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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면 : 1988년 1월 / 10p
B면 : 1988년 2월 / 164p
C면 : 1988년 봄 / 280p
D면 : 2009년 / 363p
감사의 말 / 442p
옮긴이의 말 / 4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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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 레이철 조이스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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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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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단 하나의 감동!
-2018년, 영국의 《더 타임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책!


레이철 조이스의 《뮤직숍》은 2018년에 영국의 《더 타임스》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이다. 레이철 조이스는 드라마 작가로 활동할 당시 BBC 라디오4에서 브론테의 소설들을 비롯한 고전을 각색한 라디오 드라마 20편을 집필했고, 2007년 BBC 라디오2에서 드라마 시리즈 각색을 맡아 크게 주목받았고, 그해 BBC 라디오 극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 소설로 커먼웰스 도서상, 2012년 올해의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고, 맨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
레이철 조이스는 드라마 작가 출신답게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장점이 있고,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이야기로 독자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소설을 써오고 있다. 현재 세계 30여 개국 독자들이 레이철 조이스의 소설에 공감을 표하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어느 날 눈을 떠보면 오래된 건물들이 사라진 자리에 현대적인 빌딩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풍경을 목도하게 된다. 재래시장이나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소규모 상점들이 사라진 자리에 대형 유통센터가 들어서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대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 앞에서 영원한 건 없다. 거리의 모습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를 거듭한다.
1988년, 허름하고 소박한 가게들이 나란히 붙어있는 영국 항구 도시의 유니티스트리트에도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친다. 길게는 수십 년에서 짧게는 십여 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가게를 열어온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은 이제 더는 버티기 녹록치 않은 위기에 직면해있다. 가뜩이나 인근 번화가에 손님들을 다 빼앗겨 생존이 어려운 상황인데 부동산 개발 회사가 유니티스트리트를 통째로 사들이려는 계획을 숨기지 않고 가게 주인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꼬드기는 작업을 벌이면서 가게들은 존폐의 기로에 놓인다.
14년 동안 유니티스트리트에서 음반 가게를 운영해오며 나름 많은 단골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는 프랭크 역시 거세게 부는 변화의 바람과 주변에서 일고 있는 불안한 움직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음반 산업에도 바야흐로 시디의 시대가 찾아왔다. 엘피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프랭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동안에는 엘피판만 고집스럽게 취급해왔는데 음반사에서는 시디를 팔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는 압력을 가한다. 프랭크의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 음악은 엘피판으로 들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프랭크의 지론이다.
프랭크는 음악에 관한 한 움직이는 데이터베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을 각별히 사랑한 어머니 덕분에 사는 동안 단 하루도 음악을 듣지 않은 날이 없었다. 어머니로부터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왔다. 따라서 손님들이 그 어떤 질문을 해도 곧바로 명쾌한 답변이 가능할 만큼의 자료가 프랭크의 내면에 축적되어 있다. 프랭크는 기분이 우울할 때 필요한 음악, 실연당한 사람을 위로해주는 음악, 불면증을 치유해주는 음악, 멀어진 부부 사이의 열정을 되살려주는 음악 등 손님들이 원하는 음반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주고,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풍부하게 들려주고, 더러 개인적인 고민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었기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단골손님들이 많았다.
프랭크의 음반 가게는 여전히 엘피판만 판매하면서도 단골손님들 덕분에 그럭저럭 잘 버텨가고 있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유니티스트리트의 다른 가게들은 장사가 거의 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다. 유니티스트리트의 가게 주인들은 애초부터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야심이나 한시바삐 돈을 모아 좀 더 화려하고 규모가 큰 상권으로 확장 이전하겠다는 욕심으로 가게를 운영해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들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큰 욕심보다는 평생 이어온 가업이기에 즐겁게 일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생활에 만족하며 평화로운 날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었다.
사제 신분이었으나 로맨스 사건을 일으켜 조기 은퇴한 후 종교 선물 가게를 운영하는 앤서니 신부, 선대의 가업을 물려받아 수십 년 동안 장의사를 운영해오고 있는 쌍둥이 윌리엄스 형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부터 맛이 정평 난 빵을 만들어온 폴란드 빵집 주인 노박, 손님들뿐만 아니라 자기 몸에도 온통 타투를 새기고 다니는 문신 가게 주인 모드,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음악을 놀라울 정도로 잘 찾아주는 음반 가게 주인 프랭크, 가끔 정서가 불안한 듯 보이지만 마음씩 착한 청년인 음반 가게 종업원 키트 등이 인생의 여러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유니티스트리트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주인공들이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 앞에 베일에 싸인 한 여성이 나타난다. 어느 날, 음반 가게 쇼윈도 앞에서 돌연 기절해 쓰러진 여자, 녹색 코트를 입은 여자, 그녀의 이름은 일사 브로우크만이다. 지난날 실연의 아픔이 너무 커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프랭크의 가슴에 녹색 코트의 여자 일사가 설레는 느낌을 불어넣는다. 프랭크를 비롯한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은 모두 일사에게 각별한 호기심을 느낀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음악 이야기를 나누던 프랭크와 일사는 마침내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운명의 장난은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부동산 개발 회사는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에게 계속 부동산 매각을 종용한다. 오랜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으려는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과 부동산 개발 회사의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프랭크와 일사의 만남은 어떻게 전개될까?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프랭크의 음반 가게는 과연 변화의 바람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평범한 그들의 특별한 사랑이 가슴을 울린다.

이 소설은 음악의 제목을 소제목으로 쓰고 있다. 음반 가게 주인 프랭크는 음악에 대해 독특한 지론을 갖고 있다. 클래식, 팝, 록, 재즈, 블루스, 헤비메탈, 펑크에 이르기까지 장르는 달라도 뿌리는 같기에 어느 한 가지 분야의 음악만을 편중해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장르만 선택해서 듣게 될 경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끝내 듣지 못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음악을 들어야 후회할 일이 없다는 것이 프랭크의 생각이다. 음반을 진열할 때도 장르별로 구분하지 않고 정서가 같은 음반끼리 비치해놓는다. 이를테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 비치 보이스의 《펫 사운즈》 앨범을 정서가 같은 음악,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으로 분류해 같은 자리에 놓아둔다.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쇼팽, 비발디, 베를리오즈 등의 음악가와 비틀스, 아레사 프랭클린, 레드 제플린, 섹스 피스톨즈, 마일스 데이비스, 더 댐드 같은 음악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식이다.
이 소설은 풍성한 음악 이야기와 더불어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이 어우러져 펼치는 유쾌한 웃음과 따스한 감동이 함께한다. 저마다 극복하기 쉽지 않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고통과 회한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지난날의 어둠을 떨쳐버리고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눈물을 자아낸다. 성격이 괴팍한 어머니의 반대가 심해 실패로 끝난 첫사랑, 그때 받은 실연의 아픔이 너무 커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프랭크, 엉뚱하고 모자라 보이지만 순수하고 착한 키트, 원래는 신부였다가 가슴 아픈 사연을 뒤로 하고 실의에 빠져 한동안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가 재즈를 다시 들으며 삶의 의미를 되찾은 앤서니 신부,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이 야속해 늘 툴툴거리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용감하게 해내는 모드, 프랭크와 일사가 매주 만나는 카페 싱잉 티포트의 종업원도 입가에 웃음을 떠올리게 해주는 주인공들이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이 그리 밝지 않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끝내 유쾌한 웃음과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 안는 포옹력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정한 긍정과 낙관의 의미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은 힘든 날들이지만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극복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기에 절망과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웃을 수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는 동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한편 자기 안의 따뜻한 마음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영국의 어느 항구 도시의 작은 거리가 배경인 이 이야기는, 그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어떤 곳을 떠올리면 그곳에 이와 비슷한 삶들이,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건물의 모습과 구조는 달라도, 길바닥의 형태와 재질은 달라도, 이 이야기에는 보편성이 있다. 그 보편성이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평생 엘피판만 고집한 프랭크의 예언대로 또다시 엘피판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문화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엘피판을 들으며 음악을 접했던 사람들, 아날로그 시대에 이웃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 혹은 그런 경험이 없는 세대라고 하더라도 흥미로운 음악 이야기와 따스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소설을 통해 큰 웃음과 뜨거운 감동을 맛보게 될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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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음악이 흐르고, 색색의 등불이 왈츠를 추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반을 찾느라 분주하게 가게를 오갔다. 가게 주인인 프랭크는 클래식, 록, 재즈, 블루스, 헤비메탈, 펑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하게 다루는 장르가 없었다. 손님들이 정확한 곡명을 몰라도 분위기를 이야기해 주면 프랭크가 기가 막히게 마음에 드는 음반을 찾아내 주었다. 손님들 가운데 더러는 자신이 듣고자 하는 음악이 뭔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도 어김없이 마음에 드는 음반을 소개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음반을 손에 든 프랭크가 부스스한 갈색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말했다. “이 음반을 들어보세요. 아마 느낌이 팍 올 거예요.”
거기에 음반 가게가 있었다.
[P. 15] “아, 젠장! 어떤 청년이 가게에 들어오더니 시디를 찾아달라는 거예요. 시디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엘피판도 괜찮대요. 사장님과 제가 청년이 말한 엘피판을 찾고 있는 사이 다른 음반을 훔쳐 달아났지 뭐예요.”
키트는 툭하면 ‘아, 젠장!’이라는 말을 썼다.
모드가 물었다. “어떤 음반을 훔쳐 달아난 거야?”
“제네시스의 《인비저블 터치(Invisible Touch)》.”
“놈을 잡았어?”
“아, 젠장! 사장님이 뒤따라가 잡긴 했는데 그냥 돌려보냈어요.”
키트의 말대로 프랭크는 급히 청년을 뒤따라가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잡았다.
프랭크가 숨을 헐떡이며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가 제네시스 음반을 가져가는 건 괜찮아. 다만 자네는 음반을 잘못 골랐어. 제네시스는 초창기에 나온 음반들이 훨씬 좋으니까. 나와 함께 가게로 돌아가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을 들어보겠나? 제네시스를 좋아한다면 멘델스존도 분명 마음에 들 거야.”
[P. 19~20] 베토벤? 베토벤은 지나치게 경건하고 웅장했다. 자칫 음악에 압도 당할 수 있었다. 지금 그에게는 친구처럼 다정한 음악이 적당해 보였다. 노를 저어 집으로 데려다줄 뗏목 같은 음악…….
피아노? 금관악기? 아니면 보컬? 강렬하고 열정적인 음악? 어쩌면 섬세하면서도 단순해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음악이 좋을 수도 있었다.
바로 그거야.
프랭크는 마침내 중년 남자에게 권할 음악이 뭔지 떠올랐고, 카운터 뒤로 걸어가 음반을 꺼내들었다. 프랭크가 턴테이블로 걸어가며 “이 음반의 B면 다섯 번째 곡이 마음에 들 겁니다. 바로 손님이 찾던 곡이니까요.”라고 하자 중년 남자가 한숨을 푹 쉬었다. 한숨 소리가 어찌나 큰지 마치 흐느낌 소리 같았다.
“아레사 프랭클린?”
“아레사 프랭클린이 부른 <오 노 낫 마이 베이비(Oh No Not My Baby ‘아, 아니야, 내 애인은 안 그래’라는 뜻 : 옮긴이)>라는 노래인데 들어보시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겁니다.”
“내가 분명 쇼팽만 원한다고 했잖아요. 난 팝송은 안 들어요.”
“아레사 프랭클린의 음악은 팝이 아니라 소울입니다.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아레사 프랭클린은 항상 옳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