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임성구)가 회원들의 작품을 모은 시조 모음집을 발간했다. 이번 작품집은 한국 시조 문학의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 시조의 다양한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이번 작품집 『시조, 맛과 멋에 흥취하다』는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원들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문학적 세계를 담은 시조 작품들을 수록했다. 참여 작가들은 오랜 창작활동을 이어온 시조시인들과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들은 자연과 삶, 인간의 내면과 시대적 감각을 담아내며 전통 시조의 정서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시조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로, 간결한 형식 속에 깊은 사유와 미학을 담아내는 장르다, 이번 작품집은 이러한 시조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새로운 표현을 통해 오늘의 시조 문학이 지닌 가능성과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임성구 회장은 “우리 민족의 전통 문학인 시조를 아끼고 사랑하는 시조인들의 창작열을 쉽게 잠재울 수 없어” 이 작품집을 기획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시조문학의 발전과 보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조집 『시조, 맛과 멋에 흥취하다』는 문학 애호가들과 독자들에게 한국 시조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전하는 한편, 전통 문학 장르인 시조의 현재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기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책속에서
술 주 -파자 27 김복근
닭[酉]이 물[氵
] 마시듯 술은 배신하지 마라.
비아버린 술잔에 한숨이 차오르모 술에게 술을 권하며 오관이 벌게질 끼다.
나는 내 말을 하고 싶어 술을 마시고 술은 지 말을 하기 위해 나를 마신다. 그라모 술도 취하고 나도 취할 끼다.
술이 나를 마시다가 두 손을 잡아주모 허풍시이 같은 나는 눈물을 펑펑 쏟고
세상은 지 맘대로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갈 끼다.
혼술 김태희
불우한 저 희년을 마취시킨 탁자 위에 녹색의 막걸릿병 순진한 선동일까 너 없는 노을빛 하루 또 얼마나 삭막할까?
술 황정희
오늘도 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다린다 울퉁불퉁 구부러진 걸음으로 그가 온다 벌러덩 누운 길 위에서 길이 되어 눕는다
전봇대와 싸우다가 옆집 개와 싸우고 가로수에 옷을 걸고 신발 벗어 얌전히 두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했던 말을 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입술이 무거워지고 듣고 싶은 대답 있어 귀도 엄청 무거울 때 눈꺼풀 확 떠 보지만 자꾸만 내려앉는
사람이 없다 푹 젖어 술만 줄줄 흐른다 풀풀거리며 나오는 그의 고단한 하루가 꺾인다 주저앉는다 술이 히죽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