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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소설가의 ‘일’이란 무엇인가

1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나는 독자를 보았다
저술 노동자의 몸 관리
조지 오웰과 술과 담배
집필실과 레지던시
우리가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해피엔딩이 좋은데
고유명사를 어찌할까요
표절 공포
프로 거짓말쟁이의 걱정
작가님, 이 작품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동지애와 꿀팁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 두꺼비는 수컷인가요
영상의 은밀한 유혹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소설가들은 어떻게 친해지나요
세계 모든 작가들의 습성이란
작가님은 이 글을 못 읽으시겠지만
퀀텀 점프!

2부 소설가의 돈벌이
내 책은 얼마나 팔리는 걸까
4쇄는 5,000부? 아니면 2만 부?
소설가와 강연
강연료는 얼마로…?
입금 잊지 말아주세요
추천사 쓰기
요즘엔 별걸 다 해야 돼요
계약은 어려워
표지 정하기
제목 정하기
소설가의 자기소개
소설가의 사진
2020년대 한국 소설가와 영화 판권
출간 계약을 해지하며
정부 지원과 한국문학
우리가 사라지면

3부 글쓰기 중독
청소의 도(道)와 선(禪)
전업 작가의 일상
한국 소설가와 문학 편집자
문학은 나에게
재현의 구조, 재현하려는 구조
‘거대하고 흐릿한 적’과 작가들의 공부
차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들
현대 추리소설을 쓰는 법
타자조차 되지 못한
임성순의 ‘회사 3부작’
우리의 적의에 대한 당신의 응답
작가와 리뷰어
주 작가의 독서량과 집필량이라면
품위냐, 종잣돈이냐
나아질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 나의 사생활과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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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968087 809.3 -23-1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968088 809.3 -23-1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068031 809.3 -23-1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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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10년 노력이 아깝지 않은 일이 몇 가지나 있을까.
이건 헌신할 수 있는 직업 정도가 아니잖아.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잖아.”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장강명이 털어놓는 본업분투 에세이


흔히 소설가라는 직업은 영감을 얻어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예술의 영역에 속한 사람으로, 출퇴근을 하고 지루한 일상을 견디는 평범한 직장인들과는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들로 여겨진다. 그러나 건설회사 직원에서 신문기자로, 다시 전업 작가로 업(業)을 세 번 바꾼 장강명은 솔직히 말한다. 처음에는 글만 쓰고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생활이 막막했지만 작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을 바쳐 작품을 쓰는 소설가라는 직업이 돈하고 상관없이 되게 뿌듯하다고.
그 뿌듯함은 ‘임금의 대가로 종사자에게 시간을, 추가 노동을, 감정을, 가끔은 건강이나 그보다 더한 것까지 요구’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주체적으로 일하는 상태에서 온다. 스스럼없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고, 일을 할수록 부속품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일이 자신의 영혼을 충만하게 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히 대답해주며,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직업이라고. 그래서 하면 할수록 더욱 헌신하고 싶어질 뿐이다.

“소설만큼은 진지하게, 내가 믿는 세계관에 입각해서 쓰고 싶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소설가의 루틴, 그리고 창작과 돈벌이를 둘러싼 고민들


소설가 장강명은 오후 11시 반쯤 자고 오전 6시 반 전에 일어난다. 글 쓰는 시간은 스톱워치로 재고 매일의 생산량을 엑셀에 기록한다. 앉아서 오래 일하는 직업이라 아프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집에서 간단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롤 모델은 저널리스트 출신 소설가 조지 오웰, 그와의 공통점을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를 쌓고 있다. 전업 작가 생활의 외로움은 일과 이후 맛있는 맥주로 달랜다.
장강명은 책을 낸 뒤에는 자신의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읽어서 즐거운 소설이 없다. 해피엔딩 애호가 장강명은 소설을 쓸 때마다 늘 후순위로 밀려난다. 소설만큼은 쓰다 보면 진지해진다. 작업을 하는 내내 ‘이걸 왜 하지?’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이유를, 의미를 찾다 보면 그렇다.
소설을 집필하다 보면 다른 소설가들은 어떻게 해왔지 하고 궁금해질 때가 있다. 실존 고유명사를 쓰고 싶은데 업계 관행에 따라 현실과 다른 고유명사를 꼭 지어야 하나? 무슨 가이드라인 같은 건 없을까? (『재수사』를 쓰면서는 실제 기관이나 지명을 쓰는 대신, 독자들이 실존 대상의 특징으로 착각할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소설에서 표절의 기준은 무엇일까? (출처를 밝힐 의무가 없음에도, 작품 속 ‘작가의 말’에서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시시콜콜 밝히고 있다) 발표한 작품의 주제를 묻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작가 자신도 책을 내고 낸 다음에도 정확히 뭘 썼는지 모르는 건 아닐까? (소설을 쓰는 동안 ‘이 작품의 주제가 뭐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하고 스스로에게 자주 물으며 답을 준비하는 편이다) 등등.
한편 소설가의 수입에 관한 궁금증도 하나씩 풀어본다. 좋은 점부터 이야기하자면 21세기 문화 강국이 된 덕분에 소설 판권이 활발히 팔리는 중이고 미디어업계에서는 소설가에게 협업 및 고용 제안도 한다. 정확히 책으로 먹고사는 건 아니지만, 2차 판권 수입은 전업 작가 생활을 유지하는 데 분명 도움을 주고 있다. 더불어 대부분의 작가들은 강연으로 돈을 번다. 단 그 강연료를 먼저 제시하지 않거나 안 주는 식으로 공연히 작가들을 속앓이하게 만드는 단체들이 많다. 또 고료 체불이나 인세 지급 누락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끝내 계약 해지까지 이른 경험을 토로하면서 장강명은 이렇게 말한다. 출판은 문화 운동이기 이전에 엄연한 비즈니스이므로, 기본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입금, 교정, 예의 같은 것을.(241쪽)”

‘도대체 뭐가 잘못됐지? 무엇을 해야 하지?’ 라고 묻게 하는 힘,
기꺼이 문학의 도구로 살아간다는 자세로 쓴다


어릴 때 문학은 ‘자유’였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이 안전한 모험의 세계로 언제든 떠날 수 있었다. 20대 초반 서툴게 소설을 쓸 때도 강렬하게 사로잡은 건 자유의 감각이었다. 자신이 쓰는 소설 속에서 누리는 자유. 그러다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게 되고 나서부터 문학은 ‘의미’로 다가왔다. 작은 것이라도 의미를 붙들고 싶어서, 아무리 글을 써도 이르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쓰고 있다는 위안이라도 없으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은 확신한다.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쓸 거고,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정확히는 몰라도 무엇을 어떤 식으로 쓰고 싶은지는 대충 알고 있다고. 좋은 작품을 쓰고 싶지만 그 좋은 작품은 상, 돈, 명성, 자유, 의미와는 다른 것이라고. 대체로 열정 없는 저에너지 인간인 장강명이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문학, 한국문학, 출판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격렬해지고 말 거라고.
장강명은 어떤 작가로 남을 것인가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린다. 작품만 생각하며 그저 우직하게 쓰자. 문학을 도구 삼지 않고 문학의 도구로 자신이 어떻게 쓰일 것인가를 보여줄 차례다.

“계속 열심히 쓰겠습니다. 더 잘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차피 다른 분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소설가는 어떤가. 소방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굉장히 매력 있는 직업이다. 신문사와 건설사에서 길고 짧게 일해본 경험과 비교하면, 적어도 내게는 분명히 그렇다. 원고 작업은 가장 괴로운 순간에도 내 삶을 갉아먹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라고 느낀다. 그 힘은 돈벌이, 밥벌이와는 관련 없는 측면에서 나온다.
소설가라는 직업이 불쉿 잡이 아닌 이유를 몇 가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우선 주체적으로 일한다. 원고 안 풀린다며 머리 쥐어뜯을 때에도 그는 자기 일의 주인이다. 그는 매번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건 만만찮은 모험이라서 꽤 흥분된다. 드물지만 상쾌한 몰입의 순간도 찾아온다.
그는 자신의 개성이 듬뿍 담긴, 스스럼없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며, 어떤 순간에는 틀림없이 온전한 보람을 맛본다.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고, 그걸 스스로 느끼고, 가끔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평가해준다. 희박한 확률이라도 대박을 꿈꿀 수 있고, 그래서 전망을 품을 수 있다. 거대한 의미의 흐름에 참여함을 느낀다. 부속품이 되는 것과 다른, 기분 좋은 감각이다. 헌신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확신이 든다. (프롤로그 중에서)
[P. 32] 근육, 식사, 커피, 술 등 관리해야 할 대상들을 적다 보면 거꾸로 내가 어떤 경주에 참여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그것도 울트라 마라톤이나 투르 드 프랑스 같은 초장거리 경기다. 그렇게 관리를 해가며 내가 매달리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하고 내 업(業)의 본질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쟁이’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 아무 글이나 쓰는 건 내 일이 아닌 것 같아서다. 책이 될 글을 써야 한다. 나는 ‘단행본 저술업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