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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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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이 책의 출발점은 소설의 희곡화에 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조언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서사형식과 극형식의 차이를 언급하며, 연극무대를 위한 소설의 희곡화의 경우 소설이 품은 사상들 가운데 극형식에 수렴할 하나의 사상만을 선별해 창작자의 의도대로 소설을 변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조언을 소설의 연극/영화화의 출발로 삼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다시쓰기 과정을 살펴본다. 첫 장에서는 폴란드의 연극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인 안제이 바이다가 연출한 세 편의 <악령>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악령』은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정치적 소설로 알려져 있다. 바이다는 세 편의 각기 다른 <악령>을 선보였다. 1971년 폴란드 구극장의 연극 <악령>, 1988년 프랑스와의 합작 영화 <악령>, 그리고 2004년 모스크바 사브리멘닉극장에서의 <악령>이다. 이 장에서는 『악령』이 역사적 텍스트로서 폴란드와 맺는 심층적 의미 맥락, 소설이라고 하는 텍스트가 연극과 영화라고 하는 전혀 다른 장르로 파생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겪어야 하는 각색의 문제, 무엇보다 2004년 사브리멘닉극장의 <악령>과 1988년의 프랑스 영화 <악령>을 비평적 견지에서 바라보면서 영화와 연극이라고 하는 매체의 특성에 따른 소설의 재생산 방식이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고찰하였다. 2장에서는 체코 데이비츠키극장의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영화로 끌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충실히 재현함은 물론, 현대 역사가 방치했던 인간들의 삶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피터 젤렌카 감독의 영화 <카라마조비>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피터 젤렌카 감독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전텍스트로 하여 영화화한 작품이 <카라마조비>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자기 정체성, 자기의식은 고통으로부터 나온다는 도스토예프스키 세계관을 집약하고 있음은 물론, 작가의 철학을 문학 속의 이념이 아닌 현실의 삶 속에 대입한다. 이 장에서는 일류샤의 테마로 수렴되는 젤렌카의 작가적 의도를 중점적으로 살피면서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속죄와 그것을 침묵으로 목도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불가코프가 설명한 러시아적 ‘형제애’, ‘혈연병’을 읽어 냈다. ‘형제애’, ‘혈연병’은 영화 안에 머물지 않고 영화 밖으로 그 자장을 확대하는데, 영화 <카라마조비>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공장을 나서는 배우 혹은 역할로서의 그들 침묵의 행렬에 관객들을 세우는 순간이다. 이로써 수많은 미학적․주제적 특별함을 능가해 <카라마조비>는 예술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책무를 수행해낸다. 2부에는 필자가 직접 참여했던 국내 도스토예프스키 4부작 가운데 1부에 해당되는 『죄와벌』의 희곡화 버전 <죄와벌: 죄를 고백함>을 포함시켰다. <죄와벌: 죄를 고백함>에서는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의 만남을 통해 라스콜리니코프가 세상에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 고백의 과정에는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의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논쟁이 기반하고 있다. 그것은 우선 신에 대한 논쟁이고 현실과 이상에 대한 논쟁이며, 정신과 육체에 대한 논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