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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근사록(近思錄)』은 남송의 주희(朱熹, 1130〜1200)와 여조겸(呂祖謙, 1137〜1181)이 주돈이(周敦頤, 1017〜1073)·정호(程顥, 1032〜1085)·정이(程頤, 1033〜1107)·장재(張載, 1020〜1077) 등 북송 도학자들의 저술 가운데 성리학의 핵심 문제와 일상 수양에 긴요한 조목을 뽑아 편찬한 책이다.
본서는 이러한 『근사록』에 남송 건안(建安) 출신의 섭채(葉采)가 주석을 붙인 집해본이다. 이 집해본은 『근사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초기의 온전한 주석서로 평가되며, 주희의 옛 주석과 여러 학자의 설을 바탕으로 편찬되었다.
섭채가 집해한 『근사록』은 권수제가 원전의 서명과 동일하게 ‘近思錄’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근사록』 원문본과 혼동되기 쉽다. 본 판본은 권수에 「근사록집해서(近思錄集解序)」와 「집해목록(集解目錄)」이 수록되어 있고 본문에 집해가 붙어 있으므로, 주희와 여조겸의 『근사록』에 섭채의 주해를 더한 『근사록집해(近思錄集解)』 계통의 판본으로 볼 수 있다.
2. 저자
주희는 남송의 대표적인 성리학자로, 자는 원회(元晦) 또는 중회(仲晦), 호는 회암(晦庵)이다. 북송 이래의 도학 사상을 집대성하여 성리학의 체계를 확립하였으며, 『사서집주(四書集註)』를 비롯한 여러 경전 주석서를 남겼다. 『근사록』에서는 여조겸과 함께 주돈이·정호·정이·장재 등 북송 도학자들의 글 가운데 학문과 수양에 긴요한 내용을 선별하여 성리학 입문서의 체계를 마련하였다.
여조겸은 남송의 학자로, 자는 백공(伯恭), 호는 동래(東萊)이다. 금화학파(金華學派)의 중심 인물로, 경학과 사학에 모두 밝았으며 주희와 학문적으로 교유하였다. 『근사록』 편찬에서는 주희와 함께 북송 도학자들의 저술을 검토하고, 성리학의 핵심 조목을 선별·편성하는 데 참여하였다.
섭채는 남송 건안(建安) 출신의 학자로, 자는 중규(中圭), 호는 평암(平巖)이다. 채연(蔡淵)·이방자(李方子)·진순(陳淳) 등에게 학문을 배웠으며, 이 가운데 채연과 진순이 주희의 제자였으므로 섭채는 주희의 재전제자(再傳弟子)에 해당한다. 섭채는 『근사록』 전체에 주석을 붙인 집해본을 편찬하였는데, 이는 『근사록』을 대상으로 한 초기의 온전한 주석서로 평가된다. 그의 집해는 주희의 옛 주석을 근본으로 삼고 여러 학자의 설을 참고하였으며, 필요한 부분에는 자신의 견해를 보충하여 『근사록』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형태적 가치 및 특징
본서는 14권 4책으로 구성된 오침안(五針眼)의 선장본(線裝本)이다. 표제(表題)와 권수제(卷首題)는 모두 ‘근사록(近思錄)’이나, 「근사록집해서(近思錄集解序)」와 「집해목록(集解目錄)」이 수록되어 있어 원전명인 『근사록』과 구분하기 위해 『근사록집해(近思錄集解)』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각 책의 표제 하단에는 ‘원(元)·형(亨)·이(利)·정(貞)’의 책차가 기재되어 있다. 목판본(木板本)이며, 광곽(匡郭)의 형태는 사주쌍변(四周雙邊)이다. 계선(界線)이 있으며, 반엽(半葉) 기준 10행 18자이다. 어미(魚尾)는 상하내향이엽화문어미(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이며, 책 크기는 33.2 × 22.5 cm이다. 본 판본에는 간기나 발문이 없으나, 선행 연구에서는 판식과 책판 목록의 기록을 근거로 옥산서원본으로 추정하였다. 『근사록』 집해본 가운데 반엽 10행 18자의 행자수를 보이는 판본은 옥산서원본이 유일한 것으로 지적되며, 옥산서원에 수장된 『근사록』 책판의 장차수와 현전본의 장수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경주 옥산서원에서 간행된 판본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서에는 간행기록이 직접 남아 있지 않으므로, 간행 시기는 책판 목록의 기록을 근거로 1778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권수에는 남송 순우(淳祐) 8년(1248)에 섭채가 쓴 「근사록집해서」가 수록되어 있다. 이어 「집해목록」에는 자양선생 주문공(紫陽先生朱文公), 남헌선생 장공(南軒先生張公), 동래선생 여성공(東萊先生呂成公), 면재선생 황문숙공(勉齋先生黃文肅公), 절재선생 채씨(節齋先生蔡氏), 과재선생 이씨(果齋先生李氏) 등과 같은 명단이 확인된다. 이는 『근사록』의 편목이 아니라, 섭채가 『근사록』을 집해할 때 참고한 주요 학자들의 명단이다. 이들은 각각 주희(朱熹)·장식(張栻)·여조겸(呂祖謙)·황간(黃榦)·채연(蔡淵)·이방자(李方子)를 가리킨다. 따라서 「집해목록」을 통해 섭채가 이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근사록』 본문을 해설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어 『근사록』 편찬에 사용된 참고 서목이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주자태극통서(周子太極通書)』, 『명도선생문집(明道先生文集)』, 『이천선생문집(伊川先生文集)』, 『주역정씨전(周易程氏傳)』, 『정씨경설(程氏經說)』, 『정씨유서(程氏遺書)』, 『정씨외서(程氏外書)』, 『횡거선생정몽(橫渠先生正蒙)』, 『횡거선생문집(橫渠先生文集)』, 『횡거선생역설(橫渠先生易說)』, 『횡거선생예악설(橫渠先生禮樂說)』, 『횡거선생논어설(橫渠先生論語說)』, 『횡거선생맹자설(橫渠先生孟子說)』, 『횡거선생어록(橫渠先生語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는 『근사록』이 주돈이·정호·정이·장재 등 북송 도학자들의 저술 가운데 주요 조목을 선별하여 편찬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뒤에는 주희와 여조겸의 서문이 연속하여 배치되어 있으며, 이어 남송 순우 12년(1252)에 섭채가 자신이 집해한 『근사록』을 황제에게 올리면서 작성한 「진근사록표(進近思錄表)」가 수록되어 있다.
본문은 권 1부터 권 14까지 차례로 이어지며, 각 권의 권수에는 해당 권에 수록된 조목 수가 표시되어 있다. 권수제 아래에는 해당 권의 대의를 설명하는 짧은 주석이 제시되어 있다. 본문은 『근사록』 원문을 중심으로 하며, 각 구절 뒤에 섭채의 집해가 붙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석에는 주희의 설을 비롯한 여러 학자의 견해가 인용되어 있으며, 필요한 경우 섭채 자신의 견해도 덧붙여져 있다. (해제: 임윤수, 감수: 옥영정)
4. 참고자료
• 우정훈, 『近思錄』 集解本의 板本 硏究, 서울 :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
• 우정훈, 송일기, 葉採의 『近思錄』 集解本 板本考, 서지학보, 36, 2010, pp. 22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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