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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38.542-23-1

- 서명: 초거대 위협 : 앞으로 모든 것을 뒤바꿀 10가지 위기

- 편/저자: 누리엘 루비니

- 발행처: 한국경제신문(2023-02)

서평
 핑크빛 미래를 꿈꾼다면 지금 직시해야 할 자줏빛 미래의 신호들
서평자
 신원문,세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발행사항
 637 ( 2023-0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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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부 거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위기
1장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
2장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
3장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
4장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
5장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
2부 금융, 무역, 지정학, 첨단기술, 환경의 위기
6장 통화 붕괴와 금융 불안
7장 세계화의 종말
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
9장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
10장 거주 불가능한 지구
3부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
나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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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과 위협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일부는 더디게 움직이고 어떤 것들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위험하다. (중략) 이 책에서 나는 천천히 진행되고 있든 가속도를 내고 있든, 조만간 우리를 덮치든 한참 뒤에 도달하든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크고 거대한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 10쪽 필자는 박사학위를 받기 이전에 한국은행의 거시건전성분석국(現 금융안정국)의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하는 팀에서 근무하였다. 금융안정보고서는 「한국은행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국회에 제출되는 거시 금융안정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이다. 이 발간물의 명칭은 금융‘안정’보고서이지만, 실제 내용은 우리나라 거시금융 여건상 잠재하고 있는 ‘위험’에 대한 분석으로 구성된다. 근무 당시 팀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 팀에서 일하다 보면 우울한 생각만 하게 된다”고 할 정도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경제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소와 같은 부정적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렇게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는 보고서가 어떻게 금융‘안정’보고서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 답에 대한 힌트는 당시 필자의 소속 팀명인 조기경보(early warning)팀에 있다. 경제와 금융시스템 몸통 전체를 흔들 수 있는 꼬리 위험(tail risk)을 조기에 포착하고 이에 대해 경종을 울려 실제로는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보고서의 목적인 것이다. 『초거대 위협』 역시 오늘날 경제와 사회에 조기경보를 울리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경제, 금융, 정치, 지정학, 무역, 첨단기술, 환경 등의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문제들을 ‘초거대 위협(megathreats)’이라 명명하고, 초거대 위협의 현실과 이로 인해 다가올 암울한 미래를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관적인 경제전망으로 ‘닥터 둠(Dr. Doom)’이라고도 불리며,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여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 저서를 통해 다시 한번 닥터 둠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저서의 각 장에서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초거대 위협은 높은 부채 비율, 만연한 재정적자, 오랜 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 금융혁신에 따른 금융불안, 글로벌 불균형 등 경제, 재정 및 금융과 관련된 문제뿐만 아니라 고령화 문제,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등과 같은 사회·정치·기술·환경 문제를 포괄한다. 저자는 이 초거대 위협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향후 20년 안에 이 위협들로 인해 세계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 것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책이다. 알고 싶지 않은, 몰라도 될 것 같은 불편한 사실들을 조목조목 언급하고 있는 책이다. 단순한 주장과 예측이라고 해도 불편한 내용인데, 충분할 만큼의 자료, 수치와 과거 사례를 제시하며 날카로운 직관과 통찰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내용이 더욱 불편하게 다가온다. 필자가 거시경제학을 연구하는 경제학자이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저서의 내용은 비관론자인 저자의 예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인다고,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저자의 주장은 다양한 의견 중 하나인 비관론적 예측일 뿐이라 치부하고 막연하게 핑크빛 미래를 꿈꾸는 것이 과연 능사일까.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배워야 하는 것은 자줏빛 미래에 대한 필연성이나 불가피성이 아니라, 핑크빛 미래를 꿈꾸기에 외면하지 말고 직시해야 할 경제적·사회적 위험 요소들에 대한 위기의식이다. 자줏빛 미래에 대해 현재가 보내는 신호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이에 대응도 할 수 있다. 핑크빛 미래를 지향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인지하고 있어야 할 광범위한 문제들을 우리를 대신하여 잘 정리하여 지적해주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저서이다. 필자가 서두에 언급한 한국은행 발간물의 이름이 금융‘안정’보고서인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깨닫고 행동을 시작했더라면 일이 훨씬 쉬워졌을 것이다. 해결책이 지연될 때마다 장애물의 수는 늘어난다”(410쪽). 저자는 비록 디스토피아(dystopia)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유토피아(utopia)를 꿈꾸며 조금 더 일찍 깨닫고 행동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