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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20.01028563-24-1

- 서명: AI 시대의 정치이론 : 인공지능이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인가?

- 편/저자: 마티아스 리스

- 발행처: 그린비출판사()

서평
 인공지능과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민주주의와 인공지능은 상생관계인가?
서평자
 조소영,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행사항
 697 ( 2024-1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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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 인류 역사와 디지털 세계
2. 아미시에서 배우기 — 디지털 시대, 기술철학으로서의 정치철학
3. 인공지능과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4.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 하지 않는다: 진리에 대한 권리는 존재하는가?
- 라이프 2.0에서 공적 이성의 역할
5. 알게 되는 것과 알려지는 것 — 디지털 세계의 인식적 자격
6. 포르노와 불신을 넘어 — 딥페이크 기술의 인식론적 가능성과 위험성
7. 4세대 인권 — 라이프 2.0과 라이프 3.0의 인식적 권리
8. 감시 자본주의, 도구적 권력 그리고 사회물리학에 대하여
— 디지털 세계를 위한 계몽
9. 사회적 사실로서의 데이터 — 분배정의와 빅데이터의 만남
10. 신, 골렘 그리고 기계 숭배 — 디지털 시대에서 삶의 의미
11. 도덕적 지위와 정치적 소속감 — 라이프 3.0을 위한 정치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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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기술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데 사용되기를 희망해야 하며 기술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서는 안된다. 기술 발전은 민주정치에서 폭넓게 논의되어야 하며 시민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 158쪽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디지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에 민주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깊다. 이 책의 출발점도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디지털 시대의 우리가 생각해야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술과 인류와의 관계에 대한 많은 질문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치철학과 기술철학의 교차점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도래가 정치사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밝히는 것을 이 책의 주요한 동기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다양한 전통적 정치철학들의 관계에 대해 재평가하는 것을 이 책의 주요한 목적으로 두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디지털 세계의 개념을 소개하고 인류 역사와 디지털 세계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다. 2장에서는 기술이 미래를 변화시키는 것에 저항하는 매우 특이한 공동체인 아미시(Amish)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기술을 철저하게 정치적인 문제로 간주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 그래서 인공지능과 기술혁신의 시대의 정치철학은 기술철학이어야 함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인공지능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도전과 가능성을 탐구하고, 민주주의의 목적에 맞는 공적 영역과 정치 및 경제 권력이 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4장은 디지털 세계에서의 거짓 정보로 인한 피해와 라이프 2.0에서 공적 이성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5장에서는 디지털 세계가 새로운 방식으로 개인을 ‘알게 되는 자’와 ‘알려지는 자’로 변화시키는 개인에 대한 이중적 구조를 설명하며, 푸코의 사상 재정립을 통해 디지털 세계의 인식론적 자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6장은 딥페이크 기술의 인식론적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검토한다. 7장은 4세대 인권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선언문 형식의 내용을 제안한다. 권리에 대한 논의의 마지막 장인 8장은 민주주의와 인식적 권리를 바탕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계몽주의적 이상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인권이 사회를 위한 올바른 규범적 이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9장에서는 누가 데이터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통해 분석된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분배정의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휴고 그로티우스의 바다 소유권에 관한 설명에서 시사점을 얻은 데이터 소유권에 대한 열린 논의가 흥미롭다. 10장은 디지털 시대에 기술이 어떻게 삶의 의미와 관련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로버트 노직, 돈 아이디, 한나 아렌트, 노버트 위너의 아이디어들을 빌고 있다. 그래서 기술이 어떻게 잘못된 방식으로 인간의 의미 추구에 개입할 수 있는지 조명하고 이러한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마지막 11장에서는 라이프 3.0의 정치이론 논의로서 정치적 구성원의 조건으로 어떤 지능과 자의식 이상의 인지 능력이 필요한가를 살펴보고, 특정 상황에서 인간과 초지능 기계가 공존할 수 있는 정치적 맥락에 대한 비전 제시가 가능한 공적 이성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우리 시대의 저명하고 통찰력 있는 사상가인 마르틴 하이데거, 루이스 멈퍼드, 자크 엘륄 그리고 허버트 마르쿠제 등은 인간의 기술 사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그리고 기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기술 발전으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를 정치적ㆍ사회적 여러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한 실존적 위험에 대해 살펴보되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저자의 설명처럼 인공지능 개발과 발전에 대한 통제 여부와 유효성에 대해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할 뿐 아니라, 미래가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처럼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검증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불안감을 공유한 우리에게 이 책은 위안이 된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우리의 미래를 단정할 수도 없지만, 인공지능과 민주주의가 상생할 수 있는 관계인지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설명해 준 저자의 산책길에 동행해 보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