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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해솔, 정민, 지영

탈코르셋; 남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
헤어디자이너의 탈코르셋 “LY”
탈코르셋 그리고 탈완벽주의 “익명”
드레스를 찢은 피아니스트 “사랑”
잘생긴 탈코르셋을 넘어서 “염라”

청소년;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코르셋 재생산을 끊는 청소년 “익명”
주체적인 삶을 망치는 남돌 소비 “도래 ”
나쁜 페미니스트 “유디트”
쉐도우 대신 면허증 “이안”
기숙사에서부터 보이는 차별 “쇠랑”
스쿨 미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학교 “김공망”
모든 곳의 청소년 혐오 “공백”

소수자; 우리는 소수가 아닙니다
여자들만의 연대 “익명”
헤테로 여성과 레즈비언 “익명”
쓰까에서 래디컬 페미니즘으로 “름”
페미니즘은 트랜스 배제적 “키위”
여성 장애인에게 파이를 “기리”
호남 페미니스트들의 연결 “권지후”

야망; 여자가 못할 것은 없습니다
성애를 넘은 건강한 연대 “익명”
가장 기본적인 야망, 살아남기 “김예진”
마카롱과 PC방의 관계 “H씨”
작가에서 출판사 대표가 되기까지 “최보”

용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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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약 먹은 여자들 : 래디컬 페미니스트의 일상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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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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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는 것


래디컬 페미니스트 해솔, 정민, 지영은 전국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을 인터뷰하며 청소년, 레즈비언,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담았다. 『빨간 약 먹은 여자들』은 래디컬 페미니즘 속 ‘탈코르셋, 청소년, 레즈비언, 야망’ 4가지 담론의 꼭지를 묶어 낸 인터뷰집이다.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경험하는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다만,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 약을 먹은 주인공처럼 꿈에서 깨어나 가부장제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사회적 여성성, 학교 내 여성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성폭력, 보이지 않는 여성 소수자, 여성의 경제관념 등 의심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은 사실 당연한 것이 아니라 여성혐오에 기반한 문물이었다는 것이다.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예민해 보일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래디컬 페미니스트 또한 이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다. 때문에 편견 어린 시선은 내려두고. 그들의 삶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 그대로를 볼 필요가 있다. 스물 한 명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그것에서 보이는 다양성을 담은 『빨간약 먹은 여자들』이 그들에 대해 직접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래디컬 페미니스트 스물 한 명의 이야기를 담은 『빨간약 먹은 여자들』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바로 잡히길 바란다. 또한 래디컬 페미니스트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더 많은 여성들이 래디컬 페미니즘을 통해 연대하며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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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7] 어느 날 갑자기 미용실에 가서 투블럭을 해달라고 말했죠. 머리를 자르고, 치마를 버리고 서서히 옷을 바꾸고 나니 연주회가 다가오는 거예요. 그런데 드레스를 입으려니 너무 불편해서 정장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광주에 정장 빌리는 곳을 알아봤는데 여성 정장은 캐주얼밖에 없어서 발로 뛰었어요. 웨딩의 거리에 있는 정장점을 돌아다녔는데 가기 전에 친구가 그랬거든요. “너보다 쪼만한 남자도 정장을 입는데 너한테 맞는 게 없겠냐”라고요. 근데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가장 처음에 발견했던 조금 마음에 안 드는 정장을 빌렸어요.
그런데 이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정장을 결제할 때까지도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러다가 친구들이 드레스를 빌리러 간다고 해서 저도 따라갔는데 드레스를 입은 애들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고민했죠. ‘당장 취소할까?’ (웃음) 그래도 결국 정장을 입었어요. 근데 이건 시작일 뿐이었어요.
연주회를 하고 나서 일이 터진 거죠. 저는 저희 교수님이 예의만 차리면 괜찮다고 해서 정장을 입었는데 다른 교수님이 그 연주회를 보고 저한테 성 정체성 검사를 해보라고 말한 거예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성 정체성 검사? 내가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나 싶었죠. 그리고 남자 선배들도 말이 많았죠. “딴 애들 다 드레스 입었는데 너만 정장 입으니까 좀 그렇더라. 졸연(졸업 연주회)은 당연히 드레스 입을 거지?”라고 말하면 다른 남자 선배가 ‘요즘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바로 앞에서 그런 반응들을 마주하니까요.
[P. 45] 탈코르셋 후 루키즘의 영향을 받은 ‘잘생긴 탈코’란 어떤모습인가요?
남성들의 꾸밈새를 그대로 표방해내고 잘생긴 남성의 외향을 ‘동경’하며 그것을 ‘따라하려는’ 모습입니다. 키 크고 어깨 넓고 손?발 큰 거 부러워하고, 인상 세고 목소리 낮은 거 동경하고 저 또한 그랬었는데 그게 결국 제 신체를 향한 혐오로 이어지더라고요. 내 몸을 ‘기능적’ 도구로 보지 못하고 ‘미관적’ 도구로 보니까요. 그냥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지고 강인해지면 돼요. 잘생겼다 소리 듣는 남성들의 신체까지 바라고 그걸 표방하려고 스스로 신체를 검열하고 착취할 필요가 없어요. 보여주기식 몸을 만들 필요가 없단 뜻이에요.
[P. 60] 탈코르셋의 의미와 의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들에게 의무와 속박처럼 주어지는 사회적 코르셋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수많은 가스라이팅과 강요하고 있는 ‘의무’들은 여성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가부장제의 부역자가 되게 만들어요. 그렇게 여성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거죠. 탈코르셋은 그런 헛된 것들에서 벗어나 여성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는 법을 알아야 해요. 여자들은 남을 위해서만 살아요. 그렇게 살다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남친, 아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서 사는 법을 모르게 돼요. 그러다 어느 순간 자괴감에 빠져요. “난 이제까지 무엇을 위해서 살아왔지?”라며 말이죠. 주로 저희 어머니 세대가 그래요. 애들 다 키워놓으니까 이제 뭘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죠. 그제서야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그랬어도 됐을 텐데 말이에요. 저는 여자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오로지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