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표지이미지

- 청구기호: 302.231-24-14

- 서명: 분노 설계자들 : 알고리즘이 세상을 왜곡하는 방식에 대하여

- 편/저자: 터바이어스 로즈-스톡웰

- 발행처: SIGONGSA()

서평
 우리는 왜 점점 더 분노하게 되는가?
서평자
 최항섭,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한국정보사회학회 회장
발행사항
 715 ( 2025-02-12 )

목차보기더보기

1부 기계의 제작
2부 기계의 작동
3부 기계의 역사
4부 기계의 톱니바퀴
5부 기계의 재설계

서평보기더보기

“사람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가 믿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 … 세상을 이해하려 할 때 이런 소속감이 정확성보다 우선할 때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419쪽 이 책은 한 사회에 분노가 생성되고 확산하는 과정에서 그 분노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분노를 유발하여 정치적, 상업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있으며, 이 유발로 인해 분노행위를 하는 행위자들은 정작 누군가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긍정적 사회 변화가 놀랍다고 하면서도 긍정적 측면에만 천착하여 분노를 유발하는 부정적 측면을 잘 몰랐다고 고백한다. 1부 기계의 제작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이미지와 텍스트가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하는 과정에서 ‘공감’을 가져오는 특성을 설명한다. 2부 기계의 작동에서는 알고리즘이 소셜미디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여러 사례를 들어 풀어낸다. 3부 기계의 역사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노가 생성되고 확산한 실제 사건들을 제시한다. 4부 기계의 톱니바퀴에서는 저널리즘의 근본적 개념과 그 특성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5부 기계의 재설계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성된 분노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제시하면서 글을 맺는다. 저자는 공감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작동할 때는 긍정적이지만, 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되는 경우에는 부정적으로 작동한다고 본다(43쪽). “공감은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전)에서 뚜렷한 역할을 맡는다”(44쪽)고 설명하면서, 정치 세력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슬로건에는 공감을, 자신들의 적대 세력들의 슬로건에는 분노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용자의 편익을 위해 개발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개인을 특정 슬로건에만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자신만의 주장을 정당하다고 굳게 믿게 하고, 그 주장과 다른 모든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믿게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알고리즘은 행동을 바꾸고 믿음을 약화시키며 음모의 씨앗을 뿌리는 데 사용된다.”(168쪽) 이제 인간은 스스로 비판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되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주장과 가치들을 접하고자 하는 능력 자체를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왜 엄격하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들조차 믿는가를 저널리즘의 쇠약화를 통해 설명한다. 저널리즘은 본질적으로는 사회에 어떤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을 추구하지만, 저널리즘 매체들이 기업의 속성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뉴스들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특정 정치집단에 편향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저널리즘 자체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고 분석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보수적 매체와 진보적 매체가 점점 분리되는 추세가 이를 말해준다. 저널리즘의 신뢰 하락으로 인해 저자는 “우리는 무엇이든 깊은 회의를 품고 바라보는 경향이 늘어난다.”(379쪽)고 한다. 이제 사람들은 사실을 정확히 알려주는 매체보다는 차라리 자기가 이미 믿고 있는 바를 재확인시켜 주는 주장을 해주는 매체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이제는 소위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보다는 누가 말을 하는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러나 자신의 편에 서서 극렬하게 외쳐주는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빠진 개인들은 자신의 믿음과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과만 소통한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의 믿음과 가치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외친다.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 레거시 미디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거부한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에 빠져 자신들의 믿음만이 옳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서 뉴욕대학교 심리학자 배벌(Jay J. Van Bavel)의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사람들이 어떤 일이 사실인지를 판단할 때 “소속감이 정확성보다 우선할 때가 많다.”(419쪽) 이 책은 알고리즘의 편향성으로 인해 소셜미디어가 생성하는 분노의 확산이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도적으로 생산된 분노가 어떻게 개인의 믿음을 절대화시키고, 이것이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는지를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