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유명 인사들과의 화려하고도 타락한 삶<안녕! 맨해튼>은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에디 세즈윅의 실제 생활을 영화화한 것이다. 에디 세즈윅은 1967년에 이미 뉴욕 시 언더그라운드 사회의 신비로운 존재가 되었다. 젊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녀는 보스턴의 유서 깊은 가문 출신으로 60년대에 뉴욕에 와서 앤디 워홀을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팝아트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시작에 불꽃을 당겼다. 패션과 미술에 대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는 그 후 수십 년 동안이나 유행에 영향을 끼쳤고, 에디는 <안녕! 맨해튼>으로 절정기를 맞이했다.
앤디 워홀은 <안녕! 맨해튼>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앤디 워홀의 팩토리에서 만든 다른 영화들을 작업했던 그의 친구 척 웨인Chuck Wein과 존 팔머John Palmer가 촬영을 맡았다.
촬영 소식이 퍼지자 비바Viva, 에릭 에머슨Eric Emerson, 폴 아메리카Paul America 등 워홀 팩토리에 소속된 이들의 절반이 캐슬로 몰려왔다. 안드레아와 제랄딘은 이미 캐슬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비트족 시인 리오넬 골드바트Lionel Goldbart는 기타와 선글라스, 봉고 드럼과 함께 찾아왔다. 그는 큰 키에 핸섬하고 대단히 지적이었으며 가망 없을 정도로 심각한 헤로인 중독이었다. 그가 연구하고 있는 새 역법曆法이 “우리가 아는 세상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톰의 작업실에서 긴 시간 촬영이 있은 후, 클라이맥스 부분에 이르렀을 때 척 웨인은 사제복을 벗고 완전한 알몸이 된 앨런 긴스버그를 따라 모두들 벼랑에 있는 동굴로 가자고 했다. 다 같이 앨런을 따라 쾌락주의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토니는 이 모든 흥미진진한 장면을 다 놓쳤지만, 영화 촬영에는 관심도 없었다. 대신 그는 에디를 포함한 두 명의 모델과 함께 위층 침실에서 그만의 영화를 찍는 중이었다. “게다가”, 내가 그의 방문을 노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뭘 좀 먹지 않겠느냐고 묻자 토니가 대답했다.
“앨런 긴스버그가 거시기를 덜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꼴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진짜 옛날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진짜 같은 가짜 그림옛날 그림古畵의 위작을 만들려면 진짜 옛날 그림으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동네 골동품 가게를 구석구석 뒤지며 별 값어치가 없는 진짜 옛날 그림을 찾는 것이었다. 미술품 딜러들은 오랫동안 가게에서 먼지만 쌓인, 마치 미치광이가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들을 팔게 돼 좋아했다. 내가 지미의 집에서 연구한 그림들은 매우 적은 물감에 아마인 유linseed oil를 섞어서 그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19세기 그림들에 공통된 수법이다. 사실상 이러한 표본 그림들을 비스듬하게 들어서 보면 캔버스의 무늬나 “핵심들”이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것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짧은 시간에 상상이 되는 매우 끔찍한 그림들을 잔뜩 모았다. 내 목적에 딱 들어맞는 그림들이었다. 캔버스 왁구와 캔버스가 전부 미국산이고 물감을 얇게 칠했으며 제작 연대도 딱 맞아 떨어졌다. 몇몇은 제조업체의 라벨이 여태 붙어 있는 것도 있었다.
나의 주된 도전 과제는 옛날 그림에서 그림을 지우고 캔버스에 새로 젯소 처리를 한 다음,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크랙을 만든 후 진품과 똑같은 피막 효과를 더하는 것이었다.
내 목적은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똑같이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다. 무엇이 옛날 그림에 크랙과 같은 영향을 끼쳤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동일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크랙이 물리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유성 물감의 층들 사이에 압력이 더해지면서 생기는 효과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팽창과 수축을 일으키는 온도차와 습도, 심지어 물리적 충격 같은 외부적 요인이 크랙 형성에 촉매제로 작용한다. 나는 그 목적에 기여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는 게 필요했고, 그런 다음 그 과정을 가능한 빨리 진행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과거의 위조자들이 고안한 길고 복잡하고 신뢰할 수 없는 방법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그 해답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으리라 직감적으로 믿었다. 어쨌든 우연히 발견한 간단한 방법만으로 아카데미 보드지에 흠 잡을 데 없는 크랙을 만들어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