 등이 있다.
정병석(鄭炳碩) : 대만의 중국문화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1990), 계명대학교와 영남대학교 철학과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저역서로 『점에서 철학으로』(2014), 『주역』 상·하(2011) 등이 있다. 논문은 「주역의 觀 -세계와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의 기점으로서의 觀-」(2003), 「태극 개념 형성의 연원적 배경과 해석」(2006), 「방통과 융합 -주역 해석 공간의 확장과 연속」(2016) 등이 있다.
최영성(崔英成)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국립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고대사상, 유불도 교섭사, 한국유학사 등이 주된 전공 분야다. 저서로 『한국유학통사』(전3권), 『최치원의 철학사상』 등이 있으며, 역서로 『역주 사산비명』, 『고운문집』, 『한재집(寒齋集)』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한국사상, 한국유학사 관련 논문 160여 편이 있다.
최정준(崔廷準) :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기홍역학회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여헌 장현광의 사상과 한국역학』(2016), 『주역개설』(2014)이 있고, 역서로는 『경씨역전』(2016)과 공역으로 『한국주역대전』(2017)이 있다. 논문은 「여헌 장현광 역학사상의 철학적 탐구」(2006), 「한국문화와 역의 삼재론」(2022) 등이 있다.
황병기(黃昞起) : 연세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경대학교 동양학과 특임교수와 대진대학교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이다. 저서로 『정약용의 주역철학(연세국학총서 96)』(2014), 『공자혁명: 2000년 전의 유교, 현대 교육에 메스를 대다』(공저, 2015) 등이 있고, 역서로 『역주 대학공의 대학강의 소학지언 심경밀험』(공역, 2014)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여헌 장현광의 도맥과 퇴계학 전승의 문제」(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