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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위기의 시대, 제3섹터에 주목하라!

정부(제1섹터)와 시장(제2섹터) 사이의 대안적 영역을 가리키는 제3섹터는 다소 생소한 용어이지만 오랜 기간 조합이나 비영리조직(non-profit organization)의 형태로 정부와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왔다. 최근 들어 글로벌화, 경제위기, 인구고령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자본주의적 모순을 해결할 한 가지 대안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각 나라의 역사와 상황에 따라 성격을 달리 하며 발전해온 제3섹터는 한국에서도 꾸준한 발전의 역사를 찾을 수 있으며 지금은 사회적 목적에 따라 영리 추구도 가능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새로운 형태의 조직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변화된 현실에 맞추어 개념 확장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관련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온 저자들의 지난 연구 성과를 쉽게 정리한 책으로 제3섹터의 개념부터 발전과정, 관련 법과 제도, 자원봉사활동과의 연관성, 기업사회공헌과의 연계, 지배구조상 개선점까지 종합적으로 다루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제3섹터의 내일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제3섹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진짜 위기를 진단하다
한국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와 그 해결 과정은 우리에게 공공성(公共性)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했다. 정부는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또 기업은 공정한 룰에 따라 경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했는지가 그것이다.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된 개인 역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공공성의 위기 앞에서 이 책은 제3섹터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 정부영역과 시장영역을 감시.견제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중간 영역에서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제3섹터의 역할과 속성이 공공성 위기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3섹터의 개념과 그 역사 등을 짚어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공공성에 부합하는 규범과 원칙을 환기시켜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데 제3섹터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의 제3섹터가 걸어온 길
제3섹터는 각 나라의 역사적 상황에 따라 고유의 형태를 띠며 발전해왔다. 이 책에서는 한국 제3섹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 비영리활동의 역사를 정리한다. 최초의 비영리활동은 신라시대 초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계, 두레, 향약 등 전통적 상호부조활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으나 본격적인 의미의 비영리조직은 근대화와 더불어 발생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독교 전래와 깊은 연관을 맺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후 식민시대를 거치며 최초의 시민사회단체인 독립협회가 설립되었고, 의료, 사회복지, 교육을 주요 활동으로 삼는 비영리조직이 순차적으로 생겨났다. 1987년은 제3섹터의 기반이 되는 시민사회 발전에 이정표가 된 시점이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고 시민 참여가 증가하며 많은 시민단체가 생겨났다. 이후 시민사회는 급속히 성장하며 제3섹터의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였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사회적일자리창출운동 등이 전개되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영리활동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이 제3섹터의 새로운 모델로 등장하는 등 한국 제3섹터의 범위와 중요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제3섹터에 대한 다각적 분석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은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 분야를 갖고 있다. 각자의 전공 분야에 따라 제3섹터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이루어진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사회학 관점에서는 시민사회의 전통 속에서 제3섹터의 뿌리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제3섹터의 개념과 역사 등을 정리했으며 제3섹터의 주요 인적자원인 자원봉사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경제학 관점에서는 관련 법제와 세제를 정리하고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를 분석했다. 기업사회공헌의 기원과 배경, 현황을 정리하고 제3섹터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과 지배구조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제3섹터의 지배구조와 개선방안을 고찰한 것은 경영학의 관점이다. 이 외에도 새롭게 부상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최근 동향과 연구 성과를 정리한 자료는 아직 관련 연구의 역사가 길지 않은 현실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제3섹터는 모두의 문제이다
만성적 경제위기가 일상화된 현재 제3섹터는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연대와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제3섹터가 일부 취약계층을 위한 것만이 아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두와 관련된 일인 이유이다. 특히 국가주도 의 발전과 길지 않은 시민사회의 역사 등 전통적으로 공익성이 취약한 제도적.문화적 유산을 가진 우리에게 제3섹터의 존재이유는 더 크게 다가온다. 오랜 연구의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마무리해 내놓지만 이 책의 출간이야말로 제3섹터에 대한 인식 전환과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의 시작일 것이다. 저자들도 책 출간이 계기가 되어 한국 제3섹터의 내일을 위한 심도 깊고 폭넓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