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창한 계획은 없었습니다. 대신 매일 두 발로 걷고 달렸습니다.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썼습니다. 그것을 5년 동안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걷고, 달리고, 읽고, 썼을 뿐인데 삶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변화의 핵심이 바로 ‘하이’였습니다.
하이는 높은 집중 상태입니다. 일정한 고통을 통과한 뒤 찾아오는 몰입의 경지입니다. 운동에서 경험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깊은 독서에서 오는 리더스 하이(Reader’s High), 몰입 글쓰기에서 오는 라이터스 하이(Writer’s High). 이 세 가지는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몸이 깨어나면 생각이 맑아지고, 생각이 맑아지면 문장이 단단해집니다. 문장이 단단해지면 삶의 구조가 세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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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중에서
러너스 하이라고 하면 흔히 어떤 황홀한 쾌감이 찾아오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한 러너스 하이는 조금 달랐습니다. 달리기 시작한 지 20분쯤 지났을 때, 신기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숨은 가쁘지만 고통스럽지 않고, 몸은 움직이는데 생각은 점점 단순해지는 겁니다. 온종일 머릿속을 떠다니던 잡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마치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파일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분이 좋아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몸, 생각, 감정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평소에 몸은 쉬고 싶어 하는데, 머리는 조급해지고 감정은 불안한데, 이성은 괜찮은 척 버틸 때가 많습니다. 이런 불일치한 상태가 쌓이면 삶은 점점 소음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그런데 달리기는 이 불일치를 강제로 맞춰 줍니다. 몸을 움직이면 생각이 따라오고, 생각이 정리되면 감정도 뒤따라 정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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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밀도 있는 삶으로 이끄는 러너스 하이」 중에서