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이슬란드 : 유럽의 날씨를 요리하는 곳 ㆍ 052 날씨 그리고 기후 / 모지프 라티프 ㆍ 074
3 라플란드 : 빨간 소방차로 누빈 순록의 왕국 ㆍ 078 문화 상실? 맞아, 그렇기는 하지만…… / 사라 스트로스 ㆍ 106
4 남아프리카공화국 : 식물과 동물의 왕국 ㆍ 110 생물다양성 / 테사 올리버 ㆍ 138
5 호주 : 마른 땅의 지배자 ㆍ 142 부족해지는 식료품 / 틸로 포메레닝 ㆍ 166
6 모로코 : 문 앞에서 노크하는 사막 ㆍ 170 기후와 윤리 / 요슈타인 가아더와의 인터뷰 ㆍ 191
7 알프스 : 걸어서 이탈리아로 ㆍ 196 유럽의 급수탑 / 마틴 베니스턴 ㆍ 223
8 오덴발트 : 현관 앞의 모험 ㆍ 226
닫는 글 / 거 봐. 되잖아! / 하랄트 벨처 246 아이들과 여행할 때 필요한 준비물 256 지명 찾아보기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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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우리 모두의 ‘내일’은 정확히 오늘 시작된다.
우리가 이 가족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암울한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새롭게 피어오르는 희망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의 겨울은 이게 겨울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이상하게 따뜻해지고, 여름은 이제 완연한 아열대기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장장 6개월 동안 이어진 호주 산불은 오세아니아 대륙이 얼마나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흔히 사람들은 기후변화 하면 태풍이나 해수면 상승으로 존립을 위협받는 섬나라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모든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사람들은 자연에 기대어 산다. 다소 생소하지만 아주 중요한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에는 동식물뿐 아니라 인간도 포함되며, 실제로 지속적인 기온 상승으로 기후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삶 또한 변하고 있다.
야나와 옌스 부부는 그들의 네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계의 내일’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들은 실제 기후변화의 흔적을 찾아 그 양상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세계 여러 지역을 함께 돌아다니며 직면한 지구의 위기와 그것을 지켜내려는 노력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들이 담은 사람들의 모습은 후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촬영한 지구의 환경과 사람들의 사진들은 한없이 아름답고 청량하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내일’을 뒤흔든다
우리는 생물다양성이 어떤 방식으로 짜여 있는지 아직 모두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징과도 같은 나무, 알로에 디코토마는 사막의 동식물에 머물 곳을 제공하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최근 칼라하리 사막 일대의 알로에 디코토마가 생존을 포기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지금 이 나무는 말 그대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사막 식물이 폭염과 건조함에 적응하기는 했다지만 최근 들어 알로에 디코토마에게 주변의 자연환경은 너무 뜨겁고 건조하기만 하다. ··· “충분히 성장한 나무는 꽃을 피우고 씨앗을 품습니다. 이 씨앗에서 싹이 트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양의 비가 와야만 하죠. 하지만 씨앗이 싹을 틔웠다 할지라도 가뭄이 닥치면 싹은 말라비틀어져 죽어버리죠. 이런 이유로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는 새로운 알로에 디코토마가 더는 자라지 못했습니다.” ··· 말라버린 가지와 잎에 나무는 수분을 더는 공급하지 않아요. 오히려 이 부분에 남은 수분마저 빼앗아 식물의 다른 부분에 공급합니다.” 다즙식물은 이런 식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말하자면 ‘자가 절단’을 하는 셈이다. 그래야 나무 자체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1p)
인간과 별 상관없이 그저 안타까운 일에 불과할까? 생물군계를 연구하는 전문가 테사 올리버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하나의 식물은 그저 어떤 빈 공간을 채우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에요. 식물은 생태계라는 거대한 그림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죠. 그리고 생태계가 건강해야 우리 인간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물과 같은 자원이 확보됩니다.”(137p)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별에 사는 몇몇 동식물이 위험에 빠지는 정도의 일이 아니라 인간의 삶 바로 앞에 와 있는 존폐의 위기다. 모로코의 한 호텔은 엄청난 폭우로 폐허가 되어 버려졌고, 그 수영장에는 모래가 가득 차 있다. 암탉이 한겨울에 달걀을 낳는 게 과연 좋은 일인가? 기온이 4도 높아지면 세계가 변한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한다는 것일까? 극지방에서 얼음이 사라지면 그린란드의 이누이트는 어디서 살아야 할까? 알프스 산군 위에 얹혀 있는 얼음이 다 녹아내리면 유럽의 강들은 어떻게 될까? 아프리카의 동물 종들이 차례차례 멸종할 때, 세계의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이 책은 한 가족이 겪은 여행을 통해 이상하게 따뜻한 겨울은 나비가 아닌 탈선기관차가 되어 무자비하게 생태계를 휩쓸고 지나가며 어떻게 전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것은 우리가 기후변화가 큰 문제인 걸 알면서도 다른 사회 문제에 치어 미루고 내버려 둔 어두운 현장을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기록한 고발이다.
기후변화는 사람들의 삶을 요리한다
전 세계 대부분의 빙산과 마찬가지로 바트나이외퀴들 역시 꾸준히 녹아내리고 있다. 빙산의 이런 손실은 정말이지 심각한 문제다. 지구 물리학자들은 화산을 덮은 얼음이 줄어들면서 ‘마그마굄’을 누르는 압력이 떨어지는 것을 밝혀냈다. ···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갈 무렵 섬에서 화산 활동은 30배에서 50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 빠른 해빙으로 촉발된 화산 폭발이 어떤 폐해를 입히는지는 2010년 에이야프야틀라이외퀴들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유럽 전역의 항공교통을 마비시킨 사례가 잘 보여준다. (72p)
여전히 자연이 땅을 만드는 곳이라는 아이슬란드, 한국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화산 에이야프야틀라이외퀴들이 폭발하자 유럽 전역의 공항이 폐쇄되었다는 소식은 자연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크게 개입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무서운 예다. 화산이 뿜어낸 화산재와 미네랄과 흑요석이 제트기류에 올라 유럽의 항공교통을 전면 마비시킨 데 기후변화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실 기후변화는 너무 온건한 단어이며 현실은 기후위기라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어가는 상황인데 아직도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북아메리카 동쪽 해안에 혹독한 추위가 몰려오자 사람들의 동사를 우려해 출근을 금지한 뉴스가 나오고 있는데도 한편으론 그것을 의심하는 질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현명한 대답을 제시하는 구절이 있다.
“기후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며, 날씨는 우리가 얻는 것이다.” 기후 연구자들이 흔히 하는 이 말은 날씨와 기후의 차이가 가진 핵심을 담아낸다. 기후 연구는 날씨 변화의 전체에 관심을 가질 뿐, 개별적 현상은 주목하지 않는다. 그만큼 전체 맥락에서 본 기후와 여러 내적인 요인으로 변화무쌍한 날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 20세기 초 이후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적으로 평균을 낼 때 섭씨 1도에 채 못 미친다. 섭씨 1도 정도 기온이 오른 것은 물론 자연적으로 더워지는 것보다는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날씨의 흐름을 완전히 뒤죽박죽으로 만들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독일은 지난 10년 동안 이상하게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날을 자주 겪었다. 말하자면 조작된 주사위에서 ‘6’이 자주 나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75-76p)
또 한 가지 어이없는 사례로 들 수 있는 일이 있다. 쓸모 있는 작물을 심을 공간을 마련하고자 별 쓸모 없는 토종 식물을 제거하라고 권한 호주 정부의 정책은 몇십 년 후 상상도 못한 결과를 빚어내고 말았다.
“호주의 땅은 아주 오래된 것이죠. 우리 대륙의 토양에는 엄청난 양의 소금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소금은 우리에게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땅속에 그대로 있었죠. 토종 식물이 풍성할 때에는 그 깊은 뿌리가 지하수를 지표면 몇 미터 아래 잡아두었죠. 그런데 우리는 뿌리가 깊은 모든 식물을 뽑아버리고, 뿌리가 얕은 농작물을 그 자리에 심는 멍청한 짓을 했어요. 지하수가 지표로 올라오며 땅속에 있던 소금을 위로 끌어올렸죠.” “우리는 항상 변덕이 심한 기후와 함께 살아왔죠. 호주가 그런 곳이에요. 하지만 그동안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어요.” “기후변화를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나 같은 농부에게는 그게 내 잘못이요 인정하는 것과 같죠. 나는 이런 부담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155-161p)
그렇다면 세계의 내일에는 절망과 포기만이 기다릴까? 인류학 연구자들은 문화에는 인류의 힘이 깃들어 있고, 다 불타 사라진 것 같은 문화에서 불사조처럼 놀라운 적응력이 창조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고 적응하려 노력하는 사람들
문화는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근본적인 적응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문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세대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한 조건에 반응할 유연성을 자랑한다. 이런 적응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지구 곳곳에 고루 분포되어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 문화는 환경문제를 감당해나가는 인간의 강력한 도구다. 다시 말해서 기후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이에 필요한 문화적 적응을 요구하는 문제다. 어떻게 해야 기후변화에 맞춘 문화를 일굴 수 있을까? 우리는 바로 이 물음에 주목해야 한다. (106-107p)
이 가족이 여행하며 만난 곳곳에는 아름다운 순간과 사람들이 가득하다. 집집마다 썰매 개를 키우는 그린란드와 유럽의 날씨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주는 아이슬란드, 순록과 함께하는 북유럽의 라플란드, 식물과 동물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놀라운 생물군계의 왕국 남아프리카, 농부들이 점점 넓어지는 마른 땅의 지배를 버텨내는 호주, 사막이 끊임없이 노크하고 문 안으로 들어오는 모로코와 물이 없는 유럽의 내일을 보여주는 알프스 기슭의 이탈리아 그리고 오덴발트에 있는 고향 집 앞에서도 지구는 아름다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2018년 여름 한반도에는 생각지 못할 정도의 혹서가 찾아왔고 2020년 1월 초에는 4월 중순의 날씨가 찾아왔다. 이런 기상이변을 볼 때마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가 살게 될 ‘세계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두려워진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아마 그 열쇠는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달려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자연에 발맞추어 적응해온 인류 문화의 힘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
“기후변화가 큰 재앙이기는 하지, 아닌가?” 심각성은 알면서도 인정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기후변화를 대하는 우리 인간의 통념이다. 이런 통념은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작은 변화를 주목하지 못하는 탓에 생겨난다. 기후변화는 바로 모든 집의 현관 앞에서 벌어지는 작은 변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인 차원으로 올라서는 현상이다. (240p)
기후변화의 맨 얼굴을 본 뒤 슈타인게써 가족의 아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저마다 생각이 생겨났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결심도 굳어졌다. 자신이 살아갈 세계의 내일이 바로 자신의 손에 달려있으니까 말이다.
책속에서
디지털 경제가 우리를 유아기로 되돌려 놓은 탓에 어른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런 식으로 21세기는 감당되지 않는다. 더 많은 소비, 물질, 에너지, 편리함으로는 미래를 감당할 능력이 키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미래를 열어가는 자세, 어떻게 하면 자연과의 조화를 되살릴 수 있는지 발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런 발견을 위한 탐험을 야나와 옌스 슈타인게써 부부와 그 네 아이들이 감행했다. 이로써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주제를 모험의 즐거움과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 여행을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화보집이 탄생했다. 되도록 알뜰하게 여행을 떠나 좋은 인생을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살피는 태도, 또는 지금까지의 익숙한 생활을 시험대 위에 세우고 경우에 따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런 성공을 이끈 비결이다.
덜 일하고, 교통에 시달리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덜 받고, 낭비를 줄이는 다른 인생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느냐고 물을 때 대다수 사람이 굳은 목소리로 “그건 안 돼” 하고 답하는 이유는 이처럼 구체적인 대안을 모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의류 제조업을 한다고?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져서 “그건 안 돼.” 뮌헨에서 임대료를 낮추라고? “그건 안 돼.” 뮌헨이잖아. 독일에서 구두를 만들어 판다고? “그건 안 돼.” 의류업을 봐. 아이들과 요리를 한다고? “그건 안 돼.” 아이들이야 햄버거를 좋아하잖아. 독일에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라는 표어를 내걸고 텃밭 가꾸기를 실천하는 안더나흐나 뉴욕의 하이라인을 두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사례들이 보여주듯 사회운동에서 작다 또는 크다는 별 의미 없는 단어일 뿐이다. 어떤 것이 효력을 발휘하고 심지어 주류로 올라설지는 처음 태동하는 순간에는 절대 예견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이런 “거 봐, 되잖아!” 프로젝트가 정치가와 투자자가 모두 흥분하는 멋진 스타트업들보다 훨씬 오래가는 지속력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야나와 옌스 슈타인게써는 이 책으로 현실과 이론이라는 두 세계를 보기 좋게 결합해냈다. 이 부부는 자녀 네 명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고 걸어서 알프스를 횡단하는 보기 드문 프로젝트를, 그것도 막내가 갓 두 살임에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복잡한 자료와 위험한 현상을 알기 쉽게 풀어줌으로써 심지어 ‘내일의 세계’를 의미 있게 꾸며가는 도전이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세계의 열악한 상태를 연구하고 그 충격적인 결과를 학술회의 석상에서 교환하는 사람이 이런 행복감을 맛보기 힘들다. 이들이 제시하는 데이터는 우울하기만 하다. 또 연구라는 틀 안에는 변화의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학자들은 변화의 주체를 ‘저 바깥’에서만 찾으며, 기후변화와 같은 숙명적 사건을 놓고 사람들을 가르치려고만 한다. 그러나 염려하라고 가르쳐준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될까?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야나와 옌스 슈타인게써는 이 책으로 현실과 이론이라는 두 세계를 보기 좋게 결합해냈다. 이 부부는 자녀 네 명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고 걸어서 알프스를 횡단하는 보기 드문 프로젝트를, 그것도 막내가 갓 두 살임에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기후전쟁>의 저자 하랄트 벨처의 기고문
[P. 12~13] 두 사람은 자녀의 미래, 천천히 그러나 무섭게 진행되는 기후변화라는 위험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통계나 확률 같은 계산된 숫자가 아니라 우리 인류가 깃든 별, 지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기로 했다. ··· 어떻게 하면 될까? 이 물음은 일상의 문제에서 이내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며 ‘세계의 내일’을 바라보며 계속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어떻게 해야 이 세상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자랑하는 아름다움을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할 수 있을지, ‘세계의 내일’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좋을지 우리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만 한다는 점도.
[P. 48~51] 우선 바다의 얼음과 내륙의 얼음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바다 얼음은 해수가 얼어붙은 것이다. 북극해의 대부분은 얇은 얼음부터 몇 미터나 되는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다. ··· 햇빛 대부분을 반사시키는 반짝이는 얼음이 검푸른 바닷물로 대체되는 바람에 바다는 태양열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 그린란드의 얼음은 대략 2만 년 전에 끝난 빙하기가 남긴 잔재다. 오늘날의 기후(또는 20세기의 기후)로는 이런 거대한 얼음이 생겨나지 않는다. … 거대한 얼음은 자신을 보존하기에 필요한 기후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런 자기 보존 시스템에는 그러나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어떤 지점에 이르면 스스로 무너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