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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551.4609-22-1

- 서명: 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 편/저자: 주경철

- 발행처: 휴머니스트출판그룹(2022-01)

서평
 바다의 관점에서 본 인류의 위대한 역사
서평자
 현재열,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부교수
발행사항
 601 ( 2022-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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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다와 문명의 발전
2부 아시아 해양 세계의 역동성
3부 대항해시대의 교류와 지배
4부 전 지구적 해양 네트워크의 발전
5부 해양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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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바다를 통해 확산했고, 바다를 이용하며 살았고, 바다 위에서 싸웠다. 그동안 대륙 중심으로만 역사를 본 결과 이와 같은 중요한 사실들을 간과해왔다. 우리는 대륙의 관점과 함께 해양의 관점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 882쪽 경제활동인구의 약 27%가 연안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GDP의 약 8% 이상을 해양 관련 산업에서 산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수출화물 수송의 99.7%(물량기준)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된 일인지 ‘해양사’라는 말은 그리 친숙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해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불러일으켜 온 이로는 오래전부터 해양과 인간의 역사적 전개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저술 및 연구 활동을 수행해온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의 주경철 선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다시 또 대중만이 아니라 학계에까지 큰 충격을 주면서 해양을 통해 전개된 인류의 위대한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 보이는 엄청난 역작을 내놓았다. 해양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미진한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결코 가능하리라고 생각조차 하기 힘든 해양사의 대작을 그가 간행한 것이다. 거의 1,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에 총 5부, 2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서술한 저자의 의도는 분명하다. “바다의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재해석”해보고자 한 것이다. 1부에는 역사 이전부터 고대 시기에 이르는 바다와 인간의 만남의 역사를 다루는 총 5개의 장이 편성되었다. 2부에는 6개 장이 편성되었고, 그 내용은 주로 해양 실크로드와 그 중심인 아시아의 바다에 대한 이야기이다. 3부는 서구의 대양 팽창부터 18세기 말 서구의 세계 해양 지배의 완성까지를 다루면서 5개 장으로 구분해 놓았다. 4부는 19세기에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를 다루며 총 4개 장으로 근대 산업화와 제국주의 경쟁, 세계 전쟁을 바다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마지막 5부는 2개의 장으로 나누어 20세기 해양의 역사와 현재 상태를 정리하고, 가능한 미래 전망을 제시하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여느 해양사와는 달리 해양사의 시작을 역사 이전부터, 즉 현생 인류의 탄생 직후부터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간이 지구의 지배적 종이 되는 데는 항해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고 밝히며 인류가 발생 초기부터 바다와 관계를 맺어왔음을 차분히 서술한다. 이렇게 선사시대부터 해양사를 서술하는 방식은 해양사가 한국보다 상당히 발전한 서구에서도 최근에야 나타난 것으로, 양적으로 엄청난 동시에 질적으로도 새로운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 이 책이 국제적 기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의 역작임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은, 일반적인 통사류의 역사책과 달리 책 전체가 분명한 하나의 목표와 의도 하에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5개 부의 전개는 그냥 시간 순 혹은 공간 순의 전개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바다와 인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구조 변화의 과정이다. 그가 각 장의 첫머리에 제시해 놓은 장별 요약 부분은, 그것만 읽어보아도 인류의 해양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를 큰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저자가 각 장에서 여러 개의 절로 촘촘하게 제시하는 세밀한 사실관계들은 그 자체로 보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제시하는 장기간에 걸친 해양사의 구조 변화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구성과 사실의 배열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확인한 사실은 인류의 삶에서 바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공간”임을 보여주면서 원래의 목적인 “바다의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재해석해보려는 시도”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다단하고 뒤얽힌 사실관계들을 인간이 바다와 관계를 맺어온 과정의 구조적 변화를 추적한다는 큰 그림 속에 치밀하게 배치하고 있기에, 저자는 역사학 저작으로는 드물게 미래에 대해서도 자신의 시선을 던지고 나름의 발언을 제시할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이 생명의 모태였던 바다로 돌아가 우리의 마지막 안식처로 삼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바다에서 찾을 수도 있다”고. 한국 역사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까지 평가할 수 있는 이 엄청난 대작이 이 반도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사는 공간을 정확히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 그를 통해 역사학의 세부 분야가 어떻든 간에 경계를 넘어 사유할 줄 아는 젊은이들이 바다에 몸을 두고 세계를 바라보는 귀중한 경험에 대거 나서게 되기를 사뭇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