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목차보기

개정판을 펴내며 | 5년 만의 안부
머리말 |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간호사의 진솔한 이야기

1장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들

밀린 보험료와 맞바꾼 꿈
간호사 실기시험에서 떨어진 날
두 개의 세상
간호사와 환자의 거리
환자의 밥을 먹은 간호사
계속 간호사로 살아도 될까?
때론 간호사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간호사도 사람이다
착한 간호사는 머물 수 없는 나라
중환자실 이야기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
수액 바늘을 꽂다가, 문득
“당신 덕분에 내가 살았어”
다친 마음이 더 이상 닫히지 않으려면
그렇게 간호사가 된다
나는 나의 결정을 믿는다

2장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
- 메르스 사태의 한가운데에서 보낸 14일

50대 여성 환자
15번
허를 찔리다
생이별
코호트 격리
세상이 마음을 닫다
비난의 화살
간호사의 편지
기적이 일어나다
코호트 격리 끝 - 두 번째 편지
메르스 종식 1년 - 마지막 편지

3장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

마지막 약속
처음으로 저지른 실수
두 번의 죽음
중환자실의 이방인들
또 다른 엄마
마지막 면도를 준비하는 시간
돈만 아는 사람들
에어백과 카시트
아기 사진에 붙어 있던 밥알
기억을 잃는다는 것
꽃잎 몇 장 떨어져도 꽃은 꽃이다
목숨 대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여인
자식 잃은 부모는 영원히 침몰한다
고향 가는 길
지키지 못한 마지막에 대하여
욕쟁이 할머니의 쓸쓸한 침묵
서른 살, 전쟁은 그렇게 끝났다
인간에 대한 예의
내 편이 되어줘
희생의 의미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

맺음말

이용현황보기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995900 610.7302 -23-6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995901 610.7302 -23-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신착도서
(자료실내 이용)
B000074690 610.7302 -23-6 부산관 주제자료실(2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그렇게 우리는 간호사가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저승사자와 맞서 싸운다

중환자실 간호사 21년, 전국을 울린 ‘간호사의 편지’의 주인공
김현아가 고백하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 땅의 간호사들 이야기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환자의 밥을 먹은 신규 간호사의 눈물, 생리대를 갈 시간조차 없어서 피가 번져 나오던 선배 간호사의 유니폼, 병원 행사에 머릿수를 채우라는 지시에 퇴근도 못 하고 행사장에 동원돼 꾸벅꾸벅 졸던 동료의 뒷모습, 응급환자를 옮겨줄 사람이 없어서 직접 하다가 허리를 다치고도 대체 인력 부족으로 복대를 찬 채 일해야 했던 설움….
사람들은 ‘백의의 천사’라고 부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100가지 일을 해야 해서 ‘백(百) 일의 전사(戰士)’로 불리는 사람들, 단 한 번의 실수도 스스로 허락하지 않고 허락받을 수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바로 대한민국 간호사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21년 2개월 동안 대학병원 외과중환자실 베테랑 간호사로 환자들을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저자가 누구도 제대로 알아주지 않던 간호사들의 희로애락과 열악한 노동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위급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얼어붙어 있기만 했던 신규 간호사 시절을 거쳐 조금씩 능숙한 간호사로 성장해가게 된 저자 자신의 진솔한 경험, 피 말리는 3교대 근무와 인력 부족에도 꿋꿋이 ‘내 환자’를 지켜내던 동료 간호사들의 분투, 깊은 절망 속에서 움트는 간호사와 환자의 따스한 애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가슴 시리고 뭉클하게 한다.
“읽다가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다.” “말이 필요 없는 인생작.” “지금 당장 돌봄이 시급한 간호사들을 위한 책.” “간호사의 현실을 알게 해준 가슴 뭉클한 전 국민 필독서.”라는 평과 함께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이 책은 특히 현직 간호사들에게는 위로와 응원이 필요할 때 서로에게 추천해주는 책, 예비 간호사들에게는 간호사가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자리 잡았다.

간호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
간호사들도 제대로 돌봄 받는 세상이 오기를


병원이 간호사 처우 개선과 인력 충원보다 시설 투자와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는 동안 간호사들은 축소된 청소 용역비용을 충당하는 미화원 역할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를 겪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는 시대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턱없이 부족한 인력, 열악한 노동 환경, 수시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저자는 “간호사가 주저앉으면 환자도 제대로 된 간호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병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민 모두를 향한 간절한 호소이자 ‘간호사도 사람’이라는 절절한 외침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아야만 받은 돌봄을 그대로 환자에게 베풀 수 있는 직업이었다. 그 누구의 보호도, 돌봄도 받지 못한 채 내 환자들에게 무한한 돌봄을 베푼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밝은 척, 괜찮은 척, 내 환자들에게 미소 짓고 그들의 손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나 자신은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58쪽)
그래서인지 저자는 간호사의 일이 “아름다웠지만 슬픈 자괴감으로 가득한 직업”이었다고 토로한다. “글을 쓰며 때때로 터져 나오던 울음을 참아내지 못했던 까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려는 생명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자부심보다는 축 처져 있을 간호사들의 어깨가 서러웠기 때문이고, 자신의 환자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저승사자와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하는 그 고단한 시간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호사였던 나를, 지금 간호사인 그들의 처진 어깨를 안아주고 싶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13쪽)
21년 2개월, 외과중환자실 간호사가 온몸으로 써낸 이 책은 환자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지키려면 간호사에게도 애정 어린 보호와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투명한 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이 좀 더 나아지게 만드는 간호사들,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을 삶 쪽으로 끌어오려 저승사자와 맞서 싸우는 간호사들의 존재와 일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간호사가 살아야 비로소 환자도 살 것이므로.”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P. 22~23] “그동안 밀린 보험료가 23만 원인데 그 돈을 내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아…….”
“23만 원 가지고 다시 오세요.”
고등학교 한 학기 등록금이 10만 원이던 시절이었다. 등록금 고지서가 나오면 엄마는 며칠 동안 이곳저곳으로 돈을 빌리러 다녀야 했다. 가끔 병원에 가기 위해서 내야 할 그렇게 큰돈은 없었다.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나에게 동사무소 직원은 돈을 가지고 오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동사무소에서 돌아 나오는 골목은 하염없이 길게 느껴졌다. 눈부시게 맑고 화창한 햇살이 얼굴을 가득 채웠지만 갑자기 터진 울음에 눈물을 닦아내느라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걸로는 당장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엄마도 내가 대학에 가길 원했지만 재수를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내 성적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고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그 무언가가 되어야 했다.
그 짧은 순간 떠오른 게 ‘간호사’였다. 그러면 의료보험이 없어도 웬만한 치료는 내가 엄마에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난 그때 그렇게 간호사가 되기로 굳게 결심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세상물정 모르는 생각이었지만 나는 그만큼 간절했다. 그때 내 나이는 겨우 열여덟 살이었다.
[P. 36~37] “야, 뭐해? 니 환자잖아!!”
달려온 선배들은 기관 내 삽관을 준비하고 주치의를 불렀다. 또 다른 선배 하나가 멍하게 서 있는 나를 대신해 환자의 가슴 위로 뛰어올라 심장을 힘껏 누르며 소리쳤다.
“뭐해! 에피네프린 하나, 빨리!!!”
주사기로 약을 재는 내 손이 떨고 있었다. 선배들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환자는 무사히 고비를 넘겼지만 나는 선배에게 심한 질책을 들어야 했다.
“넌 대체 뭐하는 거야!! 네 환자 하마터면 잃을 뻔했잖아!”
“죄송합니다.”
“목숨이 달린 일이야. 알겠어?”
자책감이 밀려왔다. 그랬다. 그 환자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서투르고 겁에 질린 나 때문에.
한껏 움츠러든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선배의 격앙된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졌다.
“4분이면 죽는 거야, 뇌는. 그러면 살아난다 해도 평생 누워서만 지내야 돼. 환자의 심장이 멎을 때마다 담당 간호사가 얼어붙어서 시간을 지체할수록 환자는 그렇게 되는 거야.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우선은 무조건 달라붙어. 달려들라고. 너와 네 환자 사이가 가까울수록 네 환자는 살아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거니까.”
그 후로 나는 심폐소생술이 시작되면 무조건 환자에게 달라붙었다. 당황해서 할 일이 떠오르지 않아도 몸으로 먼저 달려들었다. 선배의 말이 옳았다. 멈춘 심장을 누를 때마다 간절히 그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고 그를 살리기 위해 뭘 해야 할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은 빠르고 자연스럽게 내 몸으로 배어 들어갔다. 정말 가까이 있어야 그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 그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